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06일자 기사 '자칭 '안철수 저격수' 출연하는 방송, 괜찮을까요'를 퍼왔습니다.
종편 대담 프로그램 편파 논란, "선정적이고 품위도 없고 저질"
종합방송편성채널(이하 종편)이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편파적인 보도로 일관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5일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에서 열린 '대선 방송 이대로 좋은가?'(한국방송비평회 주최)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종편 프로그램 가운데 정치평론가가 출연한 대담 프로그램이 공정성을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호은 교수(청운대학교 방송영상학과)는 '대선방송의 공공성 무엇이 문제인가?'이란 제목의 발제문에서 "태생적으로 돌연변이의 모습을 보이는 새로운 미디어채널(종편)은 긍정적인 전망보다는 새로운 출연자의 등장을 허락했다"면서 "하지만 이들 정치평론가는 공정선거를 위한 방송의 중요한 소명과 역할을 도와주지 못하고 방해하기까지 하는 매우 우려스러운 현상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 교수는 정치평론가가 출연하는 대담 프로그램에 대해 "공공성은 가장 우려되는 문제"라면서 "선거라는 이벤트에 나서는 대립적인 후보들을 다루는 정치 평론가는 공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전문성 부족은 물론 정치인보다 더욱 정치인에 가깝고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감춘 채 방송에서 특정 후보 진영을 대변하고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이 교수는 종편 프로그램 중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 연합뉴스 TV '고성국의 담담타파',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등에 출연한 정치평론가의 발언을 중심으로 지난달 16일부터 23일까지 모니터링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의 경우 방송에 출연한 정치평론가가 야당의 비례대표 순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TV '고성국의 담담타파'는 고성국 정치평론가가 사회자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고 평론가가 특정 후보 지지자로 알려져 있어 프로그램 진행 자체부터가 공공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3일 고성국의 담담타파에서는 또한 이정우 담쟁이포럼 연구위원장이 출연했는데 지난 참여정부 정책실장 출신이었고, 최근에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캠프 경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출연자로서 부적절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에서는 지난달 21일 현직 교수가 출연한 대담이 있었는데 안철수 후보 캠프로 합류했던 김민전 경희대 교수가 출연했다는 점에서 "학자로서의 전문적 평론이 정치 현장에서 후보자들에게 편향된 정보를 주는 행태로서 매우 우려되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채널 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서는 지난달 21일 안철수 후보를 '뻐꾸기의 야심'이라고 폄훼했던 윤창중 정치평론가(전 문화일보 논설실장)가 출연해 편향적인 발언을 쏟아냈는데도 여과 없이 방송에 내보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정규재 한국경제 논설실장이 출연한 방송을 두고는 "스스로 '안철수의 저격수'라고 자청하는 논설실장은 '언론인이 욕을 먹는 것은 업보'라는 표현을 쓰면서 스스로 공영성을 포기하는 발언으로 예전에는 방송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 5일 서강대학교 '대선 방송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사)한국방송비평회
토론 참가자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넘어 종편을 맹비난했다.
윤재홍 교수(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는 대선 방송에서 나오는 정치평론가가 전문성과 자격을 갖췄는지, 자질을 따져보고 정의부터 정립돼야 한다면서 평론가들이 출연하는 종편 방송에 대해서는 정치방송이며 선거 방송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오명환 교수(전 용인송담대학 / 방송평론가)는 "종편에 출연하는 정치평론가는 평론가이기 보다는 종편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흥행몰이를 위한 탤런트들"이라고 꼬집고 "자극을 줘서 종편 시청률을 올리려는 역할로 보고 있다. 대단히 선정적이고, 품위 없고, 저질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혹독히 비난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보도교양방송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던 정중헌 부총장(전 서울예술대학교)은 "지상파와 비교해 이 같은 진행자를 쓰는 제작자의 함량이 부족하다"면서 "뭔가 허술해보이고 함량이 떨어져 보인다. 시청률을 의식해서인지 진행자부터 무리수를 두면서 점점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정 부총장은 또한 종편 대담 프로그램의 한 사회자가 자기 주장을 밀어붙이다가 초청인사가 불쾌감을 표하고 나간 버린 일이 있었다면서 "방송심의위원들이 이 방송을 보고 흥분했다. 완성되지 않은 방송을 이렇게 내는 것에 대해 질책을 했다"고 전했다. 정 부총장은 "선거방송을 할 수 있는 제작자의 의식과 제작 방식이 세련되지 않으면 종편 방송은 흥미 위주의 예능 프로와 다르지 않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편 채널의 출범부터 공공성을 기대하기 힘들었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기태 교수(호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는 "종편은 출발부터 대선 방송 공공성을 지향하는데 태생적인 한계를 가진 매체였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시장이 확장되면 우수한 미디어들이 출연할 것이라고 종편을 수용했는데 애초부터 방송에서 상업성을 추구하게 되면서 공공성을 확보할 수 없었다. 종편을 공공성 잣대로 대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김 교수는 대신 미디어 교육을 통해 매체 수용자의 주체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광옥 교수(수원대학교 명예교수)는 "모든 미디어가 밥 장사를 하고 있다. 특히 종편이 신이 나서 먹거리를 잘 찾은 것"이라며 "미디어는 선거를 늘 박빙으로 만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제는 공정성 운운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다. 팩트를 붙잡고 박살을 내야 하는 방향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이호은 교수는 대선 방송에서 종편 프로그램을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지속적인 감시와 심의 제도 ▲언론인의 양심적 저널리즘 실현을 위한 소명의식 ▲시청자의 능동적 방송비평을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등을 제시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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