2012년 6월 28일 목요일

[건설총파업]“건설사엔 수조원 퍼주고, 노동자와는 약속도 어기고”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6-27일자 기사 '[건설총파업]“건설사엔 수조원 퍼주고, 노동자와는 약속도 어기고”'를 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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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건설노동자 27일 지역총파업 승리결의대회 열어

ⓒ민중의소리 전국건설노동조합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가 27일 오전 9시 50분 광주광역시청 건너편 평화공원에서 지역총파업 승리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민중의소리 지역총파업 출정식에는 광주전남지역 건설노조 조합원 500여명, 화물연대 광주지부 조합원 200여명, 노동계와 통합진보당 광주광역시당 등 연대단체 100여명 등 모두 800여명이 함께 했다.

화물연대에 이어 건설노조도 총파업에 들어갔다. 언론이 물동량 축소를 언급하고,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고 호들갑을 떨자 노동자들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건설사에게는 지난 3년 동안 4조원이 넘게 퍼줬는데, 우리 노동자들은 국가로부터 무슨 혜택을 받았냐고"고 성토하고 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는 27일 오전 9시50분 광주광역시청 건너편 평화공원에서 '2012년 전국건설노동조합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 지역총파업 승리결의대회'를 열고 △8시간 노동쟁취 △임대료 체불근절 △불법다단계업자 퇴출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쟁취 등을 요구했다.

이날 총파업 출정식에는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 전기원지부 등 건설노조 조합원 500여명, 25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화물연대 광주지부 조합원 200여명,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와 통합진보당 등 연대단체 100여명 등 모두 800여명이 참석했다.

박용순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장은 대회사에서 "이명박 정부가 4대강 공사를 진행하면서 2006년부터 건설노조가 진행하던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말았다"면서 "이제 9~10시간 노동이 당연시되고, 임대료가 5년 전, 10년 전으로 되돌아가는 게 당연시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박 지부장은 "총파업 투쟁 기간 주요 현장에서 8시간 노동과 적정 임대료 쟁취, 건설현장에서 조합원 우선 고용 등을 목표로 싸워나갈 것"이라 밝히면서 "길거리에서 비닐옷 하나 놓고 새우잠을 자더라도 지치지 않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그리고 승리해서 현장에 돌아가자"고 목청을 높였다.

ⓒ민중의소리 박용순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김범종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장은 심상정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이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권을 인정하는 입법 발의를 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이제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특수고용노동자 노동자성 인정이다"라며 "4대강 사업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우리 건설노동자들이다. 4대강 사업으로 건축공사는 위축되고 토목공사만 집중돼 건설기계는 과포화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15t 덤프 하루 임대료가 표준품셈에 따르면 69만원이지만 기름값 등등 떼면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건 절반 정도다. 그것마저도 제때 받지 못하는 것이 건설노동자 처지"라며 "국회는 개원조차 못하고 있는데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경쟁적으로 '민생'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민생'을 이야기하려면 건설노동자 18대 요구안을 수용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민생'이다"고 역설했다.

ⓒ민중의소리 김범종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장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백정남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장은 "민주노총은 6월 경고파업, 8월 총파업을 통해서 노동현안을 법제화하려 한다"고 민주노총의 기본방침을 밝히고 "제일 먼저 선봉을 튼 데가 화물연대와 건설노조다. 우리 것만 하지 말고 화물연대 동지와 똘똘 뭉쳐 싸워야 한다. 그래야 정기국회에서 우리 요구를 관철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백 본부장은 "새누리당이 민생법안 1호라면서 비정규직 고용을 2년이 넘어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사용자 맘대로 하는 법안을 내놨다. 연말에 반드시 야권이 단결해서 정권을 바꿔야 하겠다"고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한편 건설노동자들을 향해 "지도부를 믿고 동지를 믿고 똘똘 뭉쳐야 한다. 그래야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중의소리 백정남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장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조성규 화물연대본부 광주지부장은 "어쩌면 이렇게 화물 노동자와 건설 노동자 요구가 똑같을 수 있나? 8시간 노동, 표준임대료 쟁취, 불법다단계 근절 등 요구사항이 너무 닮았다"면서 "우리가 왜 닮았는지 기억난다. 기름밥 노동자 아닌가. 한 형제다. 함께 투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 지부장은 "전체 운송료의 50~55%를 가지고 화물노동자들이 살고 있다. 반면 사무실 하나 내고 운송료의 20~25%를 떼먹는 운송사는 끄떡 없다"고 지적하면서 "4년전 쥐새끼와 결판을 냈다. 1년 안으로 표준운임제 법제화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요구는 똑같다. 이번 총파업 투쟁을 통해서 4년 전 쥐새끼 한 마리 못잡았던 과거를 반성하고 전국의 쥐새끼들을 모조리 잡아야겠다고 싸우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민중의소리 조성규 화물연대본부 광주지부장이 연대사를 하고 있다.

