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8일 목요일

문재인 ‘횡령범’ 묘사한 MBC, 과징금 맞을까?


이글은 미디어스 2013-02-27일자 기사 '문재인 ‘횡령범’ 묘사한 MBC, 과징금 맞을까?'를 퍼왔습니다.
심의위원들, “뉴스데스크를 통해 사과하지 않은 것은 잘못”

민주통합당 문재인 의원의 사진을 횡령범 실루엣으로 CG 처리한 MBC에 ‘과징금’이 부과될지 주목된다. 특히, MBC가 (뉴스데스크)를 통해 정정·사과하지 않은 점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위원장 권혁부)는 27일, MBC (뉴스데스크)가 천억 원대 교비 횡령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69일 만에 석방된 서남대 설립자 이 아무개 씨 관련 보도를 하면서 CG로 문재인 의원의 사진을 실루엣 처리한 것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 2월 8일 MBC '뉴스데스크'는 서남대 설립자 이 아무개 씨의 횡령 사실을 보도하면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의원의 사진을 실루엣 처리해 논란이 됐다.

MBC 보도국 네트워크부 김대환 부장은 이날 “여수MBC 프리랜서 CG담당 여직원이 실루엣을 만들면서 평소 저장돼 있던 3명의 사진을 임의로 선택해 사용했던 것”이라며 “7시 48분 쯤 서울 본사로 (보도) 완제품이 올라왔고 시간적으로 쫓기는 상황에서 꼼꼼히 확인하지 못했다. 문재인 의원과 민주당에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을 전한다”고 진술했다.
김대환 부장은 “방송사고 이후, MBC는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며 “여수MBC 관계자를 징계했고 서울MBC 관련 관계자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이날 방송심의소위에서는 MBC의 연이은 중대 방송사고라는 점과 함께 (뉴스데스크)를 통해 사과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문제 삼으며 (방송법) 상 최고 제재 수위인 ‘과징금’ 제재 주장이 다수 나왔다. 
김택곤 상임위원은 “MBC는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사진이 잘못 나가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며 “고의가 아니라 중대한 실수라고 보이지만 공교롭게도 다시 야당 정치인이 문제가 된 것이다. MBC에 게이트키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김택곤 상임위원은 “(이 같은 중대 사고에 대해) 지상파 방송 뉴스를 통해 바로 잡는 것이 정석이라고 보이는데 보도자료를 통해서 사과하는 것은 진정한 바로 잡는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며 ‘과징금’ 의견을 냈다.
장낙인 심의위원은 “MBC는 문재인 의원과 민주통합당에 사과한다고 했는데 3명의 실루엣 중 한 명은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이고 또 다른 한 명은 배우 김명민 씨”라고 지적했다. 장 심의위원은 “이 정도면 사장이 사과하고 사표를 내야할 사항”이라며 “하지만 MBC가 ([뉴스데스크]도 아닌)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유감표명이지 사과한 것도 아니다”고 꼬집었다. 
권혁부 부위원장은 “과실로 받아들이기에는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방송사고”라면서 “CG를 하면서 당사자(서남대 설립자 등)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중요한 인물을 실루엣 바탕으로 썼다는 것 자체가 용납되지 않는다. 취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조치가 돼야 한다”고 ‘과징금’에 동조했다.
박성희 심의위원은 “뉴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성”이라며 “석방된 3분이 실존인물이었다. 리얼리티 자체를 왜곡시킨 것이기 때문에 문제있다”고 비판하면서도 ‘경고 및 관계자 징계’ 의견을 밝혔다.
엄광석 심의위원은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경우에도 방통심의위가 ‘경고’를 준 적이 있다”면서 “MBC의 거듭된 실수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경고 및 관계자 징계’에 동조했다.
이날 방송심의소위에서는 MBC (뉴스데스크)에 대해 ‘과징금’ 3명(권혁부·김택곤·장낙인)과 ‘경고 및 관계자 징계’ 2명(엄광석·박성희)으로 제재수위 의견이 갈려 전체회의로 회부됐다.
한편, 피해 유족들은 고려하지 않은 채 테러범의 일방적인 의견만 전달됐다며 민원이 제기된 MBC (MBC 특별대담-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에 대해서는 야당 추천 심의위원들의 요청에 따라 제작자 의견진술이 결정됐다. 하지만 여당추천 심의위원들은 ‘문제없음’ 의견을 밝혀 제재는 불투명해졌다. 또, 이날 의견진술이 예정돼 있던 MBC (뉴스 후)는 MBC 요청에 따라 심의가 연기됐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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