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9일 월요일

야권, 단일화만 믿다 NLL 논란에 ‘역전타’


이글은 시사IN 2012-10-29일자 기사 '야권, 단일화만 믿다 NLL 논란에 ‘역전타’'를 퍼왔습니다.
한 달 동안 계속되던 야권 강세 흐름이 흔들리고 있다. 양자 대결에서 야권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앞서면서 어떻게 해도 야권이 승리한다는 전망까지 나오던 터였다.

안철수 후보의 출마선언 후 지속돼오던 야권 강세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사실 박근혜 후보는 그 중요하다는 추석 민심에서도 안철수·문재인 후보의 기선을 제압하지 못하고 고전했다. 그런데 선대위 구성 이후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서더니, 다자 구도는 물론 양자 구도에서도 앞서가는 형국이다.

박근혜 후보는 안철수 후보가 출마선언을 한 9월19일 이후 대략 한 달간, 여야 양자 구도에서 단 한 번도 안철수 후보를 앞서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10월17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박근혜 47.7%, 안철수 46.7%로, 박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하게 29일 만이다. 겨우 2주 전, 그러니까 추석 연휴 직후인 10월4일 조사에서는 안철수 48.7%, 박근혜 43.6%로, 안 후보가 오차범위(±2.5%포인트)를 넘어 박 후보를 앞서고 있었는데, 2주 만에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사실 야권에서는 단일화를 전제로 한 여야 양자 대결 구도에서 안철수·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대부분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상당히 고무돼 있었다. 심지어는 간혹 다자 구도에서도 안 후보가 박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쫓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3자 정립 구도의 가능성, 다시 말해 안 후보가 끝까지 독자 행보를 할 수 있고 그 경우에도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자 안철수 캠프의 박선숙 선대본부장이 “투표율을 대입해 환산하면 단일화를 해도 박근혜 후보에게 패배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는데,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아예 전세가 완전히 역전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제는 굳이 투표율을 대입하지 않아도 야권 단일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 패배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시사IN 이명익 10월13일 ‘과학기술 나눔 마라톤 축제’에 참가한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오른쪽부터).

박근혜, 40대 중도층 지지율 다시 회복

여기에는 새누리당이 선대위 구성과정에서 벌어진 내홍을 잘 극복한 측면도 작용했을 것이고, NLL 논란도 한몫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테면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 영입을 두고 벌어졌던 내홍은 안대희 정치쇄신위원장과 한 전 실장 모두 한발씩 물러서면서 봉합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과거사 논란 이후 떨어진 40대 중도층의 지지율이 회복되었다.

NLL 논란은 지지율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요 며칠 사이 안철수 후보에 비해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더 크게 빠졌는데, 10월4일 조사에서 박근혜 47.2%, 문재인 46.6%로 박빙이었던 것이, 17일 조사에서는 박근혜 49.4%, 문재인 42.4%로 격차가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져, 사태가 문 후보 측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NLL 논란 초반에는 문 후보가 새누리당 주장이 사실일 경우 책임을 지겠다고 세게 나가면서 박 후보에게 오히려 역풍이 불었다. 그런데 새누리당이 국정감사와 국회의석 3분의 2 찬성으로 자료 공개를 추진하자 문 후보에게 다시 악재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안철수 후보 지지율까지 동반 하락했다. 

이처럼 야권이 승리하려면 단일화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플러스 알파’가 절실한 양상이다. 두 후보 진영에서 남은 두 달 동안 ‘그 무엇’을 찾아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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