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5일 수요일

임기 말 MB 정부, ‘외교’는 없고 충돌만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15일자 기사 '임기 말 MB 정부, ‘외교’는 없고 충돌만'을 퍼왔습니다.

ㆍ일본·중국과 불편한 관계… 북한, 활발한 외교와 대조

북한이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한국을 제외한 주변국들과 활발한 외교활동을 벌이고 있다. 반면 임기 말인 이명박 정부에서는 외교가 시야에서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북한에 정상회담을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월8일부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와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4일 러시아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동시베리아 울란우데에서 열린 당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에서 남북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신문은 “중국을 배려하는 북한이 김 제1비서의 중국 방문 전에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응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북한의 실력자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13일부터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그는 후진타오 주석 등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양국 간 경제협력과 김 제1비서의 방중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에서는 한성렬 북한 뉴욕대표부 차석대사가 지난 7월 중순 클리포트 하트 미 국무부 6자회담 특사를 북한 대표부로 불러 면담하는 등 미국과의 소통 채널도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거리를 둬온 일본과도 접촉수위를 높였다. 북한 내 일본인 유골 반환 문제를 매개로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4년 만에 북한과 당국 간 회담을 열 예정이다. 4월13일 로켓 발사로 한·미·일은 물론 중국, 러시아로부터도 규탄받으며 고립 위기에 몰렸던 김정은 체제가 관계 회복에 나선 것이다.

반면 임기 말 이명박 정부는 이곳저곳에서 주변국과 충돌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관계가 급랭하고 있다. 한·일관계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1995년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는 발언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5년 “외교전쟁” 선언 이후 가장 악화됐다.

주무부처인 외교통상부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정당화해야 하지만, 그동안 견지해온 독도의 분쟁지역화 방지 원칙에 배치되는 쪽으로 일이 돌아가고 있어 논리 개발에 애를 먹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들은 “청와대가 설명한 그대로 받아들여달라”며 첨언하기조차 꺼리는 모습이다. 

24일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축제 분위기여야 할 양국 관계는 서먹서먹하다. 양국은 당일 서울과 베이징에서 개최할 리셉션 참석자의 급도 아직 정하지 못했다. 정부 당국자는 “예년의 관례, 장관 등의 일정을 감안해 조만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씨 고문 파문으로 한·중 양국은 정무적으로는 불편한 관계에 놓여 있다. 양국 관계는 한·미동맹의 복원을 외교정책의 기조로 삼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부터 삐걱대기 시작해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을 거치며 계속 악화됐다. 

북한과는 접촉 채널조차 유지되지 않고 있다. 최근 비밀리에 추석절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접촉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거부했다. 중국, 일본, 북한 등 동북아 주변국들과 모두 불편한 관계에 처하는 상황은 이례적이다. 문제는 정권이 바뀌기 전까지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기 전략이나 철학의 부재에서 비롯된 필연적 귀결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손제민 기자·도쿄 | 서의동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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