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7일 수요일

朴 청와대, 민정 라인은 TK-경제 라인은 경제기획원


이글은 프레시안 2013-02-26일자 기사 '朴 청와대, 민정 라인은 TK-경제 라인은 경제기획원'을 퍼왔습니다.
청와대 비서실, 인수위·대선캠프 출신 곳곳에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비서관 인선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26일 오전 현재까지 언론에 알려진 비서관 내정자는 전체 40명 내외 가운데 29명. 다만 청와대는 이같은 명단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오후 브리핑에서 비서관 인선에 대해 "(결정되면) 와서 다 브리핑해 드리겠다"며 "아직 덜 된 부분이 있어서이지, 밀봉하거나 숨기는 것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비서관 인사를 발표 내지 확인하지 않는 '밀봉 인사'를 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반박이다.

김 대변인은 비서관 인선에 대해 밝힐 수 없는 것은 단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감출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인사검증만 십여 개 기관에서 한다고 한다. 오래 걸리지 않겠나"라며 "청와대 행정관들의 경우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이 (각 수석실마다) 몇 명을 둘지 취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비서관 및 행정관 인선까지 마무리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언론 하마평에 오르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 1기 비서관 인선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대선캠프 실무진 출신들이 다수다. 대표적 인물이 인수위 대변인이었던 윤창중 대변인이다. 윤 대변인의 경우 인수위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밀봉 인사발표', '내가 단독기자', '기사가 될지 말지는 대변인이 판단' 등 숱한 해프닝을 벌여, 보도 성향과는 무관하게 거의 모든 언론사들로부터 집중적 비판을 받았으나 결국 청와대 입성에 성공했다.

윤 대변인 인선 강행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특유의 '한 번 쓴 사람을 계속 쓴다'는 원칙이 엿보인다. 평판과는 관계없이 박 대통령에게 충실한 인사는 계속 중용한다는 용인술로도 보인다. 하지만 언론과 각종 마찰을 빚어 온 윤 대변인의 인선은 일종의 '오기' 인사가 아니냐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윤 대변인 외에도 조응천 공직기강, 오균 국정과제, 박동훈 행정자치, 문재도 산업통상자원, 장진규 과학기술, 김용수 정보방송통신, 김재춘 교육, 연제욱 국방, 홍용표 통일, 김홍균 국제협력 비서관 내정자들은 모두 인수위원회에서 전문위원을 지냈다. 안봉근 2부속비서관 내정자도 인수위 행정실에서 일했고, 최상화 춘추관장은 취임준비위원회 실무단장을 지냈다.

인수위 외에 대선캠프 출신들의 청와대행도 눈에 띈다. 김선동 정무비서관은 대선 직능종합상황실장 겸 종교특별본부장을 맡았고, 조인근 연설기록비서관 내정자는 대선캠프 메시지팀장을 지냈다. 변환철 법무비서관 내정자는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박 대통령을 오랜 세월 보좌해 온 핵심 측근 그룹이다. 허태열 비서실장 직속으로 배치된 이재만 총무, 정호성 1부속, 안봉근 2부속 비서관 내정자는 박 대통령이 초선 국회의원이던 시절부터의 오랜 측근이다. 조인근 연설기록비서관 내정자도 2007년부터 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담당해 왔고 백기승 국정홍보비서관 내정자도 비슷한 시기부터 박 대통령을 보좌해 왔다.

인사위원장을 겸하는 허 비서실장의 직접 지휘를 받을 이들이야말로 실세 중 실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허 실장은 김동극 행정안전부 인사정책관을 인사비서관에 내정하는 등 인사위 구성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는 기획원, 사정라인은 '또' TK?

청와대 경제라인의 경우 경제기획원 출신 인사들이 기용돼 '기획원 출신 중용'이라는 세평에 힘을 싣고 있다. 경제수석실 산하 주형환 경제금융비서관 내정자와 국정기획조정수석실 홍남기 기획비서관 내정자는 모두 기획원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앞서 경제부총리에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청와대 경제수석에 조원동 조세연구원장이 지명된 것은 이명박 정부 당시 재무부 금융라인(모피아)이 득세했던 것과 비교되며 '박근혜 정부에서 기획원 출신 인사들이 중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었다.

곽상도 민정수석을 포함해 5명의 수석·비서관 중 4명의 인선이 끝난 민정수석실에서는 곽 수석과 조응천 공직기강, 변환철 법무 비서관 내정자 3명이 대구 출신인 것이 특색이다. 곽 수석은 대구 대건고를, 조 비서관은 성광고, 변 비서관은 대륜고를 나왔다.

정무수석실 소속인 강신명 사회안전비서관 내정자도 대구 청구고 출신으로 현직 경북경찰청장 자리에 있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사정 라인에 대구·경북(TK) 출신 인사들이 집중 배치된 것을 연상시킨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변 법무비서관 내정자의 경우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로 재직하던 중 사건을 수임했다는 의혹이 이날 (조선일보)에 의해 보도되기도 했다. 로스쿨 전임교원은 변호사 겸업을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신문에 따르면, 변 내정자는 중앙대 로스쿨이 설립 인가를 받던 2007년 변호사를 휴업했으나 2008년 다시 개업신고를 해 100건이 넘는 사건을 맡았다. 변 내정자는 "로스쿨에서 강의를 한 것은 맞지만, 2008년 8월 로스쿨 인가를 받은 이후엔 로스쿨이 아니라 법대 학부로 소속을 바꿨다"며 "학부 소속 교수는 변호사를 해도 법적 문제가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그는 중앙대 로스쿨 홈페이지에 '전임교원'으로 소개돼 있다.


 /곽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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