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7일 수요일

전남대병원 콜센터 외주화… 비정규직 확산 나서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6-27일자 기사 '전남대병원 콜센터 외주화… 비정규직 확산 나서'를 퍼왔습니다.
노조 "콜센터 외주화 중단할 때까지 투쟁할 것"

ⓒ민중의소리 전남대병원노조는 26일 오전 10시30분 전남대병원 100주년 기념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콜센터 외주화 중단, 구조조정 중단, 직접고용을 촉구하고 있다.

전남대학교병원이 노사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콜센터 외주화를 밀어붙이고 있어 노동조합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콜센터 외주화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확산하는 등 의료서비스 저하를 불러온다는 것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남대병원지부(전남대병원노조)는 26일 오전 10시30분 전남대병원 100주년 기념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을 확산하는 콜센터 외주화 중단 △신규직원 불법 강제근로 중단 △간접고용 비정규직 직접고용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전종덕 보건의료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장, 김미화 전남대병원지부장, 백정남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장, 김행연 조선대병원지부장, 장연주 통합진보당 광주광역시당 위원장 후보를 비롯해 20여명이 함께 했다.

ⓒ민중의소리 김미화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장이 "콜센터 외주화를 중단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는 각오를 하고 있다.

전남대병원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병원은 외래 전화 업무 감소 및 고객 응대율을 증가시키고 신속한 업무처리를 위해 콜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1월 발표했다. 이후 3월 노사협의회, 3차례의 TFT 회의, 진료처장, 사무국장 면담을 통해 노동조합과 상의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였다"면서도 "하지만 결국 병원은 콜센터를 아웃소싱하고 기존의 교환실 전화예약실 조합원을 콜센터에 참여시키지 않고 부서를 배치전환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어떠한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는 "20여년 가까이 일했던 전문적 업무를 떠나 새로운 일을 배우게 하는 것은 명백한 구조조정의 의도"라고 꼬집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이용해 콜센터를 오픈한다는 것은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 지적했다.

또한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운영화는 외부업체인 콜센터에 전남대병원과 화순전남대병원에 내원하는 많은 환자들의 정보가 노출된다"고 주장하며 "외주업체가 간호사 자격증이 있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고용하게 해 외래 및 검사실과의 연계의 가능성을 두고 있어 불법 파견의 가능성마저 열어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병원측은 콜센터운영 노하우가 없기 때문에 외주로 한번 시행하고 그 후 평가에 따라 직접고용을 생각해 보겠다고 한다"면서도 "병원은 그동안 한번 외주로 계약이 되면 절대 직접고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교섭에서 아예 이야기도 못하게 했던 화순병원의 업무보조 조합원을 불법파견 시정명령을 받고나서야 직접 고용했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중의소리 전남대병원노조는 콜센터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는 다양한 선전물을 들고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끝으로 노조는 "전남대병원이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비정규직을 없애고 정규직 채용을 늘려야 함에도 오히려 기존 정규직이 하고 있는 일을 외주로 전환하여 비정규직을 확대시키는 것은 국립대병원으로서 역할을 저버리는 행위"라며 "구조조정을 저지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다. 또한 신규직원들을 불법적으로 강제근로 시킨 행위에 대해서도 병원측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 선포했다.

신규직원 강제근로라 밝힌 부분은 공채합격한 직원을 인사발령 전 민원 해소 명목으로 '병원 안내 요원'으로 고용하고 임금은 식대비로 하루 4시간 1만원을 주고 부렸던 것을 말한다. 이는 법정 최저임금(시급 4,580원)의 절반에 불과한 2,500원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신규 임용대기자들은 자신이 근무하게 될 병원의 요구인지라 거절하지 못하고 그 일을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수습' 간호사들에게도 5주 동안의 급여 대신 '식대' 명목으로 20여만원을 지급하고 있을 뿐"이라며 "취업의 칼자루를 쥔 국립대 병원이 취업이 절박한 구직자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중의소리 '전남대병원은 왜?! 비정규직만 늘리는가?!' 해마다 되풀이되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전남대병원의 현실을 꼬집고 있다.

전종덕 보건의료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장은 "현재 추세는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을 줄이고 정규직화를 제도화하고 있다"고 시대적 추세에 역행하는 전남대병원의 콜센터 외주화를 비판하면서 "콜센터 외주화 문제는 단순히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식 직원이 아닌 외주업체 직원에 의해 환자, 직원의 개인정보가 다뤄지게 된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노조에 따르면 전남대병원과 화순전남대병원을 방문하는 외래환자는 하루 5천~6천 명으로 추산된다.

전남대병원과 노조는 오는 28일 노사협의회를 예정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은 노사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노조에 아무런 통보 없이 지난 13일 입찰공고를 냈고 20일에는 설명회까지 치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기자회견 뒤 대표자들이 병원장을 면담하고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송은규 전남대병원장은 대면하고서도 정식절차를 밟지 않았다며 면담을 거절한 것은 물론 항의서한도 받지 않았다.

ⓒ민중의소리 전남대병원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송은규 전남대병원장(오른쪽)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

김주형 기자 kjh@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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