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6일 토요일

[기고]전교조 5천원 기부는 재판...20만원 기부 이동흡은 괜찮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1-25일자 기사 '[기고]전교조 5천원 기부는 재판...20만원 기부 이동흡은 괜찮나?'를 퍼왔습니다.
이동흡 후보는 파면감이다

ⓒ김철수 기자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불법 위장전입과 증여세 탈루, 업무추진비 개인 유용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한 야권 의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와 함께 대한민국 제 4부로 불리는 헌법재판소의 차기 6년 대표로 이동흡 후보 지명됐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언론보도를 지켜봤다. 민주당과 진보당, 정의당 등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부적격이라는 입장이 있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는 “관행이다. 오해다. 억울하다”며 헌재소장을 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이렇게 버티는 이유는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경우처럼 인사청문회에서 아무리 많은 문제가 지적되더라도 막무가내로 임명을 강행하면 그만이었던 사례를 알기 때문일 것이다. 이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만약 이 일이 교육계에서, 학교장이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따져보았다.

5천원 후원 전교조 교사는 재판, 20만원 후원 후보는 헌재소장 후보로

이동흡 후보자는 밝혀진 사실만 봐도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에게 2차례에 걸쳐 2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기부했다. 애초 1번으로 알려졌으나 청문회 과정에서 2번인 것으로 드러나 거짓말 논란까지 제기됐다.

이 장면에서 민주노동당에 월5천~1만원의 정치후원금을 기부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교조 교사들이 떠오른다. 당시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후원금은 불법이며, 적발된 경우 반환 조치를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중앙선관위 위원장을 지낸 이동흡 후보자는 “그것이 불법인지 몰랐다. 10만원 후원에도 적용되는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피해가려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교과부는 일관되게 교사와 공무원이 정당과 국회의원에 정치후원금을 기부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금지하고 있고, 법제처도 “국회의원 개인 후원회도 정치단체이므로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후원금은 불법”이라고 유권해석을 내렸으며 이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전교조 교사들은 민주노동당에 월5천~1만원 소액후원을 이유로 1,000명이나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정치자금의 주무부서인 중앙선관위 위원장을 지낸 후보자가 2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한나라당 의원에게 기부하고도 ‘불법인지 몰랐다’는 변명을 납득할 국민은 없어 보인다.

형사처벌 대상 위장전입, 이동흡은 문제 없어?

ⓒ김철수 기자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불법 위장전입과 증여세 탈루, 업무추진비 개인 유용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한 야권 의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위장 전입이 주민등록법 위반임은 명백하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이 한나라당의 조전혁 전 의원이 선거 당시 자신과 가족의 주민등록을 거짓으로 옮겼다가 유죄 선고를 받은 사례일 것이다.

해마다 수백명의 국민들이 위장전입으로 형사처벌을 받고 있는데 헌법재판소장 후보가 위장전입을 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학교에 다니고 있는 딸들의 교육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하는 것 역시 문제이기는 마찬가지다.

조금이라도 좋은 학군(이 후보자의 자녀는 강남3구 중 하나인 송파구 학군이었다.)에서 자녀를 공부시키고자 하는 부모 마음 때문이라 하더라도 잘못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모든 학부모들이 자녀를 좋은 학교에 다니게 하기 위하여 위장전입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위장전입한 것이 밝혀지면 그 학생은 강제전학 조치를 당한다. 그런데 이동흡 후보자의 자녀는 학교는 그대로 다녔고, 아파트는 아파트대로 얻었다. 위장전입을 통하여 일석이조를 거둔 셈이다. 헌법재판소장의 이런 행동이 정당하다면 앞으로 좋은 학군 배정을 위한 위장전입을 어떻게 막고, 위장전입 학생에 대한 강제 전학은 어떻게 정당화할 것인가?

비가 김태희 만나면 근무지이탈, 출장가서 국민 혈세로 가족여행가면 괜찮나

이동흡 후보자가 프랑스와 미국으로 출장을 가서 그 기간 동안 가족여행을 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헌법재판관이 해외에 출장을 가는 것을 뭐라고 할 사람은 없다. 또, 백보 양보하여 그 출장에 가족을 대동하고 간 것까지는 봐줄 수 있다고 하자. 그런데 문제는 공무가 아닌 가족여행까지 공무일수에 포함시켜 출장비를 받아갔다는 것이다.