윤민호 통합진보당 광주광역시당 공동위원장은 "여러분들의 구호를 듣고 절망했다. 대한민국 국민이 국가를 상대로 '차라리 죽여라' 한다. 이런 구호를 외치게 하는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냐"면서 120여년 전 미국의 노동자가 8시간 노동을 외쳤는데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8시간 노동을 이야기 한다. 과연 이 요구가 국가가 책임질 수 없는 부당한 요구냐"고 따졌다.

또한 윤 위원장은 "정부는 체불임금이 얼마인지조차 파악 못하고 있다. 그런데 국가계약법(119조)으로 건설사가 피해를 보면 한 번도 어기지 않고 보전해주고 있다. 통계적으로 수조 원에 달하는데 건설 노동자들은 국가에 낸 세금으로 혜택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면서 "이런 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재벌은 1등 국민이고, 2등 국민은 중소기업이고, 여기 있는 여러분은 3등, 4등 국민이란 말이냐?"고 분노했다.

ⓒ민중의소리 윤민호 통합진보당 광주광역시당 공동위원장이 연대사를 하고 있다.

박용순 지부장으로부터 이어진 대회사, 격려사, 연대사에 이어 정진철 광주전남건설기계노조 광주권 투쟁본부장(북구지회장)은 "모든 현장을 모든 건설기계 동지들과 함께 만들고 우리 요구를 투쟁으로 쟁취하겠다"고 선언했으며, 광산지회장, 동서남지회장, 굴삭기지회장, 불도저지회장도 무대에 올라 결의를 다졌다.

끝으로 건설노조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는 총파업투쟁 승리결의문에서 "4대강 사업에 쏟아부은 22조원은 건설경기를 활성화 하지도 건설노동자들의 고용을 창출은 고사하고 건설노동자에 대한 생계지원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다면 건설자본만을 위한 자기들만의 돈 잔치를 벌이고 있을 뿐이다. 아니 오히려 건설기계장비의 과잉공급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오히려 우리 건설기계노동자들의 목을 조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공참여제도 철폐, 과적법 개정, 표준임대차계약서 작성 의무화, 8시간 노동, 주40시간 노동 등 우리 건설노동자는 피 흘리며 정권과 자본에 맞서 법과 제도를 바꾸어 왔다"고 강조하면서 "그러나 자본가들은 자신들이 어렵고 힘들 때는 건설노동자에게 고통분담을 당연한 듯이 요구하지만 당장 자신들이 수천억, 수조원의 이익을 남겼을 때는 건설노동자들을 거들떠 보지도 않는 것이 건설자본의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날 건설기계노동자들은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특수고용노동자 산재보험 전면 적용 △임대료 하락없는 8시간 노동 쟁취 △임대료 체불 및 어음 근절 △불법다단계하도급업자 근절 △건설기계표준임대차계약서 의무화 △적정 임대료 지급을 요구하며 "건설노동자의 피맺힌 절규에 귀 기울이지 않고 탄압을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우리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여 건설기계노동자의 생존권을 우리의 힘으로 지켜나갈 것"이라 선포했다.

ⓒ민중의소리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하라!" 투쟁결의문에 따라 구호를 외치고 있는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 지역총파업 출정식 참가자.

이날 결의대회를 마친 건설노동자들은 광주전남지역 건설현장 6곳에서 현장투쟁을 벌일 예정이며, 28일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파업출정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총파업 출정식은 오전 9시로 예정돼 있었으나 화정지구 재개발 사업현장에서 용역들이 선전전을 진행하는 조합원들을 막아서면서 시간이 늦춰졌다. 이날 충돌로 1명의 조합원이 콧등 부위를 다쳤지만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중의소리 건설노조 광주전남기계지부 조합원들이 함성을 지르고 있다.

ⓒ민중의소리 수염을 멋있게 기르고 선글라스를 쓴 건설노조 조합원이 앉은 채 단결투쟁가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다.

김주형 기자 kjh@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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