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1-05일자 기사 '윤창중 대변인 이어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 ‘극단적 보수색’ 드러낸 박근혜 인사'를 퍼왔습니다.

왼쪽부터 윤창중 대변인,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
뉴스분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극단적 보수 성향의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지명되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이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야권이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후보자 인준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후보자 지명이 박 당선인이 강조해온 ‘국민통합’과도 거리가 멀고,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에 이어 대표적인 ‘박근혜식 반통합 코드 인사’로 꼽힐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헌재소장 후보자 지명은 이명박 대통령과 협의를 거쳤다는 점에서 ‘밀봉 인사’로 비판받는 윤 대변인 발탁과는 형식에서 차이가 있다. 박 당선인은 이 대통령으로부터 이동흡 후보자를 비롯해 목영준·민형기 전 헌법재판관 등 3명을 추천받은 뒤 이 후보자를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이 후보자를 누가 추천했는지는 모른다. 다만 박 당선인이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결정을 많이 내린 목영준 재판관을 피하고 보수 성향의 이 후보자를 선택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전했다.헌재소장이 갖는 무게감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선 이번 후보자 지명을 향후 박 당선인 인사의 ‘바로미터’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철저한 보수 편향 인사라는 점에 주목한다.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박 당선인의 철학이 사실은 기존 질서의 변형에 대한 거부감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보수적 가치관이 헌법재판관의 덕목”이라고 말한 이 후보자를 낙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후보자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시절 야간 옥외집회 처벌 조항이나 인터넷 선거운동 금지 조항 등에 대해 ‘합헌’ 의견을 내는 등 줄곧 현행 법체계를 옹호하는 태도를 취해왔다.크게 친분이 없더라도 향후 예측이 가능한 ‘충성도 높은’ 인사를 박 당선인이 선호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 후보자는 2006년 9월 한나라당 몫으로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됐고, 당시 당 대표는 친박으로 분류됐던 강재섭 의원이었다. 한나라당 추천으로 재판관이 된 이 후보자는 거의 예외 없이 새누리당과 정치적 입장을 같이하는 판단을 내려왔다. 18대 국회 때 민주당 법사위원을 지낸 이춘석 의원은 이 후보자를 겨냥해 “헌재 소장이 되려고 온갖 사건에서 한 번도 빠짐없이 한나라당 쪽에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한 적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런 점들이 역으로 박 당선인에게는 어필했을 수도 있다.새누리당 관계자는 “박 당선인은 평소 괜찮다는 생각을 한 이가 있으면 나중에라도 반드시 기회를 주고, 외부 평가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의 ‘집중포화’에도 불구하고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을 끝까지 감싸는 것도 이런 박 당선인의 인사 방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당 안팎에선 박 당선인이 특유의 인사 판단을 그대로 밀어붙이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인사 검증은 비리 전력이나 투기 등 결격사유만을 체크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나 평가를 살피는 것이다. 하지만 당내 어떤 단위에서도 그런 내부 공론화 과정이 없다. 최근 부적절한 인사는 이런 문제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야당은 ‘윤창중 대변인 발탁보다 더한 인사’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이 내정자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재임 당시 상식적 보수를 넘어 체제수호적 극보수 판결을 내린 재판관이었다. 윤창중 극우 막말 폴리널리스트의 대변인 임명을 뛰어넘는 국민과 상식을 무시하는 인사 폭거”라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1987년 개헌 이래 10명의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중에 대통령과 동향인 인사는 한 명도 없었다. 오직 박 당선자의 가치관을 옹호할 대리인을 뽑은 ‘파벌 인사’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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