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시사IN 2013-01-11일자 기사 '노조마다 수백억 ‘소송 폭탄’'을 퍼왔습니다.
158억원. 최강서씨는 자신의 유서에 이 돈을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이라고 표현했다. 지난해 한진중공업 고공농성 이후, 한진중공업이 노동조합을 상대로 건 손해배상 금액이다. 애초 회사 측이 제기한 손해배상금 51억원에서 올해 5월 158억원으로 올랐다. 이 안에는 회사 사정으로 선박 인도가 지연된 금액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 등 법률가 단체의 지적이다. 애초 손해배상의 최소화라는 합의를 지키지 않은 채, 회사가 노조를 없애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최강서씨가 휴대전화에 남긴 유서. 그는 밝고 남을 잘 챙기는 성격이었다.
한진중공업뿐만이 아니다. 노사관계 파행으로 파업이 있었던 곳마다 ‘소송 폭탄’이 떨어진 상황이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237억원(회사 청구 100억원·국가청구 27억원·구상금 110억원), MBC노조 195억원, 구미의 반도체업체 KEC 노조 156억원, 현대차 비정규지회 116억원, 철도노조 98억원 등이다. 파업이 끝나도 노조 활동 자체를 막는 수단으로 손해배상과 가압류가 악용되면서 후유증이 점점 더 커졌다는 게 노동계의 이구동성이다.
최씨의 죽음을 계기로 법조인도 다시 나섰다. 지난 12월27일 민변·민주노총 법률원 등은 “헌법상 단체행동권이 보장되어 있는 한국의 법체계하에서 쟁의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라고 기자회견을 했다. 회사 측의 손해배상 소송을 견디다 못해 목숨을 끊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3년 노무현 당선자 시절, 두산중공업 배달호씨는 회사 측의 65억원 손해배상 청구를 견디다 못해 분신자살을 했다. 같은 해 자살한 한진중공업 김주익 지회장에게도 회사 측은 15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다. 당시 사회문제가 제기되자, 손해배상 청구를 법적으로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법 개정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김은지 기자 | smi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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