만약, 교장이 10일 동안 공무로 출장을 하면서 5일을 더 붙여서 가족여행을 했다면 어떻게 될까? 먼저, 가족여행 기간 동안 받은 출장비를 반납해야 한다. 그리고 공무로 출장을 간 기간 동안에 사적인 업무인 가족여행을 한 것은 근무지 무단이탈로 중징계를 면하기 힘들다. 

최근, 연예사병인 ‘비’(정지훈 상병)이 공무로 외출을 나와서 그 기간 동안에 잠깐 여자친구로 알려진 김태희를 만난 것으로 징계를 받은 것 역시 같은 이치였다. 그것도 국민 혈세로 출장비를 받아서 그렇게 했다면 훨씬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김철수 기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북촌로 헌법재판소앞에서 연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지명철회를 촉구 기자회견에서 김복동,길원옥 할머니와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동흡만 예외라면 이 나라 법치는 설 곳 없어

판공비로 불리던 것이 지금은 거의 모든 기관에서 업무추진비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헌법재판관도 (월정액) 업무추진비,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 등 3가지 항목으로 업무추진비를 받고 있는 듯하다. 

학교장도 비슷하다. 월정액으로 봉급처럼 받는 ‘직책급 업무추진비’가 있고, 교직원간담회, 교과협의회, 학교운영위원회 등 학교의 운영 및 유관기관과의 업무유대를 위하여 소요되는 경비에 쓰라는 ‘기관운영 업무추진비’, 그리고 사업추진경비, 교직원 행사경비, 학부모 행사경비 등 학교 주요행사 및 사업 등에 소요되는 경비인 ‘사업추진 업무추진비’로 나뉜다.

이 중 직책급 업무추진비는 개인 봉급과 같은 것이어서 어디에 사용하든 아무런 제한이 없다. 그러나 기관운영 업무추진비와 사업추진 업무추진비는 공금이기 때문에 사용 용도가 엄격하게 제한돼 있고 사용 후에는 반드시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학교장이 이 경비로 교장회비와 같은 단체 회비를 내거나 개인 경조사비로 사용하면 불법이자 징계 사유에 해당되며, 그 돈을 반납해야 된다. 어떤 경우에도 월정액으로 지급하는 것은 금지되며, 한꺼번에 많이 받아서 나누어 쓰는 것도 금지되며 카드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헌법재판소장의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는 학교로 치면 학교장의 ‘기관운영 업무추진비’와 ‘사업추진 업무추진비’와 같은 성격의 공금이다. 단위 학교의 학교장도 업무추진비라는 공금을 사적으로 사용하면 반납하고 징계까지 받는데, 헌법재판소장이 공개도 못하고 영수증 첨부도 안 하는 것, 더 나아가 이를 금융상품인 MMF에 투자하고 거기에서 자녀 유학비로 송금하는 것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면 이 나라 법치는 설 자리가 없어진다.

ⓒ민중의소리 24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던 국회 인사청문특위 전체회의가 여야간 의견차이로 전체회의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이동흡, 교장이었다면 파면감

교사는 5천원 정치후원금으로 재판을 받고 있고 심지어 해임을 당하기도 했는데 그는 2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기부했다. 학부모가 위장전입을 하면 학생은 강제전학인데 그는 좋은 학군의 학교도 그대로 다니고 아파트도 얻었다.

교사가 출장 달고 출장비 받아서 공무 수행 중에 가족 여행을 다녔다면 출장비 반납에 근무지 무단이탈로 중징계를 면하기 힘들겠지만, 그는 징계는커녕 출장비 반납도 하지 않았다. 학교장도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할 수 없고 사적으로 사용할 시에는 회수하고 징계를 받는데, 그는 그 돈을 자신의 통장으로 옮겨서 다른 돈과 섞어 보험료도 내고 자녀 유학비로 송금하기도 했다.

이동흡 후보가 학교장이라면 파면 등 중징계를 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그는 대한민국 제 4부라고 불리는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으로 근무했고 이제 다시 6년 임기의 헌법재판소장이 되려 하고 있다. 교육계였다면 교장 아니라 교사하기도 힘든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대한민국 제 4부 수장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를 추천했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말이 없다. 이래서야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법치를 가르치고, 국민들에게 법의 존엄을 말할 수 있겠는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의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김행수 전 사립학교개혁 국민운동본부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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