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31일 목요일

경찰, 불산 누출사고 더딘 수사 ‘봐주기’ 논란


이글은 경향신문 2013-01-31일자 기사 '경찰, 불산 누출사고 더딘 수사 ‘봐주기’ 논란'을 퍼왔습니다.

ㆍ삼성은 관련자료 제출 미적

5명의 사상자를 낸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사고에 대한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 측은 작업일지등 기본적인 관련 자료조차 사고 발생 나흘째인 30일 오후 5시 뒤늦게 경찰에 제출했다. 사건 해결의 단초인 폐쇄회로(CC)TV는 아직도 분석 중이다. 경찰은 “사고 경위와 작업자 사인 등을 밝히는 데만 1~2주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삼성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불산 누출사고로 숨진 STI서비스 작업반장 박모씨(34)의 직접적인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을 실시했다. 부검 결과는 이르면 2주 후쯤 나올 예정이다.

경기 화성동부경찰서는 이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환경안전팀 3개 반 6명, 협력업체 STI서비스 사장과 전무 등 3명, 그리고 불산 누출 피해자 4명 등 13명을 불러 사고 경위와 사후 조치 등을 조사했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 의지는 의심받고 있다. 경찰은 사고와 관련한 작업일지, 출동일지, 사고일지, 영상자료 등과 같은 수사에 필요한 기초적인 자료 제출도 사고 발생 사흘째인 지난 29일에야 삼성에 요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불산이 누출된 공장 내부에 설치돼 사고 원인 추정 등의 단초가 될 CCTV 영상 확보에도 미온적이었다. 경찰은 처음에는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 27일 오전 11시부터 28일 오전 7시까지의 20시간 분량만 삼성 측으로부터 제출받았다가, 숨진 박씨가 병원에 이송된 뒤인 28일 오전 7시30분 이후 영상은 30일이 돼서야 뒤늦게 확보했다. 

경찰은 초기에 확보한 CCTV 영상조차 분석을 마치지 못해 시간대별 작업 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CCTV 영상 속에 있는 작업자들이 모두 방재복을 입고 있어 누군지 특정하지 못해 분석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불산 누출사고를 최초로 신고한 사람은 숨진 박씨의 동생(30)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 동생은 지난 28일 오후 1시쯤 형이 숨진 서울 한강성심병원 측으로부터 사망진단서를 발급받기 위해 관할 경찰서인 영등포서에 신고했고, 사고가 난 작업장의 관할서인 화성동부경찰서에 연락이 되면서 경찰은 불산 누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인진·곽희양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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