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9일 화요일

외국인 ‘Bye 코리아’ 결국 환율 탓


이글은 파이낸셜뉴스 2013-01-29일자 기사 '외국인 ‘Bye 코리아’ 결국 환율 탓'을 퍼왔습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코스피지수 1946포인트를 2562포인트로 읽는다."

외국인들이 체감하는 코스피지수는 대내외적으로 공표되는 코스피보다 훨씬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달러 기준으로 코스피지수를 평가했을 때 현재보다 500포인트가량 높아서다.

이는 국내 증시가 글로벌 주요 증시보다 '저평가'돼 있다는 기존의 주장을 뒤엎는 것으로 외국인들의 '바이(Bye) 코리아' 움직임과 관련이 있어 주목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외국인투자가는 1조1961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팔았다. 앞서 지난해 12월 3조5795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사들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돌아선 것은 세계적인 상장지수펀드(ETF)운용사인 뱅가드가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를 사용했던 6개 펀드의 벤치마크를 지난 10일부터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로 변경하면서 국내 주식을 내다 팔았기 때문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보다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외국인에게 코스피는 2562

이 같은 분석은 한국 관련 해외 펀드로 자금 유입이 기록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뱅가드로부터 나오는 순매도 추정분을 넘어서고 있어서다.

금융정보업체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 등에 따르면 지난주 한국 관련 외국인 펀드(GEM)로 61억달러가 순유입되면서 20주째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때문에 펀드 자금 유입을 감안하면 뱅가드 순매도를 일정 정도 상쇄하는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이 상식적인 추론이다. 하지만 현재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가 오히려 증가하는 것은 뱅가드 외에 '다른 요인'이 매매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다른 요인'을 환율로 해석하고 있다.

원·엔 환율 하락이 삼성전자, 현대·기아차와 같은 수출기업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원화 강세로 인해 외국인의 눈높이로 본 주가의 레벨 자체가 높아졌다는 것 역시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글로벌 위기 직후 강세장이 시작됐던 지난 2009년 3월 초의 환율인 1570.3원을 기준점으로 환산하면 지난 25일 코스피 종가 1946.79포인트는 2562.32포인트로 환산된다. 원화기준으로 코스피는 1946,79포인트지만 달러기준으로는 2562.32포인트라는 의미다.

김학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작년 3월 기록했던 고점(2057포인트)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달러로 환산한 코스피는 이미 지난해 고점을 넘어서고 있다"며 "외국인 입장에선 충분히 차익 실현을 고려할 수 있는 레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증시 PER, 주요국보다 높다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세계 주요국 평균보다 높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내 증시가 선진국 증시 평균에 비해 낮다는 주장과 상반된다.

국내 증권가에선 현재 국내 증시의 12개월 예상 PER를 8.5배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국내 증시가 하락할 때마다 평균 12배가 넘는 선진국 증시에 비해 저평가받고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됐다.

하지만 LG경제연구원의 주장은 이와 다르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보고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사라졌다'를 보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제공한 주요 48개국 PER 분석 결과 한국 증시 PER는 16.5배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28일 주가를 2011년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이는 미국과 일본(15.6배), 영국(12.6배) 등을 웃도는 수준이며 브라질(14.4배)이나 중국(8.2배)에 비해서도 높다. 다만 보고서는 PER를 계산할 때 적자를 낸 기업은 제외했기 때문에 한국거래소가 제공하는 수치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연구위원은 "주가 상승폭이 경제 성장 속도에 비해 더 컸다"며 "실제 지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 주가는 명목 경제성장률에 비해 2.1배 상승, 분석 대상 국가 가운데 아홉 번째로 높다"고 설명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김승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난 24일 "한국 증시 PER는 8.5배로 선진국 평균인 12.8배 대비 66.0% 수준에 불과하다"며 "할인폭은 2006년 4월 이후 최대"라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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