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6일 화요일

“박근혜 독선적 리더십, 좌절 예고하고 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25일자 기사 '“박근혜 독선적 리더십, 좌절 예고하고 있다”'를 퍼왔습니다.
[참여연대 좌담회] “‘비리’ 의혹 김병관 임명 강행 가능성… 아무 일 못하는 무능한 정권 전락할 것”

“박정희는 독재자이긴 하지만 5·16 직후에 쿠데타를 반대한 사람, 적도 포용하는 리더십을 보였다. 유신체제 이후에는 권력기관을 측근에게 나눠주고 서로 견제하게끔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하필이면 아주 좋지 않은 유신 때 모습을 자기 리더십으로 각인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겨레 성한용 정치부 선임기자의 ‘박근혜 리더십’ 분석이다. 성한용 기자는 25일 오후 참여연대가 주최한 (박근혜 정부, 어디로 갈까) 좌담회에서 국무총리 국방부 장관 청와대 대변인 인선을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성한용 기자는 인수위 두 달,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볼 때 “취임과 동시에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무능한 정권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성한용 기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을 ‘독선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출세 코드는 ‘조용하게 그리고 헌신적으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적 리더십은 모든 결정은 직접 하고 책임도 자신이 진다는 것을 요체로 한다”면서 “김용준, 정홍원을 지명하면서 주변과 상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박근혜의 숨은 참모가 누군지에 대해 정치부 기자들이 깊숙이 취재했다. 결론은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모든 중요한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직접 결정한다. 일부 참모라고 불리는 인사들이 있지만 참모라고 할 수도 없다. 보고서를 들고 들어가면 ‘고맙다. 잘 알겠다’고 한다 더라. 평가를 잘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내정자는 인수위 대변인 시절부터 ‘불통’으로 유명세를 치렀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군납업체 로비 의혹이 제기돼 새누리당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회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성한용 기자는 분석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야당 뿐만 아니라 국민 다수, 일부 여권 내 세력과도 싸우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성한용 기자는 “최악의 인사로 지탄받은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을 청와대 대변인으로 다시 발탁한 것이나, 낙마 가능성이 높은 김병관 국방부 후보자를 공식 일정에 수행시키는 것을 보면 박 대통령은 명분이나 실리보다는 자신에게 충성하는 사람은 국민들이 어떻게 보든 누구라도 끝까지 보호한다는 ‘의리’를 훨씬 중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한용 기자는 “그에게 정치적 동지나 참모는 존재하지 않는다. 묵묵히 지시에 따르는 부하들이 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성한용 기자는 이 같은 배경에 ‘박정희 리더십’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1970년대 절대 권력을 갖고 있던 박정희의 리더십을 40년 뒤에 박근혜 대통령이 흉내내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60살이 넘은 사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스타일이 변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도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은 좌절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 성한용 기자의 분석이다.

▲ 성한용 한겨레 정치부 선임기자. 한겨레 누리집에서 내려받음.

그는 정치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앞날을 가늠할 수 있는 포인트로 새누리당과 관계, 야당과 관계설정을 제시했다. 그는 “장관 인선을 통해 드러난 것은 새로운 정부가 ‘박근혜 정부’이지 ‘새누리당 정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라며 “유정복 진영 조윤선 허태열 이정현 등은 박근혜의 사람들이지 새누리당 사람들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선 승리를 위해 ‘충성’을 택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2016년 총선 공천권을 두고 반기를 들 가능성도 있다. 성한용 기자는 “대선을 앞두고 정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새누리당 의원들이) 고분고분했다”면서 “그런데 국회의원들은 3년 뒤 2016년 4월 총선의 공천을 박근혜 대통령이 할 수 있을까?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및 의원들과 관계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면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에서 드러난 야당과 관계설정도 문제다. 성한용 기자는 “박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싸우는 정치인”이라며 “벌써부터 야당을 함부로 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원안대로 처리해 달라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정치는 타협이 본질이고 역대 정권에서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장준 기자 | weshe@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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