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6일 화요일

박근혜 대통령, ‘국민대통합’ 사라지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2-26일자 기사 '박근혜 대통령, ‘국민대통합’ 사라지나'를 퍼왔습니다.
‘막말’ 윤창중 대변인 ‘기습내정’...공식 발표도 없어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 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공식 취임했다. 박 대통령의 취임사에서는 그간 '100% 대한민국'을 외치며 누누이 강조해 왔던 '국민 대통합'이 빠졌다. 대신 전날 밤에는 인수위 '불통' 논란의 중심이었던 윤창중 대변인의 청와대 대변인 내정 소식이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8월 20일 후보수락 연설에서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를 넘어,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모두가 함께 가는 국민 대통합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다음 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시작으로 이른바 '광폭행보'를 보이기도 하면서 '국민 대통합'을 꾸준히 역설했다. 당선 이후에도 "대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며 인수위와 청와대에 국민대통합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의지를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25일 향후 국정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취임사에서 "경제부흥을 이루기 위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추진해가겠다"며 "희망의 새 시대, '제 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가 제출한 새 정부 국정과제에서 빠진 '경제민주화'를 직접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국민대통합'은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물론 행사 전반에서 기조가 녹아 있다고는 하지만, 향후 국정의 전반 방향을 제시하는 취임사에서 '국민대통합'과 관련된 내용이 빠진 것은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더구나 전날 밤 급작스럽게 알려진 윤창중 대변인 내정 소식은 '국민대통합'이 아니라 '불통과 독선'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 무게를 더했다. 이날 '연합뉴스'는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과 김행 위키트리 부사장의 청와대 대변인 내정 소식을 속보로 보도했다. 이는 공식 발표도 아닌 박 대통령 측이 언론에 흘리는 방식을 통해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주요 인선 발표를 급작스럽게 진행한 예는 여러 차례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12월 24일 있었던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 인선 발표였다. 당시는 그나마 선대위 공보단장이었던 이정현 현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발표됐다면 이번에는 그러한 형식마저 갖춰지지 않았다. 

특히 윤 대변인의 경우 인수위 대변인 인선 당시부터 과거 야권을 향해 '정치적 창녀'라고 비난한 칼럼 등이 문제가 돼 국민대통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수위에서도 "내가 인수위 단독기자"라는 발언이라든지, '브리핑 거부 브리핑' 등으로 '불통'의 대명사로 지목돼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따라서 윤 대변인의 청와대 입성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들이 곳곳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민주통합당 김현 대변인은 인선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구두 논평을 통해 "박근혜 당선인의 첫 인사이자 잘못된 인사로 판명된 윤창중 대변인을 다시 중용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 늦은 시간에 청와대 대변인 발표가 이뤄진 점도 상당히 의아하다"고 비판했다. 통합진보당 민병렬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불통인사의 진수"라고 질타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은 25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서 "야당 측이나 시민사회, 언론계에서 많은 문제점을 지적했는데도 윤 대변인을 기용한 것이 좀 의아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명규 기자 acrow@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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