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7일 수요일

‘GH 청와대’ 언론계 인사 누구누구인가


이글은 미디어스 2013-02-26일자 기사 '‘GH 청와대’ 언론계 인사  누구누구인가'를 퍼왔습니다.
‘폴리널리스트(polinalist)’ 전성시대 보여주는 4인방

▲ (왼쪽부터) 윤창중 대변인, 김행 대변인, 이남기 홍보수석, 이종원 홍보기획비서관 ⓒ뉴스1, 오마이뉴스, 조선일보 보도자료

‘폴리널리스트’는 정치(politics)와 언론인(journalist)이 결합된 조어로, 정·관계에 진출한 언론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민주주의의 역사가 우리보다 오랜 선진국에선 언론인은 ‘심판’ 정치인은 ‘선수’로 인지되기 때문에 언론인을 하다 정치인을 하거나, 정치인을 하거나 언론인을 하는 것이 관행과 정서상 용납되기가 어렵다.
하지만 해방 후 한국 사회의 경우 갑자기 근대국가를 건설해야 했기 때문에 ‘잘난 사람’들은 종횡무진, 이 구별을 무시하기 일쑤였다. 가령 박정희의 강력한 라이벌 중 하나였던 고 장준하 선생은 라는 잡지를 만드는 언론인이면서도 이승만 정부와 장면 정부에서 관료로 일하기도 했고 박정희 치하에선 국회의원이 되었다.  
더구나 독재정권이 언론을 ‘관리’하게 되면서 ‘언론인의 정치인으로의 전직’ 현상은 관례적인 일이 되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하던 언론인들을 뽑아 측근으로 만드는 일을 즐겼다. 전두환 시기가 되면 언론인들이 정치인으로 ‘전업’하는 일은 매우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하지만 ‘87년 체제’가 성립되고 민주화가 꽤 진전된 이후에도 여전히 이런 관행이 근절되지 않는다는 것은 큰 문제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는 언론인 출신 40명으로 구성된 공보조직을 구성했다. 당시 이들 중 상당수가 언론사 및 언론유관기관의 수장 혹은 중역으로 재직 중이었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보수정부의 언론대응은 기본적으로 공영방송은 장악하고 '관리해야 할 매체'에서 사람을 뽑아서 홍보라인에 배치해 쓰는 것이다. 반면 개혁정부의 언론대응은 방송은 중립화하고 중도매체에서 사람을 뽑아간다"라고 설명한다. 양 진영 모두 언론인 출신이 아니면 언론대응을 할 수 없다고 여긴다.
가령 참여정부의 경우 대체로 한국일보 정도의 매체에서 사람을 뽑아다 썼다. 윤승용 홍보수석이나 이백만 홍보수석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미디어오늘에서 다섯 명이나 청와대에 들어간 상황도 있었지만 이는 참여정부가 그만큼 언론개혁의 의지가 강했다는 뜻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결국 양상은 다르지만 보수 쪽이나 개혁 쪽이나 ‘폴리널리스트’를 만들어내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인선을 보면 언론계 출신이 이미 4명이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한국일보, KBS, 세계일보, 문화일보를 두루 거친 기자 출신이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여론조사 전문가이긴 하지만 중앙일보에서 일한 전력이 있고 위키트리에서 부회장을 맡고 있었다. 가장 많이 비판 받은 이남기 홍보수석의 경우 SBS 미디어홀딩스 사장을 재직하다가 곧바로 청와대로 간 경우다. 이종원 홍보기획비서관은 조선일보 부국장을 지낸 전력이 있다. 
사실 ‘폴리널리스트’가 언론인의 성공사례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체로 언론사에선 더 이상 승진하기 어려운 이들이 ‘전직’을 하게 된다. ‘전직’ 이후 정치인으로서의 삶도 그 내부에선 ‘주류’라고 보기 어렵다. 정권 홍보를 담당하던 이들이 국회의원 공천까지 받게 되는 경우도 희소하다. 유신시절 유정회엔 언론계 출신이 많았지만 그것은 유정회가 대통령이 임명하는 국회의원이었기 때문이다.
즉 민주화 이후 대통령의 권한이 줄어들면서 ‘폴리널리스트’에 대한 정치권의 배려도 줄어든 상황이라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폴리널리스트’는 꾸준히 만들어 진다. 이 문제에 대해 단순한 비판을 넘어 이 구조를 깨뜨리기 위한 대안을 고민하는 것이 현 시기 한국 언론문제를 고민하는 이들의 과제 중 하나일 것이다. ‘청와대 폴리널리스트 4인방’이 우리에게 던져 준 숙제다.

한윤형 기자  |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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