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2-06-21일자 기사 '줄줄이 면죄부, 특검 무용론 …‘제2 검찰’ 등 대안 기구 필요'를 퍼왔습니다.
특별검사가 뚜렷한 수사 성과를 내놓지 못한 사례는 이번 디도스 사건이 처음은 아니다. 지금까지 10번의 특검이 수사를 했지만 의혹을 제대로 밝힌 경우는 거의 없다.
2008년 삼성특검은 특검 무용론의 결정적인 근거로 꼽힌다. 특검은 이건희 회장 부부와 아들 재용씨를 소환했지만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에 대해서만 성과를 냈을 뿐 비자금은 한 푼도 찾지 못했다. 오히려 분식회계나 정·관계 로비 의혹을 모두 무혐의 처리해 면죄부만 준 꼴이 됐다.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BBK 주가조작과 부동산 차명소유를 조사한 BBK 특검 역시 이 후보의 법·정치적 책임만 벗겨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검은 이 후보를 한정식집으로 불러내 꼬리곰탕을 함께 먹으며 불과 3시간 조사했다.
2010년 ‘스폰서 검사’ 사건을 담당한 민경식 특검팀은 24억여원의 예산을 지원받고 67명의 수사진을 투입해 55일간 수사했지만 전·현직 검사 4명과 수사관 4명, 사건을 청탁한 회사 대표이사 1명 등 9명을 기소하는 데 그쳤다. 부실한 성과에 비해 특검에 들어가는 비용은 적지 않다. 디도스 특검은 100명의 인원과 20억원의 세금이 소요됐다. 성과 없이 돈·인력·시간만 낭비하는 셈이다.
‘부실한 특검’은 현행 특검제도 자체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다. 특검은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과 검찰 수사를 거친 후에야 비로소 발동되는 한시적·사안별 제도다.
특검이 발동돼 사무처와 조직국을 차린 후에는 피의자들이 이미 수사에 내성이 생긴데다 증거인멸 과정을 거친 경우가 대부분이라 진전된 수사 결과를 내놓기 어렵다.
변호사가 주도하는 특검의 수사력도 ‘상설기구’인 검찰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 특별검사도 여야간 정치적 타협의 결과로 선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보니 수사 경험은 물론 수사 의지도 찾기 힘든 인사가 특검을 맡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행 특검제도의 대안으로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고비처) 등이 꼽힌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디도스 특검에서 특검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난 만큼 고비처와 같이 특검을 대체할 ‘제2의 검찰’을 상설기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민 변호사는 “권력형 비리를 해결하기 위한 기관을 따로 두는 이유는 검찰이 민주적으로 통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국민이 검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고위 검찰직 직선제’가 특검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인성 기자 fxm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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