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0일 토요일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21년만에 재심 결정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10-19일자 기사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21년만에 재심 결정'을 퍼왔습니다.
"문서감정인 증언 중 일부가 허위로 드러나"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지난 1991년 당시의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에 대해 19일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대법원은 이날 서울고등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에 대한 검찰의 즉시항고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강기훈(48)씨 사건은 형사소송법 438조 1항에 의해 서울고법에서 재심소송 절차가 진행돼 유무죄 여부를 다시 판단하게 된다.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리는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은 1991년 5월8일 서강대 건물 옥상에서 전민련 사회국 부장 김기설씨가 노태우 정권 퇴진을 외치며 분신자살하자 검찰이 김씨의 동료이던 강기훈 당시 전민련 총무부장이 유서를 대신 써줘 자살을 방조했다며 기소한 사건이다.

검찰은 당시 기소의 결정적 근거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필적 감정 결과를 제시했으며, 강씨는 징역 3년이 확정된 후 만기 출소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강씨의 유죄 근거가 된 필적 감정결과에 대해 "재심대상 판결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속 문서감정인들의 증언 중 일부가 허위임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필적감정을 담당한 국과수 소속 감정인 김모씨와 양모씨는 재판에서 자신들을 포함해 4명이 돌아가면서 현미경 장비를 이용해 여러 차례 강씨의 필적자료와 유서를 세심히 비교 관찰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김씨, 양씨 외에 다른 두 명의 감정인들은 "김씨가 대부분 감정을 진행했고 자신들은 공동심의란에 서명한 것이 전부"라고 진술, 결국 김씨와 양씨의 증언이 허위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따라서 강씨의 재심 청구에 대해 "유죄를 인정할 만한 다른 증거 유무에 관계없이 허위 증언이 증명된 이상 형사소송법 420조 2호에 따라 소정의 재심사유가 있다고 본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강씨의 유서 대필 자체에 대해서는 국과수 감정결과와 진실화해위원회가 의뢰한 감정결과가 엇갈리는 만큼 판단을 보류했다.

재판부는 "`유서가 김기설씨의 필적과 동일하고 강씨의 필적으로 볼 수 없다'는 진실화해위원회의 감정의뢰 결과는 신빙성을 부여하거나 증거가치가 확실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이 감정의뢰 결과가 종전 국과수 감정결과보다 현저히 우월한 증거가치가 있다고 본 원심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강씨는 `유서를 대필하지 않았다'는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실 규명 결정에 따라 2008년 1월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고법이 2009년 9월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지만 검찰이 즉시항고함에 따라 지난 3년1개월간 대법원 심리가 진행돼 왔다.

강씨의 변호인단은 재심 청구서에서 "법원이 자살방조와 국가보안법 위반 등 강씨 혐의를 모두 인정했으나 이 가운데 자살방조 혐의는 잘못된 증거와 증언에 기초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재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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