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30일 토요일

“일제고사 때 담임교사가 힌트 줬다” 또 다시 부정행위 의혹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29일자 기사 '“일제고사 때 담임교사가 힌트 줬다” 또 다시 부정행위 의혹'을 퍼왔습니다.

지난 26일 치러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의 부정행위 의심 사례가 또 나왔다. 29일 충북의 한 초등학교에서 시험 당일 감독을 하던 담임교사가 다수의 문제에 힌트를 알려줘 학급 성적을 올리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학교 6학년 학부모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시험감독을 하고 있던 담임교사가 국어와 수학시간에 정답을 알 수 있도록 아이들이 질문하는 문제마다 힌트를 줘 쉽게 풀었다는 말을 시험 다음날 아이한테 들었다”고 말했다. 

국어는 5문제 이상, 수학은 10문제 이상 결정적인 힌트를 줬으며, 수학은 질문하는 모든 문제들의 풀이과정을 교사가 직접 써주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그 사이 학생들은 객관식 문제의 답이 1, 2번일 경우 “앞쪽”, 4, 5번일 경우 “뒤쪽”이라는 말을 크게 하는데도 교사는 제지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학부모는 “선생님이 힌트를 주면서 ‘다른 학교에서도 다 이렇게 하고 있다’, ‘별로 중요한 시험이 아니라서 상관없다’는 식으로 아이들에게 얘기했다는 말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시험감독을 함께 하던 다른 교사는 처음에만 잠깐 있다가 곧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부모는 “이 학교는 일제고사 한달 전부터 영어와 체육과목만 빼고 모든 정규수업을 하지 않고 하루종일 문제풀이만 해 아이가 너무 힘들어 했다”면서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학교에 시정을 요구했는데 학교측은 묵살하다가 계속 지적하자 시험 이틀 전에야 정규수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준비단계에서의 파행과정에도 분개했는데, 시험에서 이런 부정이 있었다는 사실을 듣고 정직을 가르쳐야 할 학교가 목적을 위해 요령 피우는 법을 알려준다는 사실이 너무 기가 막혔다. 그대로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해 제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교육현장에서 우리 아이들이 부당한 것을 정당화시키는 방법을 암암리에 학습했다고 생각하니 정말 참을 수가 없다”고도 말했다.

그는 “오늘 아침 아이로부터 일제고사를 준비하면서 이해가 안되는 문제를 계속 질문하면 선생님이 짜증을 내셔서 너무 울고 싶었다는 말까지 들었다”면서 “일제고사로 인해 교사와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늘어나고 아이들의 학습욕구가 오히려 떨어지는 등 여러가지 문제가 얽혀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지난 26일 일제고사가 치러진 이후 충북 지역을 중심으로 시험중 집단부정행위와 답안 수정 의심 사례 등이 잇달아 보고되고 있다.

송현숙 기자 s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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