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9일 월요일

“경제민주화의 첫 출발점은 비정규직 철폐”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10-28일자 기사 '“경제민주화의 첫 출발점은 비정규직 철폐”'를 퍼왔습니다.
노동자와 시민 2천여명, 비정규직 문제 해결 촉구하며 서울 도심 행진

ⓒ양지웅 기자 27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비정규직 없는 일터, 비정규직 없는 사회, 10.27 희망촛불행진'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하늘이 뚫린 듯 내리는 폭우에도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바라는 노동자들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전국에서 모인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단체 회원 2천여명은 27일 오후 5시께 서울역 광장에서 ‘비정규직 없는 일터! 비정규직 없는 사회 10.27 희망촛불행진’ 집회를 열고 “우리 사회에 비정규직이 1천만에 이르고 있다”며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복지, 사회양극화 해소의 첫 출발점이 바로 비정규직 문제해결”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은 자본의 폐해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가난의 또다른 말이 바로 비정규직이며 미학적으로 말하면 노동자들의 입에다 돌멩이를 물린 것”이라며 “자본이 비정규직을 만들어 노동자들이 아우성도 못치고 밥도 못 먹게 했다”고 일갈했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노동의 가치는 동일하고 사람에게 유통기한은 없다”며 “울산 비정규직 동지들이 철탑에 매달려 있는 이유는 법을 지키라는 상식적인 요구에도 요지부동인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양지웅 기자 27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비정규직 없는 일터, 비정규직 없는 사회, 10.27 희망촛불행진'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점차 거세지는 빗줄기와 함께 현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눈물어린 성토도 이어졌다. 

울산 현대차 공장 앞 송전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최병승 조합원은 전화통화를 통해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미 투쟁한지 8년 넘었고 그동안 두 명의 동지가 분신을 했다”며 “동지들이 함께 힘을 모아 8년 동안 시간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에서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는 박영배 씨는 “최근 충북 옥천에서 대리운전을 하고 귀가하던 동지는 차에 치여 숨을 거뒀지만 어떤 보험적용도 받지 못했다”며 “우리 같은 특수고용노동자들에게도 노동3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정규직을 철폐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대한문 앞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24일 울산공장 내에서 사복경찰에 체포돼 연행됐던 박현제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장은 “수천억원 비자금을 챙기고 불법으로 사내하청을 운영한 정몽구는 아직도 떳떳하게 회장자리에 있지만 우리 노동자들은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며 “현대차 뿐만 아니라 천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문기주 쌍용차지부 정비지회장은 “우리는 살기위해 3년동안 투쟁했지만 이며악 정권을 우리 노동자들에게서 너무 많은 것을 빼앗아 갔다”며 “이제는 빼앗길 것도 양보할 것도 없다”고 성토했다.

한편 울산비정규직지회는 내달 17일 최병승 노조원과 천의봉 현대차비정규지회 사무장이 매달려 있는 울산 현대차 공장 앞 송전탑에서 ‘울산 공장 포위의 날’을 열 계획이다.

절뚝거리면서도 끝까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한 이정희

ⓒ양지웅 기자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비정규직 없는 일터, 비정규직 없는 사회, 10.27 희망촛불행진'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집회가 끝나고 2천여명 참가자들은 서울역에서 서울 중구 대한문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주말 저녁이라는 이유로 경찰에서는 행진허가를 하지 않았고, 서울역 광장을 봉쇄했다. 경찰은 인도 행진마저 막으려고 했고, 일부 참가자들은 몸싸움을 벌였다. 

행진 대열 가장 앞에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와 진보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와 노회찬 대표, 박원석 국회의원 그리고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 등이 있었다.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1천배를 마친 이 후보는 다리를 절뚝거리면서도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서울역 지하통로를 이용해 대한문으로 행진했지만, 심 후보를 비롯한 나머지 지도부들은 보좌관의 안내를 받으며 발걸음을 돌렸다. 카메라 기자들도 모두 빠진 상태였다. 

이 후보는 끝까지 집회를 참여한 이유를 묻자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법원 판결을 받고도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아 철탑에 올라가 있는 상황에서 비정규직 철폐과 현실화 되려면 대선 이전에 노동자들이 힘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그래서 노동자들과 눈빛을 나누고 힘도 느끼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무엇보다 불법 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사용자 측이 빨리 이행할 수 있도록 사회적 압력을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것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몇 년 동안 기다려 판결을 받아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처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자신들의 권익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이런 힘을 바탕으로 실제 성과를 만들어가는 것이 통합진보당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양지웅 기자 박현제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비정규직 없는 일터, 비정규직 없는 사회, 10.27 희망촛불행진' 정리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27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비정규직 없는 일터, 비정규직 없는 사회, 10.27 희망촛불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양지웅 기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27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비정규직 없는 일터, 비정규직 없는 사회, 10.27 희망촛불행진'에서 발언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비정규직 없는 일터, 비정규직 없는 사회, 10.27 희망촛불행진'에서 발언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와 '비정규직 없는 일터, 비정규직 없는 사회, 10.27 희망촛불행진' 참가자들이 27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정리집회를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양지웅 기자 '비정규직 없는 일터, 비정규직 없는 사회, 10.27 희망촛불행진'에 참가한 김영훈 위원장과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 등이 27일 저녁 서울역에서 덕수궁 대한문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김대현 기자 kdh@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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