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10-25일자 기사 ''청와대가 떨고있다?' 내곡동 특검 수사 어디까지 왔나'를 퍼왔습니다.
지난 16일부터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이광범 특별검사팀이 수사를 개시한지 열흘 가까이 흐른 가운데, 특검 수사에 점차 가속도가 붙으면서 청와대의 속앓이는 커져만가고 있다.
특검팀은 25일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34)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겠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 자녀가 특검에 소환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형씨는 앞선 검찰 조사에서 피고발인으로 서면조사만 받았지만, 특검팀은 수사 초기 단계부터 시형씨를 핵심 소환 대상으로 선정하고, 그동안 소환 일정 및 경호문제를 조율해왔다.
특검의 칼끝은 대통령 일가를 전방위적으로 겨냥하려는 분위기다. 특검의 압박으로 시형씨에게 6억 현금을 '다발'로 건네준 이 대통령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이 귀국해 조만간 출석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돈을 주고받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이 회장의 부인까지 소환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청와대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내곡동 특검의 칼끝은 청와대?
이상은 출국 등 초반 '삐걱'거렸지만...
특검팀은 수사 개시 첫날인 16일 시형씨를 비롯한 주요 수사 대상자 10여명에 대해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신청하는 등 의욕을 드러냈지만, 이 대통령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이 전날 이미 출국했고, 토지매도인인 유모씨는 지난 5월12일 이미 출국한 사실을 확인해 이들에 대해선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분위기를 추스르고 칼 끝을 청와대로 겨냥했다. 특검팀은 수사 개시 이틀째인 17일 이상은 회장의 서울 광진구 구의동 자택을 비롯해 경북 경주에 있는 다스 본사의 회장 사무실과 이 대통령 아들 시형씨 사무실, 시형씨 경주 숙소, 이 회장의 경주 사택, 사저부지 거래 관여 중개업소인 N부동산,T부동산 등 총 6곳에 대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특검팀은 파견 검사와 특별 수사관 등을 현장에 보내 사저부지 매입과 관련한 자금관계, 계약관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 특검팀은 이날 시형씨 등 주요 수사대상자 계좌에 대해 압수수색영장도 발부받아 계좌추적에 나섰다.
특검팀은 18일에는 사저 부지 매입 실무를 맡았던 청와대 경호처 직원 김태환(56)씨를 소환 조사했다. 수사 개시 이후 첫번째 소환조사를 벌인 것이다.
특검팀은 이날 김씨를 상대로 부지매입 경위, 시형씨와 경호처가 부지매입 비용을 나눈 기준, 부지매입의 최종 결정권자 등에 대해 14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특검팀은 또 시형씨가 모친 김윤옥 여사의 서울 논현동 땅을 담보로 농협 청와대지점에서 사저 터 매입 자금 6억원을 대출받는 과정에 특혜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검팀은 시형씨의 대출 및 송금 경위를 파악하고자 지난 19일부터 매일 농협 청와대지점과 종로지점 직원 여러명을 소환한 데 이어 24일에는 농협 청와대 지점장을 소환조사했다.
특검팀은 지난 23일 농협 청와대 지점의 업무 현황을 파악하고자 비공식적으로 청와대를 찾아 농협 지점을 탐문조사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배임, 부동산실명제 위반 정황 속속 드러나
특검 수사 과정에서는 사저 매입 과정 상 배임 의도, 부동실명법 위반의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특검팀은 청와대 경호처가 이씨와 공동으로 매입한 필지 값을 애초 매도인이 요구한 액수보다 수억원 낮춰 계약한 것으로 확인했다. 특검은 이씨가 부담해야 할 필지 매매가를 낮추면서 다른 필지 값을 높인 행위를 '배임 의도'라고 판단하고 집중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검팀은 사저 땅 전 주인인 유씨가 매매가 54억원으로 책정한 전체 9필지 중 주택이 자리잡고 있던 20-17번지(528㎡·155.7평) 매매가를 30억원으로 특정해 요구했지만, 사저 터 구매를 담당자였던 경호처 직원 김씨 반대로 25억원에 계약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해당 필지 매매가로 20억원을 제안했지만, 유씨가 세금 등을 이유로 반발해 중간 가격인 25억원에 계약했고, 이로 인해 9필지 중 경호처가 단독으로 구매한 나대지 등 나머지 필지 가격은 5억원 더 비싸게 거래됐다.
특검은 시형씨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해당 필지 매매가를 낮추자고 김씨가 유씨에게 요구한 것을 배임 행위로 판단하고 있다.
특검은 또 시형씨와 경호처가 공동매입한 내곡동 20-17번지의 시형씨 소유지분이 계약 과정에서 53%에서 63%로 늘어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시형씨 지분을 10% 늘려줘 수억원의 이득을 보게 한 배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사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과 시형씨가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정황도 포착됐다.
24일 복수 보도에 따르면 특검에서 흘린 검찰의 불기소결정서 내용을 통해 이 대통령이 시형씨 명의로 사저 터를 사라고 지시하며 시형씨에게 이상은 회장에게 직접 6억원을 빌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형씨는 사저 터를 편의상 자신의 명의로 취득했다가 사저 건립 무렵 이 대통령이 재매입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 대통령의 말을 듣고 관련 업무를 청와대 총무기획관실 김세욱(58) 행정관에게 부탁해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형씨는 돈을 마련해 매도인인 유모씨에게 송금한 것 외에는 부지 계약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기존 검찰 서면조사에서 주장했고,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전 행정관은 지난 21일 특검에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아 시형씨 자금을 관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정황대로라면 시형씨가 사저 터 매입 자금을 단순히 배달한 것에 불과한데, 그렇다면 이 대통령과 시형씨는 모두 부동산실명거래법을 위반한 것이 된다. 당초 검찰은 이와 관련해 시형씨가 형식적.실질적으로 땅을 매입했다고 본다며 무혐의 처분했었다.
청와대 긴장감 '모락모락'...청와대 경호처 압수수색 가능성도
이 대통령이 직접 부지 매입 과정에 관여한 정황과 경호처 직원이 직접 사저 매입 자금을 관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청와대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특검팀이 부지 매입 과정을 면밀히 조사하기 위해 청와대 경호처까지 압수수색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물론, 이 대통령이 시형씨에게 자금 마련 과정에 대해 지시한 정황을 들어 특검이 이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이미 검찰이 무혐의로 결론을 내렸고, 배임과 같은 불법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지만, 특검팀이 흘리고 있는 수사 내용만 감안하더라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청와대 측은 이와 관련, 언론을 통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 핵심 참모는 '연합뉴스'에 24일 "특검이나 특정 정당에서 일부 언론에 수사 사실을 흘리고 있다는 정황이 적지 않다"며 "어차피 시형 씨를 기소하는 것을 포함해 판을 짜놓고 맞춰 가려는 인상이 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강경훈 기자 qwereer@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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