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8일 목요일

점점 커지는 청와대…비서관 인선 놓고 ‘권력 암투설’까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2-27일자 기사 '점점 커지는 청와대…비서관 인선 놓고 ‘권력 암투설’까지'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왼쪽 셋째)이 27일 청와대에서 첫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출범 사흘, 비서관 인사는 혼선
친박 핵심들 파워게임? 
 취임식 전 사나흘 출근했던 
사회안전비서관 내정자 바뀌고 
민정 내정자도 TK 이유 낙마 
“경호차장에 실세 온다” 소문도

공수표 된 “작은 청와대”
  ‘2실 9수석 34비서관’ 발표보다 
확인된 것만 1실·6비서관 늘어

청와대가 비서관(1·2급) 인선을 공식 발표하지 않기로 한 데 이어, 비서관 수도 애초 약속했던 것보다 슬금슬금 늘리고 있다. 취임 사흘이 지나도록 비서관 인사를 마무리하지 못해, 친박 핵심 인사들 사이의 ‘권력 암투설’이 흘러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주지 않아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식으로 비판하고 있지만, 실상을 보면 ‘제 발목에 걸려 휘청거리는 모양새’다.■ 작은 청와대? 점점 늘어나는 비서관 숫자! 지난달 21일 김용준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2실 9수석 34비서관’ 체제의 청와대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줄이고 행정부처와 청와대 조직이 본연의 업무를 책임질 수 있도록 청와대 조직 체계를 일원화하고 비서실 기능을 통합하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윤창중 당시 인수위 대변인은, 2실 체제인 이명박 청와대를 3실이라고 우겨가면서까지 박 대통령의 ‘작은 청와대’를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발표에서는 국가안보실을 신설하고도 소속 비서관을 발표하지 않았다. 또, 비서실의 제1·2부속비서관 등도 ‘34비서관’에 포함하지 않았다.이런 비서관급을 포함하면 실제로 청와대 비서관급은 40명을 웃돈다. 조직개편안 발표 나흘 만에, 경호처를 장관급인 경호실로 격상시켜 1실을 더 늘리더니, 비서관 수도 국가안보실의 국제협력·위기관리·정보융합 비서관, 비서실의 제1·2부속비서관, 복수가 된 대변인 등 27일 현재까지 6개가 더 늘어 40개가 됐다. 이명박 정부의 45개보다는 줄었지만 ‘작은 청와대’ 기조에 비하면 별반 차이가 없다.여기에 비서실장이 관장하는 인사위원회 실무를 맡을 인사비서관이 추가되면 비서관 숫자는 41명이 된다. 27일 김동극 행정안전부 인사정책관이 2급 선임행정관으로 인사위원회 실무를 맡을 담당자로 내정됐는데, 원래 ‘인사비서관’으로 하려다 ‘선임행정관’으로 한 직급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비서관 숫자를 한 명이라도 줄이려는 고육책으로 보인다.

■ ‘인선 버퍼링’에 암투설까지 

서관 인선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이들과 손발을 맞출 행정관 인선도 ‘버퍼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무자인 행정관들이 임명되지 않아 이명박 청와대의 행정관들이 남아 실무업무를 보는 어중간한 상황이라 박근혜 청와대가 제대로 안착되지 못하고 있다.주요 인선을 놓고 실세들이 암투를 벌인다는 소문도 나돈다. 당초 사회안전비서관에 김아무개 치안감이 내정됐다는 말이 나왔으나, 실제 내정자는 강신명 경북경찰청장이다. 김 치안감은 업무 인수인계 차원에서 취임식 전 사나흘 동안 청와대로 출근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치안감은 허태열 비서실장·곽상도 민정수석 등과 같은 성균관대 법학과 출신이다. 이 때문에 내정자가 바뀐 배경과 관련해, ‘성대 라인’을 견제하려는 일부 실세들이 반발한 탓이라는 말이 나온다.민정비서관에 내정됐다가 철회된 이중희 인천지검 부장검사의 경우도, 친박 핵심들 사이에 벌어진 파워 게임의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정수석실은 곽상도 수석과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 내정자, 변환철 법무비서관 내정자 등 확정된 민정 라인 3명이 모두 대구 출신이어서 ‘견제와 균형’ 원리에 배치된다는 또다른 문제점도 안고 있다.경호차장도 논란이 되고 있다. 박흥렬 경호실장 아래 경호차장엔 권력 핵심과 가까운, 육군사관학교 출신 인사가 내정됐는데 이 인사가 실권을 휘두를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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