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10일 수요일

진짜 중요한 논의는 쉬는 시간에? 방통위 수상쩍은 회의 구조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09일자 기사 '진짜 중요한 논의는 쉬는 시간에? 방통위 수상쩍은 회의 구조'를 퍼왔습니다.
“주요 의사결정, 대부분 티타임에서 이뤄졌다… 속기록 없이 밀실 논의”

“티타임에서 대부분 결정을 한 다음에 진행을 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논의를 하면 될 것 아닙니까?” (지난 8월23일,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

방통위의 주요 결정들 중 상당수가 ‘티타임’에서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식 회의가 아닌 비공식적 자리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비공식 회의는 기록이 남지 않고, 논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알 수 없다.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은 9일 방통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속기록이 남는 전체회의를 피해 비공개 되는 ‘정회시간’과 ‘티타임’을 이용해 비공식 논의를 거쳐 의사 결정을 하고 있는 정황이 전체회의 속기록 곳곳에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방통위가 ‘티타임’에서 논의하거나 의결한 안건은 부지기수다. 특히 논란이 있던 안건이 많았다. 법원이 통신요금 원가산정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고 판결한 것에 대한 항소 방침은 9월25일 ‘티타임’에서 결정됐다. 전체회의에서 논의나 의결 과정은 없었다.

▲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 (자료사진) ⓒ이치열 기자 truth710@

유료방송 시장을 혼란으로 몰아갔던 KT스카이라이프의 ‘DCS 서비스’ 위법성 여부에 대한 판정도 ‘밀실’에서 이뤄졌다. 중소 방송사들이 ‘생존’의 문제라며 관심을 쏟았던 ‘미디어렙 결합판매 지원 대상 지정’ 고시안은 9월5일 전체회의 도중 5분 간 정회한 후 속개해 곧바로 의결됐다. 김충식 상임위원은 “조금 조율이 필요할 것 같은데 그렇게 긴 시간도 아니고 잠깐 정회하고 논의를 계속할까요?”라고 말해, 사실상 ‘비공식 논의’를 부추겼다.

지난 5월4일에는 당시 KT가 삼성전자의 스마트TV의 접속을 제한한 것에 대한 시정조치를 논하면서 ‘비공식 논의’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홍성규 부위원장이 “우리가 지난번에 비공식적으로 논의가 있었지 않았습니까”라거나 “이 문제가 굉장히 중대한 사안이라서 위원들끼리 여러 차례 비공식적으로 논의도 한 바 있습니다”라고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답변에 나선 이계철 위원장은 ‘문제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위원들이 정식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의논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그럴 때 하는 것이 티타임”이라고 말했다. “티타임에서 결정된 결과는 본회의에서 속기록에 남도록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배 의원은 “비밀회의를 할 것 같으면 왜 국가 예산을 들여서 속기록을 남기느냐”며 “전체적으로 밀실회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아무도 없으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병헌 의원도 “티타임은 곧 ‘밀실타임’, ‘비밀타임’ 아니냐”며 “밀실 결정을 하기 위해서 속기록이 작성되는 공식 회의를 중지하고, 배제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의원들의 ‘티타임’ 관련 자료 요청에 대해 이 위원장은 “티타임에서 나오는 그 모든 것을 속기록에 남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 전에부터 그렇게 운영을 해왔다”는 말도 했다. 배재정 의원은 “국회와 문방위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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