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2-06-21일자 사설 '[사설]‘부실 특검’ 극복할 검찰권 견제방안 절실하다'를 퍼왔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사건을 수사해온 박태석 특별검사팀이 3개월간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특검팀은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등 5명을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의혹의 핵심인 디도스 공격의 ‘윗선’이나 공격에 사용된 자금의 출처는 밝혀내지 못했다. 최구식·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의 개입 의혹이나 청와대와 경찰의 축소·은폐 의혹에도 면죄부를 줬다. 특검보와 파견검사, 수사관 등 100여명이 20억원의 예산을 써가며 내놓은 결과로 보기엔 너무나 초라하다.
‘부실 특검’은 사실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특검 수사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특검은 사건이 발생한 뒤 한참 지나 검경 수사가 모두 마무리된 후에야 시작된다. 이번 특검도 디도스 공격이 발생한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선일 이후 5개월 만에 시작됐다. 이쯤 되면 핵심 피의자들은 모두 입을 맞추게 마련이고, 새로운 증거를 찾기도 힘들어진다. 더욱이 특검팀은 한시적 조직인 만큼 끈끈한 조직력을 갖기 어렵고 검찰에서 파견나온 검사들도 ‘친정’에 흠집 낼 만한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 이번 특검은 경찰청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으며 수사의 표적인 사이버테러대응센터를 압수수색 대상에서 누락시키는 등 헛발질까지 했다. 수사가 제대로 될 리 만무했던 셈이다.
중앙선관위를 겨냥한 디도스 공격은 단순한 사이버테러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국기문란 범죄이다. 경찰과 검찰, 특검까지 세 차례나 수사하고도 이러한 사건 진상을 속시원히 규명하지 못했다니 어이가 없다. 이제 디도스 공격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국회 국정조사와 청문회 등을 통해 밝혀낼 수밖에 없게 됐다. 디도스 특검 결과에 비춰볼 때 내곡동 사저 의혹과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역시 특검으로는 진상 규명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
정치권은 검찰을 근본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나 상설특검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 등이 연루된 범죄가 발생하면 검경 수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해 법원 판단을 구하는 재정신청 대상사건의 범위를 대폭 늘리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검찰 권한을 지역·기능에 따라 분산하거나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를 선거로 뽑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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