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5일 금요일

공룡 부처 미창과부 위에 ‘옥상옥’ 미래전략수석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25일자 기사 '공룡 부처 미창과부 위에 ‘옥상옥’ 미래전략수석'을 퍼왔습니다.
진영·윤창번·김택진 등 거론… 최시중 실패 의식한 듯, 청와대 친정 체제 구축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유난히 미래라는 단어에 집착해 왔다.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해서 만든 정당이 한국미래연합이었고 2007년 대통령 경선 실패 이후 친박 인사들이 모여서 만든 친박연대가 2010년 미래희망연대로 이름을 바꾼 것도 예사롭지 않았다. 윤곽을 드러낸 인수위 조직 개편안에서도 매머드급 신설 부처, 미래창조과학부가 핵심이다. 청와대 조직 개편안에서도 미래전략수석을 신설한 게 눈길을 끈다.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이 조직 개편의 핵심이지만 콘트롤 타워 역할은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에서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은 과학기술, 방송정보통신, 기후환경 등을 통합해 관장하게 된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방송통신 진흥 업무를 맡게 될 미래창조과학부 ICT 전담 차관와 규제·인허가 업무를 맡게 될 방송통신위원회 사이의 역할 분담과 조정 업무를 청와대에서 직접 콘트롤하겠다는 의도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국정기획수석과 미래전략수석이 한 지붕 두 가족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국정기획수석이 국정과제와 기획을 맡고 미래전략수석은 과학기술과 정보방송통신, 기후환경 등을 맡는다는 게 인수위의 구상이지만 영역 구분이 애매모호하다. 미래전략수석이 가뜩이나 몸집이 커진 미래창조과학부의 옥상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청와대 내부에서도 ‘왕 수석’ 자리를 두고 불협화음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한국기술혁신학회 주최로 열린 '미래창조과학부 성공의 조건' 토론회에서 주요 인사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국정기획수석이 기초연금과 무상보육 등의 국정 어젠더를 맡고, 미래전략수석이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박근혜 당선인의 특별 미션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두뇌는 미래전략수석, 손발은 국정기획수석이 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래전략수석이 이른바 창조경제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면서 미래창조과학부 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를 넘아들면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미래창조과학부 초대 장관에 거론되는 인물로는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이 첫 손에 꼽힌다.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위원장 출신으로 ICT와 과학기술에 두루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수위 전문위원으로 ICT 전담 부처 신설을 주도해온 윤창번 전 하나로텔레콤 회장도 물망에 오른다.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과 황창규 지식경제부 국가연구개발 전략기획단장과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등 삼성 출신 인사들도 거론된다.

이밖에도 이석채 KT 회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임주환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과 최문기 전 ETRI 원장,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과 문길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등도 본인들 의사와 무관하게 하마평에 오른다. ICT 전담 차관도 이 가운데서 검토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KT 부사장 출신 윤종록 연세대 교수는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으로도 거론된다.

이밖에도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 출신의 김철균 소셜네트워크본부장도 새 정부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기간 동안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물론, 카카오톡을 활용해 40대와 50대를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도 강은희 전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 권은희 전 KT 상무, 전하진 새누리당 디지털정당위원장, 장흥순 벤처 특보 등이 대선 때 ICT 공약 논의에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과학기술과 ICT라는 이질적인 조직을 합쳐서 굳이 전담 차관이라는 제도까지 두면서 미래창조과학부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린 데서 박근혜 당선인의 의지를 읽고 있다. 과학 연구개발 예산 17조원과 방송통신발전기금 1조2000억원, 정보통신진흥기금 1조2000억원 등 20조에 육박하는 예산을 집행하는 명실공히 최대 전략 부처로 키워 창조경제라는 국정 어젠더를 구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방통위 한 관계자는 “형식상 미래창조과학부 ICT 전담차관과 방통위를 진흥과 규제라는 명목으로 나눠놓기는 했지만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이 이를 총괄 지원하는 구조라 청와대의 친정 체제가 더욱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곽재원 한양대 교수는 “미래창조과학부는 막대한 예산과 권한을 독차지하는 슈퍼파워가 아니라 방송통신 융합 시대, 여러 부서들의 얽힌 과제를 풀어주는 슈퍼 컨설턴트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지호 언론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진흥과 규제를 분리한다는 명분 아래 독임제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진흥 정책을 미끼로 방송통신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형해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치 논리로 방송통신을 뒤흔들었던 이명박 정부의 실패를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김충식 방통위 상임위원은 “방통위 축소와 관련, 국회 통과 과정에서 상당한 충돌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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