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8일 목요일

“발표한 대로만 쓰라” 윤창중 ‘불통 브리핑’ 논란


이글은미디어오늘 2013-02-28일자 기사 '“발표한 대로만 쓰라” 윤창중 ‘불통 브리핑’ 논란'을 퍼왔습니다.
[이슈 브리핑] 청와대 권력 암투설, “국정 발목 잡는 건 야당 아닌 친박”

1. 인사청문회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 워낙 부정 의혹이 많다 보니 둔감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몇 년 전 같으면 자진 사퇴했을 의혹도 상대적으로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일단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는 일단 청문 보고서가 채택됐고요.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와 윤성규 환경부 장관 내정자는 탈세와 전관예우, 위장전입 등 논란이 있었지만 야당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진짜 문제가 되는 후보자만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오늘인데 서남수 교육과학기술부, 윤병세 외교부,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일보에 실린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말로는 “청와대 입장으로는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 그만 두게 할 후보자가 한명도 없다”는 입장이라는 겁니다. 국회가 반대하더라도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로 “새누리당 지도부 회의에서 김병관 등 문제 후보 용퇴시켜라라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1-1. 청와대 권력 암투설은 뭔가요.

= 장관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인데 청와대 비서관 인선도 엉망입니다. 작은 청와대를 이야기하더니 비서관 수가 슬금슬금 늘고 있다고 하고요. 이미 내정된 인사가 중간에 뒤바뀌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겨레는 “야당이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하지만 실상을 보면 ‘제 발목에 걸려 휘청거리는 모양새”라고 비판했습니다. 한국경제는 “대통령 주변 핵심 실세들이 서로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파워게임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2. 국정 공백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데 전혀 협상에 진전이 없네요.

=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이나 서로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어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대통령도 설득해야 된다”고 했고요. 김용태 의원도 “대통령 의지가 너무나 확고해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한편 민주통합당에서도 “식당주인이 찰밥이든 흰밥이든 짓게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표결을 해서라도 처리해주는 게 낫다”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조선일보가 사설에서 “안보실장 국방부장관 국가정보원 원장 공백 상태에서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해올 경우를 상정하면 머리털이 쭈뼛 설 지경”이라고 박 대통령의 결단을 주문한 것도 눈길을 끕니다. 경향신문도 시니컬한 반응인데, “각각 산업진흥과 방송 공정성 담보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과연 정상적인 국가운영과 민생보다 더 중요한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필요이상의 정쟁을 벌이고 있다”는 겁니다.

3. 윤창중 대변인 불통 브리핑도 논란이네요.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연합뉴스

= 동아일보는 “딱 다섯 문장”이라는 제목으로.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준비된 원고만 읽고 “더 이상 말 못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취임 이후 사흘 동안 제대로 된 브리핑이 없다고 하는데. 윤 대변인은 “발표된 대로만 하시면 된다”고 했다고 하죠. 청와대가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대책은 있는지 등이 궁금한데 전혀 답변을 안 해주고 있는 상황이라 기자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4. 다음 소식 넘어가 볼까요. 수입 수산물이 국적도 정말 다양하네요.

= 베트남산 새우 가격이 올라서 요즘은 30% 더 싼 새우를 찾아 에콰도르산·페루산 새우를 수입해 온다고 합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오르자 영국 대서양 고등어로 바꿨다가 이제는 러시아 북극 바다에서 수입한다고 하고요. 지난해에는 아프리카 세네갈 갈치와 기니 가자미가 들어오더니 올해는 모리타니 문어까지 수입하고 있습니다. 모리타니의 문어 어획량은 몇 년 새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고 하죠. 중국인들이 수산물을 싹쓸이해서라고 하는데요. 피쉬+인플레이션=피시플레이션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5. 부석사 불상, 일본으로 안 돌려보내도 된다고 하는데, 이게 간단하지가 않네요.

= 지난해 10월 국내 문화재 절도범들이 일본 쓰시마섬의 절에서 훔쳐 국내에 밀반입한 뒤 팔려다 지난달 압수된 불상이죠. 충남 서산 부석사에 있다가 일본에 흘러들어간 건데. 법원이 일단 이전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습니다. 일본은 약탈했다는 근거가 없고 선물로 받았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문제는 불상의 강탈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쉽지가 않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우리나라 불상이라는 걸 입증해야 하고 일본은 그 불상을 입수하게 된 경위를 입증해야 합니다. 한국일보 보도에서는 국제협약만으로 보면 일본이 피해자이고 한국은 가해자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일단 절도범들이 훔쳐온 건 맞으니까요. 아깝지만 현 상황에서 명백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면 일단 깨끗이 돌려주는 게 낫다는 겁니다. 한겨레는 돌려주지 않을 경우 일본이 약탈한 60만점의 문화재 반환 논의가 봉쇄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6. 2010년에 태어난 남자아이 20%는 평생 독신으로 산다는 뉴스가 있네요.

