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9일 월요일

삼우 폭풍성장 뒤에는 ‘사돈’ 현대차가 있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29일자 기사 '삼우 폭풍성장 뒤에는 ‘사돈’ 현대차가 있다'를 퍼왔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신용인 사장 아들 신성재씨
정몽구 회장 딸과 1997년 결혼
최근 10년간 매출 46배 급증
신성재씨 하이스코 사장 된 해
자동차용 강판 납품도 뛰어들어
매출의 86% 현대차그룹서 발생
‘일감 몰아주기’ 대표적 사례 주목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실태조사 방침을 밝힌 가운데,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삼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자동차용 강판 등을 현대차와 기아차에 납품하는 1차 협력사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돈인 신용인씨가 운영하고 있다.삼우는 현대차그룹의 사돈 기업이 된 이후 매출액이 최근 10년여 동안 50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매출 대부분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하이스코,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주력 계열사에서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높은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중)으로 정 회장 사위인 신성재(현 현대하이스코 사장)씨의 ‘돈줄’ 노릇을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10년간 매출 성장률 약 50배 삼우는 2001년 매출 177억원에 임직원 수 117명의 중소기업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남부럽지 않은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2011년 매출은 8166억원, 영업이익 283억원에, 임직원 수는 256명이다. 10년간 매출 성장률이 46배로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3.47% 수준이었다.현대·기아차의 다른 1차 협력사와 비교하면 삼우의 성장이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을 좀더 분명히 알 수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최근 오픈한 동반성장포털(winwin.hyundai.com/winwin)을 보면, 이 회사의 1차 협력사의 지난 10년간 평균 매출 변화는 2001년 733억원에서 2011년 2113억원으로 2.9배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또 평균 영업이익률은 2.57%로 역시 삼우보다 낮다.삼우의 폭발적 성장의 비밀은 거래 기업을 살펴보면 좀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살펴보면, 이 회사의 국내 매출액의 90% 가까이가 현대차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하고 있다. 2011년의 경우 전체 매출액(8166억원) 가운데 현대자동차(4875억원)와 기아자동차(2091억원), 현대제철(49억원), 현대모비스(5억원), 현대건설(7억원), 현대하이스코(30억원), 현대글로비스(5억원)와 거래한 게 86.5%에 이른다. 삼우가 만든 제품과 서비스의 수요처가 대부분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셈이다. 여기에 신 사장의 동서인 정태영씨가 대표로 올라 있는 현대커머셜과 얽힌 금융거래도 예사롭지 않다. 2011년 삼우는 현대커머셜과 거래를 시작해 모두 300억원의 자금을 빌렸다. 금리는 은행 등 1금융권 수준인 연 7% 전후반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현대커머셜로부터 200억원을 차입했다.

■ 삼우의 성장사 충북 음성군 대소면 오류리에 본사를 둔 삼우의 전신은 1984년 경기도 용인시에 있던 우림산업이었다. 주로 자동차 사후수리(A/S)용 부품 보관용기 등을 제조·판매했다. 대표는 신성재 사장의 부친인 신용인씨가 맡았다. 하지만 신성재 사장이 정 회장의 셋째딸 윤이씨와 1997년 결혼한 직후 삼우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완전히 바뀐다.1998년 7월 삼우는 충청도 음성군에 공장을 새로 짓고 제조품목도 상용자동차(버스나 트럭)용 휠로 전환했다. 애초 현대·기아차는 상용차 휠은 계열사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가 맡고 있었는데, 1998년 사업 조정을 하면서 삼우에 일감을 넘겨줬다. 신성재 사장이 현대정공에서 현대강관(현 현대하이스코)으로 자리를 옮긴 시기였다.삼우의 두번째 성장 발판은 2005년과 2011년에 만들어졌다. 각각 충남 당진군(현 당진시)과 울산 남구에 공장을 지어 자동차용 강판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로부터 자동차용 열연·냉연 강판을 넘겨받아 가공처리한 뒤 현대·기아차에 납품을 하는 게 주된 일이었다. 삼우가 자동차용 강판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한 해인 2005년은 공교롭게도 신성재씨가 현대하이스코 사장에 취임한 해이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일감을 떼어준 모양새다.

■ 삼우는 신성재의 돈줄? 삼우는 비상장사로 지분 100%를 가족들이 보유하고 있다. 사장인 신용인씨가 50%, 아들인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이 25%, 나머지는 신성재 사장의 자녀인 우진(19)·우택(16)·우현(8)군이 나란히 8.33%씩을 보유하고 있다.특이한 점은 삼우의 배당성향이 신 사장 일가의 지분 취득 시점부터 급격히 올라갔다는 점이다. 신성재 사장과 자녀들이 삼우 지분을 취득한 것은 2008년 5월이다. 부친인 신용인씨와 더불어 지분 25%씩을 각각 보유하고 있던 김아무개, 오아무개씨로부터 넘겨받았다. 이후 배당성향은 종전 10%대에서 2009년 26%, 2010년 32%, 2011년 35%로 수직상승했다. 이에 따라 신성재 사장과 그 자녀들이 받은 배당금도 2억5000만원(2008년), 4억원(2009년), 9억원(2010년), 17억5000만원(2011년)으로 빠르게 불어났다.또한 신 사장이 공격적으로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식 매집에 나선 것도 삼우 지분 취득 이후다. 신 사장은 지난해 5월 기아차 주식 2830주를 장내 매수했고, 같은 해 8월엔 현대차(120주), 기아차(880주), 현대건설(830주), 현대하이스코(1420주)를 사들였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삼우가 신 사장의 계열사 지분 취득을 위한 자금줄 구실을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8월 경제개혁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신 사장은 1997년부터 2010년까지 모두 23억원을 투자해 79억원을 벌어 연평균 투자수익률이 104.4%로 나타났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