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7일 수요일

KBS, 역사·환경·과학 다큐 ‘3대 스페셜’ 폐지하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26일자 기사 'KBS, 역사·환경·과학 다큐 ‘3대 스페셜’ 폐지하나'를 퍼왔습니다.
4월 봄 개편 때 폐지 가능성 높아…공영성 후퇴 조짐 논란

KBS가 오는 4월 봄 개편에서 역사·환경·과학스페셜 등 이른바 KBS의 대표적인 ‘3대 다큐’를 폐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KBS는 일요일 밤 8시에 편성돼 있는 ( KBS스페셜)을 목요일로 옮기고, 이 시간대에 중소기업 관련 프로그램인 (히든 챔피언)을 배치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KBS가 다큐 프로그램 시간을 전반적으로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KBS는 봄 개편과 관련해 조만간 시안을 확정, 다음 주 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하지만 개편안을 두고 내부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어 봄 개편을 둘러싼 갈등 조짐도 보인다.

다큐 프로그램은 축소하고 ‘관제성’ 프로그램 신설?

논란의 핵심은 역사·환경·과학스페셜 등 이른바 KBS의 대표적 ‘3대 스페셜’을 폐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KBS측은 목요일과 금요일 밤 10시대에 이른바 ‘다큐 존’을 만들어 목요일에는 (KBS스페셜)을 배치하고, 금요일에는 신설 다큐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 사옥에서 보이는 로고.이치열 기자 truth710@

KBS의 한 PD는 “신설 프로 (히든 챔피언)이 박근혜 정부 시책에 부응하는 성격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면서 “일요일 저녁 8시라는 황금시간대에 들어가는 게 적절한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PD는 “금요일에 신설되는 명품 다큐에서 ‘3대 스페셜’을 통합해 소화한다 해도 경쟁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목요일과 금요일 밤10시는 타사에서 드라마가 방송되는 시간대인데 ‘다큐 존’을 편성해서 경쟁력 확보할 수 있냐는 문제제기다.
자칫 ‘다큐 존’ 프로그램이 ‘명품 다큐의 외피를 쓴 관제성 프로그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PD는 “‘다큐 존’ 프로그램 성격이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시사와 정부정책 등을 적절히 혼용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다큐 존’ 편성이 급작스럽게 진행되는 것도 논란이다. 또 다른 PD는 “‘3대 스페셜’ 체제가 오래됐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예전부터 제기됐고, 그래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 갑자기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조직개편 등의 문제도 함께 논의해야 하는데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KBS 1TV 뉴스라인 밤 11시30분에 편성될 듯 

한편 이번 봄 개편에서는 평일 밤 11시에 편성됐던 KBS (뉴스라인)(1TV)이 밤 11시30분으로 30분 늦춰지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대신 11시대에는 교양이나 문화 관련 프로그램이 전진 배치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국제전문 시사프로그램 (세계는 지금)(가제)이 밤 12시에서 40분간 편성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인 시사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 방송되는 건 평가할 대목이지만, 예전부터 시사프로그램 PD들이 요구해 왔던 (시사투나잇)과 같은 데일리 시사프로그램 신설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홍진표 KBS PD협회장은 “시사교양 부문에선 ‘4대 스페셜’을 허물고 목요일과 금요일에 ‘다큐 존’을 설립하는 게 이번 개편의 골격이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다”면서 “현재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KBS측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식 입장을 내는 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민동기 기자 | mediagom@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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