= 2010년도에 태어난 남자 아이 5명중 1명꼴인 20.9%는 평생 결혼 한번 못 해보고 죽을 거라는 통계청 자료가 나왔습니다. 설령 결혼을 하더라도 이혼할 확률 역시 25.1%나 됩니다. 여성은 각각 15.1%와 24.7%로 좀 더 낮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결혼을 덜하고 이혼은 더 많이 한다는 건데요. 2010년생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평균 초혼 연령은 각 33.3세, 30.1세. 평균 결혼횟수는 남자가 0.93회, 여자 0.99회로 1회에 못 미쳤다.

6-1. 남녀 성비 문제인가요?

= 성비 문제는 아니고 결혼 성향의 문제입니다. 여성이 좀 더 배우자를 만나기가 쉽다는 거죠. 여아 100명 당 남성아이를 비교한 출생성비는 105.7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2016년께에는 전체 인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처음으로 높아질 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7. 전세 구하기가 어렵다더니 실제로 전세 공급도 많이 줄어든 모양이에요.

= 통계청 자료입니다. 월세 없는 순수 전세주택은 376만6390가구로 다섯 가구 중 한 가구(21.72%) 꼴입니다. 1995년부터 2년마다 약 1만500가구씩 전셋집이 사라졌다는 건데요. 가구 수는 약 440만가구 늘었습니다. 이데일리 보도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버블이 꺼지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해 전세를 끼고 집을 구매할 유인이 사라졌다는 건데요. 부동산 자산 의존도가 높은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기 시작하면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임대시장의 흐름이 보다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8. 학자금 대출 연체가 늘고 있다는 소식도 있네요.

=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 연체자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4만3334명. 연체액은 잔액 기준으로 2153억원에 이릅니다. 국민일보 보도인데요. 고금리가 원인이라는 겁니다. 2005년에는 금리가 연 6% 수준이었고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08년에는 연 7% 중반대로 책정되기도 했다. 금융위기 이후 시장시중금리가 곤두박질쳤는데 대출금리는 그대로니까요. “차라리 금리가 낮은 대출을 새로 받아 학자금 대출금을 모두 갚는 게 이득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9. 이럴 바엔 사외이사를 없애는 게 낫다는 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 경실련 발표인데요. 현재 대기업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공정위 출신만 10여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현직을 떠난 뒤 2년이 지나면 사외이사로 가는데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이들이 대기업 사외이사로 있으면서 친정인 공정위의방패 역할을 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경향신문은 올해로 도입한 지 15년을 맞은 사외이사 제도를 이대로 놔둘 것인지 우리 사회가 곰곰이 따져볼 때가 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51개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의 250개 상장사 사외이사(808명)와 감사(100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사외이사가 16.1%나 됐습니다. 학연관계로 얽힌 사외이사도 12.6%였고요.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 얼마 전 공인인증서가 유출됐다는 뉴스 기억하실 겁니다. 온라인으로 은행 거래 한 번 할 때마다 온갖 프로그램을 깔고 깔고 하는데 그런 데도 뚫린다면 이거 믿고 거래할 수 있겠나, 그런 생각하신 분들 많을 텐데요. 일단 뚫린 게 아니라 유출됐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고요. 어제 국회 도서관에서 공인인증서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는데요. 공인인증서의 문제냐 아니면 다른 대안이 있느냐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습니다.

10-1. 해킹으로 유출될 수 있으니 공인인증서를 USB에 담아 다니라고도 하던데요. 불편하기도 하고 잃어버릴까 걱정도 되죠.

= 일단 쟁점은 왜 정부가 공인인증서를 강제하느냐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온라인으로 단돈 1원이라도 계좌 이체를 하려면 공인인증서를 설치해야 합니다. 신용카드 거래는 30만원부터고요. 어제 토론회에서는 그냥 알아서 하게 내버려두라는 주장이 많이 나왔습니다. 공인인증서가 부실한 건 아니지만 불편하기도 하고 완벽하다고 볼 수도 없다, 그냥 은행들이 알아서 하게 내버려두라는 겁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하는 것도 문제고요. 액티브 엑스를 깔라고 하는데, 자칫 해킹 프로그램을 깔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획일화된 규제가 오히려 문제를 키울 수도 있다는 거죠.

10-2. 완벽한 보안이라는 게 불가능할 텐데, 공인인증서가 아닌 다른 대안이 있나요.

= 공인인증서가 문제라기 보다는 다양한 기술이 나와 경쟁하도록 하자는 겁니다. 모든 거래에 인증 절차를 두는 것도 불편하기도 하고요. 지나치게 까다로운 결제 방식이 새로운 서비스를 막는 경우도 있습니다. 애플 아이폰 쓰는 분들, 앱스토어에서는 비밀번호만 넣으면 바로 결제가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결제 정보를 저장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서비스를 할 수가 없습니다. 일단 공인인증서는 USB에 보관하는 게 좋고, 컴퓨터에는 백신을 늘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 두시고, 고려대 김기창 교수의 조언에 따르면 인터넷 익스플로러 대신에 파이어폭스나 구글 크롬을 쓰는 게 안전합니다. 액티브 엑스는 웬만하면 깔지 않는 게 좋고요.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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