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0일 수요일

“카메룬도 모르는 카메룬 다이아몬드”


이글은 시사IN 2013-02-19일자 기사 '“카메룬도 모르는 카메룬 다이아몬드”'를 퍼왔습니다.

“카메룬에는 정말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다이아몬드가 매장되어 있는가?” 카메룬 정부는 “모른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한국의 기업은 “그렇다”라고 대답한다.

카메룬 현지 신문인 [카메룬 비즈니스(Business in Cameroon)] 기사(2012년 1월27일)의 발문이다. 해당 기자는 이런 상황을 ‘미스터리’라고 규정했다. 지금 이명박 정부의 카메룬 자원외교에서 가장 논점이 되는 부분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정말 카메룬에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가 묻혀 있는 것일까?”이고, 다른 하나는 “업체(카메룬 다이아몬드 발굴 사업자인 씨앤케이마이닝)와 한국 정부 관계자가 한데 얽힌 주가조작이 있었는가?”이다.

한국에서는 주가조작 부분이 뉴스지만 카메룬에서는 ‘다이아몬드가 실제 있는가’에 관심이 쏠려 있다.

한국에서는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매장량이 모두 4억2000만 캐럿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에서 연간 발굴되는 다이아몬드 양의 2.6배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그런데 이는 한국의 발굴업체인 씨앤케이가 추정한 수치다. 흥미롭게도(?) 카메룬 사람들은 자기 나라가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산지’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위의 카메룬 신문 역시, 한국 언론(영문판)을 인용하면서 “카메룬에 다이아몬드가 있다는 것이 확인된 시기는 2007년이며… 이는 충남대 김 아무개 지질학 교수가 (씨앤케이마이닝의 요청에 따라) 탐사로 발견한 것이다”라고 썼다. 이 발견에 대해 카메룬 산업광물기술개발장관이 이렇게 말할 정도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질학자들이 그렇다는데, 이를 우리가 반박할 증거는 없지 않은가.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 섣불리 믿을 수는 없지만 사실이라면 좋겠다는 정도의 뉘앙스다.

지난 1월16일 카메룬 수도 야운데의 한 특급호텔에서는 카메룬의 첫 다이아몬드 공식 수출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당시 씨앤케이는 다이아몬드 617캐럿을 처음으로 한국에 보냈다. 현지 언론사들도 취재 경쟁을 벌였다. 이후 필자는 카메룬 기자들과 통화하면서 여러 가지 질문을 받았다. 한 기자는 “유럽의 잘나가는 나라들이 지난 100여 년 동안 아프리카를 샅샅이 뒤져 자원을 약탈해갔다. 그중 대표적인 국가인 프랑스가 카메룬의 다이아몬드를 몰랐다는 것이 이상하다”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또 “예전에 만난 프랑스 다이아몬드 사업가는 다이아몬드 탐사·개발은 1~2년 프로젝트가 아니라 십수 년을 꼬박 투자해도 힘들다고 하던데, 한국 기업은 단 몇 년 만에 수출까지 했다니 경이롭다”라고 말했다. 다른 기자는 카메룬 다이아몬드의 경제성에 대해서 물었다. 다이아몬드는 비교적 저렴한 공업용과 비싼 귀금속용이 있는데, “카메룬에 귀금속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가 매장되어 있는지에 대해 좀 더 확신을 갖고 싶다”라는 것이었다.

ⓒ충남대 제공 카메룬에 다이아몬드가 있다고 주장한 김 아무개 교수(앞 왼쪽)의 카메룬 방문 사진.

최근 카메룬 현지 기자들이 조국의 다이아몬드에 대한 정보를 얻는 루트는 한국의 인터넷판 영자 신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한국 언론에는 주로 씨앤케이 주가조작에 관한 기사만 나오는지라 현지 언론인들 역시 ‘카메룬의 다이아몬드는 미스터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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