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노컷뉴스 2013-01-10일자 기사 '아파트 경비원 발목잡는 건…다름아닌 '최저낙찰제''를 퍼왔습니다.
정부 '적격 심사제' 내놓았지만…실효성은 '글쎄요'

지난달 31일, 부당해고에 항의하며 서울강남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굴뚝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하면서 아파트 경비원들의 열악한 처우가 알려졌다. 자연스럽게 비판의 화살은 이들을 고용하는 용역업체로 쏟아졌다.
하지만 용역업체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수십년동안 경비 용역업체를 운영해온 A씨는 "나이 많은 경비원들의 임금을 조금이라도 올려주고 싶은 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라면서 "하지만 현실은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고 입을 열었다. 바로 '최저가낙찰제'라는 제도가 이들의 발목을 붙들고 있기 때문이다.
◈ 입찰받고 싶으면? "무조건 싸야"
'최저가낙찰제'는 자본이나 규모 등 동일한 조건이 동일한 입찰 참가자 가운데 가장 낮은 입찰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선정되는 제도다.
이 때문에 일단 입찰받으려면 기업에 떨어지는 부수적인 이윤은 최대한 배제하는 것은 물론, 인건비에서도 근로기준법에 어긋나지 않을 정도로 딱 최저임금에 맞추는 수준이다.
게다가 경비원에게 용역업체가 '갑'이라면 업체에는 입주자대표회, 즉 아파트 주민들이 '갑'이기 때문에 아파트 관리비를 단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주민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A씨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선정기준이 최저가면 최대한 무조건 최저금액으로 써내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도 낮을 수밖에 없고 기업이윤이나 일반관리비 등 회사에서 가질 수 있는 부분을 다 잘라내고 들어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최저가 낙찰'이기 때문에 업체의 경우, 남는 마진도 없이 용역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은 남는 이윤이 없다고 거래를 끊을 수도 없다.
이렇게해서라도 몇 군데의 거래처를 유지해야만 더 큰 규모의 용역입찰을 할 때 업무 실적으로 내세울 수 있어 그야말로 "울며 겨자먹기"로 한다는 것이다.
◈ "적격심사제" 도입했으나 '선택'사항…실효성 의문
영세업체들이 입찰을 위해 입주자대표들에게 로비를 하거나 경비 절감을 위해 무리하게 인력을 줄여 관리 품질이 떨어지는 등 폐해가 잇따르자 정부는 관리능력을 평가해 결정하는 '적격심사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처럼 주택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올해 7월부터는 전면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용역업체나 경비원들의 처우는 여전히 어둡다.
적격심사제 입찰이 원칙이지만 별도로 입주민이 관리규약으로 얼마든지 '최저가낙찰제'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적격심사제가 도입됐지만 최저가낙찰제가 폐지된 것은 아니고 둘 중에 선택하면 된다"면서 "강제성은 없고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라고 말했다.
관리비를 아끼고 싶은 아파트라면 최저가낙찰제를 선택하면 되고, 돈을 좀 더 들이고서라도 서비스나 관리 품질을 높이고 싶다면 "적격심사제"를 선택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강제성이 없는 적격 심사제 도입 대신 실질적으로 경비원의 처우개선에 도움이 되는 최저 임금 보장과 근로시간 준수 등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CBS 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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