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6일 화요일

박근혜 대통령의 '정월대보름 선전포고'?


이글은오마이뉴스 2013-02-25일자 기사 '박근혜 대통령의 '정월대보름 선전포고'?'를퍼왔습니다.
일요일 밤 '불통 논란'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임명 강행

▲ 윤창중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간사단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 남소연

여유로운 일요일이었던 24일 오후 9시 15분. TV에서는 이튿날 박근혜 정부 출범과 정월대보름 소식을 전하는 뉴스가 흘렀고, 다른 채널에서는 (개그콘서트)가 방영됐다. 바로 그때 윤창중 인수위원회 대변인과 김행 위키트리 부회장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된 사실이 (연합뉴스) 속보로 보도됐다. 

사전에 어떠한 공지도 없었다. 또한 공식적인 발표가 아니었고, '박근혜 청와대' 관계자가 윤 대변인의 임명 사실을 언론에 흘리는 방식이 사용됐다. 청와대 비서관급 인선을 비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알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인수위 내내 불통으로 비판받은 윤창중 대변인 임명에 대한 언론의 비판 공세를 피하려는 '꼼수'로 보인다.

이는 정확히 두 달 전 사용된 방법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윤창중 당선인 수석대변인을 임명한 날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였다. 또한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 이후, 정홍원 총리 후보자를 지명한 날도 설 연휴 전날인 지난 8일이었다. 당시에도 언론의 검증 공세를 무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인수위 내내 '밀봉 인사', '깜깜이 인사'로 비판받은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시작 3시간도 채 남겨두지 않은 정월대보름 밤에, 큰 비판을 받은 인사에 대한 '꼼수 임명'을 강행한 것을 두고 '정월대보름의 대국민 선전포고'라는 비판이 나온다.

일요일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임명 발표... "유아독존 태도" 비판

윤창중 대변인의 청와대 행은 큰 관심사였다. 인수위에서 활동한 인사들이 내각과 청와대 요직을 맡는 상황에서, 윤 대변인도 청와대 대변인으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소통을 강조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불통으로 큰 비판을 받았던 윤 대변인을 요직에 임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더 우세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예상을 깨고 윤 대변인 임명을 강행했다. 이를 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비판이나 우려의 목소리를 듣는 등 소통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유아독존의 태도를 보는 것 같아 가슴마저 아프다"고 논평했다. 

윤 대변인은 지난해 당선인 수석대변인으로 임명됐을 때부터 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100% 대한민국', '소통'과는 거리가 먼 인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대선 기간 칼럼을 통해 야권 지지 인사들을 '정치적 창녀'라고 비난하고,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반(反) 대한민국 세력'으로 몰아붙이는 등 극단적 언사로 야권을 비판했다. 

특히, 윤 대변인이 인수위원회 명단을 밀봉된 봉투에서 꺼내 발표한 이후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깜깜이 인사를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이때 '밀봉 인사'라는 말도 나왔다. 검증을 피하기 위한 밀봉인사로 인해, 헌정사상 최초로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자가 사퇴하는 일도 벌어졌다. 

윤 대변인은 인수위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언론 통제에 나서 언론으로부터 큰 비판을 받았다. 그는 "내가 인수위 내 1인 기자, 단독기자"라고 주장했다. 인수위 활동 사항은 윤 대변인을 통해서 발표됐다. 이는 다시 말해, 윤 대변인이 침묵하면 인수위 활동은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을 뜻했다.

이 때문에 '인수위의 입'은 말하기보다는 다물기 위해 존재했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특히 최대석 인수위원이 사퇴했을 때, 윤 대변인은 "일신상의 이유"라고 말한 뒤 입을 닫았다. 지금까지 최대석 위원의 사퇴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편, 청와대 대변인에는 윤 대변인과 함께 김행 부회장이 임명됐다. 또한 기획비서관에는 홍남기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민정비서관에는 이중희 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공직기강비서관에는 조흥천 변호사, 법무비서관에는 박종민 변호사, 경제금융비서관에는 주형환 기획재정부 차관보, 산업통상자원비서관에는 문재도 지식경제부 산업자원협력실장이 각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인 이재만 전 보좌관과 안봉근 전 비서관은 각각 총무비서관과 제1부속비서관으로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언론 창구인 춘추관장에는 최상화 대통령 취임준비위 실무추진단장이, 국정홍보선임행정관에는 전광삼 인수위 대변인실 실무위원이 각각 내정됐다.

선대식(sundai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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