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30일 수요일

MBC 기부금 ‘논란’ 박정희 사진집, 결국 출간 시판 중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029일자 기사 'MBC 기부금 ‘논란’ 박정희 사진집, 결국 출간 시판 중'을 퍼왔습니다.
장학금 명목 정수장학회 기부금, 박통 찬양사업비로…박근혜 선대위원장 출신 안병훈씨 출판사 출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소개하는 사진집이 출간됐다.
MBC가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정수장학회에 대한 기부금 액수를 40% 가까이 늘린 사실이 밝혀지고 늘어난 기부금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사업에 투자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던 사진집이다.
MBC는 MBC 지분 30%를 소유하고 있는 정수장학회에 매년 기부금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지난 2011년에는 전년 20억보다 1억 5천만원을 추가해 21억 5천만원의 기부금을 지원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또다시 전년대비 6억원을 올려 27억 5천만원의 기부금을 책정했다.
지난 2011년도에 늘어난 1억 5천만원 기부금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집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았다. 지난 2011년 9월 21일 정수장학회 회의록을 보면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내년 재단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설립자인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을 구상하고 있던 중 기파랑에서 박 대통령의 일생을 조명하는 사진집을 출판하겠다며 정수장학회에 1억 5천만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한 대목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이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고 정수장학회가 청소년들의 교육사업으로 쓰여야할 기부금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하려는 사업에 쓰일 것이라는 비난 여론이 쏟아지면서 사진집 출간은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출판사 기파랑은 박근혜 후보자가 지난해 12월 19일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난후 8일 지난 12월 27일 를 출간하고 홍보에 나섰다.

▲ 출판사 기파랑이 출간한 <사진과 함께 읽는 대통령 박정희> 책 표지

박정희 전 대통령 사진집은 기파랑 대표이기도 한 안병훈씨가 엮었다. 안씨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특히 안씨는 지난 2008년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 포럼과 함께 대안교과서를 표방한 (한국 근·현대사)를 출간한 인물이다.
교과서포럼의 (한국 근·현대사)는 일제강점기에 대해 "식민지 시기는 억압과 투쟁의 역사만은 아니었다"며 "근대 문명을 학습하고 실천함으로써 근대국민국가를 세울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이 두텁게 축적되는 시기이기도 했다"고 밝히고 있다. '식민사관'이라는 편향적 역사관의 핵심 대목이다. 교과서포럼은 또한 책에서 5. 16를 혁명이라고 했다가 비난여론을 쏟아지자 군사쿠데타로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교과서포럼은 5. 16은 "사회경제적 위기를 수습할 능력이 없는 구정치인들의 분열, 갈등과 1950년대 군부에 축적된 유능한 엘리트 장교 집단의 성장이라는 역사적 모순"이 원인이었다면서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정치적 지배세력을 일거에 젊은 장교 집단으로 교체한 5.16은 이후 한 세대 간에 걸친 근대화 혁명의 출발점을 이루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진집 역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미화하며 뉴라이트의 편향적인 역사관을 홍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안씨는 사진집 출간 이후 MBN과의 인터뷰에서도 "종북 좌파들이 왜곡시켜 놓은 한국 근현대사를 바로 잡고 싶었다고"며 사진집 출간이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사진집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미화한 내용으로 채워졌다는 지적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파랑에 따르면 사진집은 박 전 대통령 재임기간 18년 동안 찍은 국내외 1만여 자료 중 1,030점을 뽑아 수록했다.
기파랑은 "사진집은 박정히 재임 18년간 그가 행한 선택이 숱한 고민 끝에 내린, 당시로선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는지를 방대한 사진자료를 통해 독자들에게 묻는다"고 소개했다.
기파랑은 또한 "그가 부정적으로 묘사될 때 항상 나오는 선글라스 쓰는 습관이 사실은 상대방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할 때 마음이 얼굴 표정에 나타날까봐 하는 행동이라는 일화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 "1960년대 중반 KIST 연구원들 중 대통령보다 많은 봉급을 받는 이들이 많았을 정도로 대통령의 과학기술에 대한 집념이 강했다는 점" 등을 흥미로운 내용이라고  밝혔다.
사진집에는 박근혜 당선인의 사진도 등장한다. 기파랑은 "청와대 뒤뜰에서 찍은 칼라 사진속의 근혜 양은 헤어스타일이나 얼굴이 지금과 똑같아 요새 사진을 죽은 아버지와 함께 넣은 합성사진이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고 소개했다.
정수장학회 회의록을 입수해 MBC의 기부금으로 박정희 사진집 출판 사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폭로했던 배재정 의원은 "장학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특정인의 선양 사업을 하는 것이 문제가 컸다는 것이 당시 문제제기였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덜컥 출판까지 해버렸다"면서 "MBC의 기부금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사실상 미화하는 사업에 쓴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용마 MBC 노동조합 홍보국장도 "김재철 사장 부임 이후로 사적인 용도로 회사돈을 많이 쓰고 있는데 이번 사진집 출간도 공적인 자금 집행이라기보다 박근혜 당선인에 잘 보여서 자리를 보전하거나 후임 자리를 따내기 위한 용도로 집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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