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9일 월요일

낙동강 불소 농도 10배 증가


이글은 경향신문 2012-10-29일자 기사 '낙동강 불소 농도 10배 증가'를 퍼왔습니다.

ㆍ구미공단 불산 누출 사고 후 오염 토양 빗물에 유입된 듯

경북 구미공단 불산 누출사고 이후 낙동강에서 종전보다 10배 이상 많은 불소가 측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더 이상의 불산 유출 피해는 없다고 한 환경부의 발표와 다른 결과다.

28일 시민환경연구소는 22㎜의 비가 내린 지난 22일 구미4단지 공공하수처리시설 상류의 낙동강 수질을 측정한 결과 불소가 ℓ당 1.2㎎ 검출됐다고 밝혔다.

지난 2일 같은 지역에서 검출된 불소 농도의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당시 구미4단지 공공하수처리시설 상류에서 측정된 불소의 농도는 ℓ당 0.12㎎이었다. 아주 적은 양의 비에도 불소의 농도가 10배가량 높아진 것이다. 

이는 사실상 불산 사고 이후 오염된 토양이 제대로 정화되지 않고 그대로 방치됐다가 비가 내리자 씻겨 내려온 불산이 낙동강 지류를 따라 흐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수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은 “비록 사람이 먹었을 때 건강에 해를 끼칠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여전히 구미공단 인근의 불산 피해지역이 심각한 오염 상태임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말했다. 또 “토양 정화작업을 신속히 벌이지 않을 경우 앞으로 비가 내릴 때마다 불산 피해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람이 먹는 물의 불산 허용 기준치는 1.5㎎/ℓ이기 때문에 이번에 검출된 양은 기준치에는 미달하는 양이다.

구미 인근 지역은 최근 물고기 수천마리가 의문의 떼죽음을 당해 환경당국이 누출된 불산과의 연관관계를 조사 중이다. 지난 26일 구미시 진평면 동락공원 남쪽 낙동강변 300m 구간에 2200여마리의 물고기가 폐사했다. 이어 24일에는 1400여마리의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채 발견됐다. 

앞서 지난 17일 환경운동연합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경북 구미 불산 누출사고 지점에 인접한 산동면 봉산리에서 식물시료 25개를 채취해 불산 농도를 측정한 결과 107.6~9594.1ppm의 불소가 검출됐다. 유럽연합(EU)이 가축 먹이로 사용할 수 있는 기준치(30~150ppm)를 최고 수백배 초과한 양이다.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환경부가 발표한 수치가 당시 상황을 과소평가해 나온 값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난 1일 낙동강 하천 중 1.02㎎/ℓ의 불산이 검출된 곳도 있다”며 “불산은 같은 상류라도 조사하는 지점에 따라서 농도가 다르게 측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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