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3-01-24일자 기사 '화려한 미래부에서 방송이란?'을 퍼왔습니다.
당근과 채찍 사이의 통제 대상
미래창조과학부를 두고 혹자들은 ‘공룡’에 비유한다. 미래부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방송통신융합과 방송진흥 및 방송광고를 흡수하게 된다. 또한 행정안전부의 국가정보화 기능과 문화체육관광부 디지털콘텐츠, 교육과학기술부 ICT연구개발, 지식경제부의 소프트웨어 산업, 우정사업본부 등을 맡는 거대한 몸집을 갖게 된다.

▲ 22일 오후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오른쪽)과 유민봉 국정기획조정분과위원회 간사가 정부 조직개편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뉴스1
“출발은 화려하겠지만 실패할 것”
전국언론노동조합 장지호 정책실장은 미래부와 관련해 “출발은 화려하겠지만 틀림없이 실패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장지호 정책실장은 “방송정책국이 미래창조과학부로 넘어갔는데 기본적으로 방송의 진흥과 규제는 분리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흥이라는 업무가 정책을 형성하는 것이고 규제는 그 정책에 대해 감독하는 업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흥과 규제가 분리되면 서로 힘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장지호 정책실장은 “방송통신융합 업무도 미래부로 넘어갔는데, 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간의 갈등이 있을 때 통신사업자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논의 중이거나 논란이 됐던 의무재전송 문제, 방송통신 융합상품, 수신료 인상도 산업적 논리에 따라 미래부가 밀어붙일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장지호 정책실장은 “인수위가 방통위 파행의 원인을 합의제 기구 때문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또 진흥과 규제를 도구적으로 편리하게 구분했다”고 지적했다.
장지호 정책실장은 “공공성보다는 시장과 산업의 논리가 방통위를 압도했던 게 문제였다”며 “방통위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던 이들은 김준상 방송정책국장을 비롯한 최시중 전 위원장 측근 구 정보통신부 관료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 정통부 출신 관료들은 거대 통신사업자들과의 관계를 끊지 못했다. 그것 때문에 방통위가 실패했던 것인데 지금 인수위는 마치 조직의 문제인 양 방통위 자체를 희생양으로 삼아버렸다”고 비판했다.
장지호 정책국장은 “어떤 조직이든 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조직은 슬림하게 간다”며 “집행조직은 넣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장지호 정책실장은 “ICT가 미래 산업인지 정확히 볼 필요가 있다”며 “이미 레드오션 산업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정통부 출신 관료들은 15년 전 화려했던 시절에 대한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장지호 정책실장은 “방통위가 구 방송위처럼 돼버렸다”며 “필요한 규제를 만들려면 미래창조과학부에 가서 요청해야하는데 미래부가 들어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시장중심의 미래창조과학부가 규제를 만들자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언론 홀대가 드러난 정부조직개편”
한국언론정보학회 정연우 회장은 “언론에 대한 홀대가 드러난 정부조직개편안”이라고 평가했다.
정연우 언론정보학회장은 “방통위의 진흥기능을 ICT로 옮기는데 그렇다면 규제와 정책기능이 약화될 것”이라며 “방송이 한국사회에서 중요한 위상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통해 건강한 여론과 민주주의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라고 봤다면 이렇게 방통위 위상을 낮추진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방통위에서 발생했던 문제들은 합의제 기구를 독임제로 운영하면서 방송통제 수단으로 삼았기 때문”이라며 “방송에 필요한 영역은 진흥하고 규제하면서 공공적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송진흥을 독임제 ICT 거대부처로 간다면, 가지고 있는 당근과 채찍을 방송에 대한 정치적인 통제수단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구 방송위원회 때에는 진흥 기능까지 총괄했다는 점에서 그보다 더 위상이 낮아졌다”고 비판했다.
“최소한 공공 영역으로 남겨둬야 할 부분은 있다”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강혜란 정책위원은 “과도하게 합의제 기구를 축소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강혜란 정책위원은 △공영방송지배구조 개선 △수신료 △여론다양성 관련 전반 △방송사 재·인허가 △뉴미디어 신규 허가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업자간 분쟁 △이용자 보호 △망중립성 △개인정보보호 △공공영역획정 등을 “최소한 방송과 통신을 떠나 위원회 차원에서 공공의 영역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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