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7일 수요일

“당권파, 미투표 명단으로 이석기 조직적 지원”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27일자 기사 '“당권파, 미투표 명단으로 이석기 조직적 지원”'을 퍼왔습니다.

2차 진상조사위 보고서 채택을 위한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진보당 부정경선 2차 진상조사 결과
김동한 위원장은 “객관성 없다” 사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부실을 조사한 당 2차 진상조사 특별위원들이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체 투표의 90%에 가까운 인터넷 투표에서 (당원들의) 미투표 현황이 일부 당직자에게 독점되어 특정 후보에게 활용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당 관계자는 “당권파 쪽 당직자들이 미투표 명단을 공유해 이석기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출당 절차가 진행중인 이석기 의원의 부정선거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그의 거취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진상조사특위는 조사결과 보고서에서 “비례대표 경선은 현장투표와 온라인투표 모두 부정을 방조한 부실 선거였다”고 밝혀, 비례대표 경선을 ‘총체적 부실 선거’로 규정한 1차 진상조사위원회의 결론을 거듭 확인했다. 특위는 이날 당 전국운영위원회에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당권파 쪽 운영위원들은 ‘온라인 부문 등에서 조사된 핵심 내용이 누락됐다’고 반발하고 나섰다.진상조사 특위 위원들은 운영위 보고 뒤 이날 저녁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관리자 권한 부여 절차가 불투명해 부정한 정보 이용의 가능성이 생겼고, 관리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 미투표자 정보를 추출하거나 수시 체크했다”고 말했다. 특위는 그 근거로 서울 대방동 중앙당사 컴퓨터에서 당원들의 미투표 정보 조회가 한 아이피에서 1151차례 등 3개의 아이피에서 모두 1484차례나 진행됐다는 점을 들었다.특위 위원들은 이어 “현장투표 과정에서도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훼손되었다”며 “이중투표와 대리투표가 확인된 지역을 무효화하면 전체 현장투표의 32.4%가 무효”라고 밝혔다. 특위는 이어 “선거인 명부 서명이 조작된 대리투표의 정황은 있으나 수사권의 한계로 검증할 방법이 없었다”며 “이런 대리서명, 대리투표 의혹이 제기된 투표소는 대부분 특정 후보가 100% 또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곳이었다”고 덧붙였다. 특위가 지목한 특정 후보는 1위를 차지했던 이석기 의원인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당 진상조사위원회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보고서 내용을 두고 격론을 벌였으며, 조사위원 표결까지 벌이는 진통 끝에 8 대 2의 의견으로 보고서를 제출하기로 결론냈다.그러나 진상조사특위 김동한 위원장은 “이번 조사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철저히 보장되지 못했다”며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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