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31일 목요일

KBS 보도국 간부, “용산참사라고 쓰지 말라” 지시


이글은 미디어스 2013-01-30일자 기사 'KBS 보도국 간부, “용산참사라고 쓰지 말라” 지시'를 퍼왔습니다.
가치중립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용산사건’으로…KBS기자협회 대응예정

▲ 19일 보도된 KBS 뉴스9의 ‘용산참사 4년…유가족들의 끝나지 않은 비극’ 리포트

최근 KBS 보도국 고위 간부가 기자들에게 리포트에서 ‘용산참사’ 대신 ‘용산사건’이라는 표현을 쓰라고 지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복수의 KBS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KBS 김시곤 보도국장은 기자들에게 ‘용산참사’를 ‘용산사건’으로 대신해 기사를 쓰라고 지시했다. ‘용산참사’라는 용어는 경찰 공권력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주고 가치중립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시곤 보도국장의 지시에 KBS기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함철 KBS 기자협회장은 30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기자들)는 말도 안 된다고 본다”며 “창피한 일이지만 현실이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협회 차원에서 대응할 것이며, 내달 1일 보도위원회에서 따질 것”라고 전했다.
최문호 KBS 새 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 역시 30일 “보수신문마저도 용산참사라는 말을 쓰는데 보도국장이라는 사람이 그런 지시를 하다니…”라며 “맞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현재 보수신문인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도 ‘용산참사’라고 표기하고 있다.
최문호 간사는 “용산참사는 많은 사람들이 불 속에서 죽었던 참혹한 사건이라 ‘참사’라고 하는 것”이라며 “거기에 가치가 들어있다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 그럼 참사라는 말을 아예 쓰면 안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보도위원회는 참석하지 않지만 공방위 차원에서 의견 제시는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시곤 보도국장은 30일 의 취재 요청에 “그런 건 홍보실을 통해 이야기하라”며 전화를 끊었다.
한편, KBS는 2009년부터 일관되게 ‘용산참사’라는 말을 써 왔다. 19일 KBS 의 ‘용산참사 4년…유가족들의 끝나지 않은 비극’ 리포트에서도 용산참사로 명명했으며 자막도 동일하게 표기됐다. 하지만 29일 ‘이 대통령, 최시중·천신일 등 55명 특사 강행’ 리포트에서는 “용산사건과 관련해 수감된 철거민 5명도 사회통합 차원에서 특별사면됐습니다”라며 ‘용산사건’으로 처리됐다.

김수정 기자  |  poorenbyu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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