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30일 목요일

“파업 기자들 만든 ‘시사기획 창’, 공정했겠나”


이글은 미디어스 2012-08-29일자 기사 '“파업 기자들 만든 ‘시사기획 창’, 공정했겠나”'를 퍼왓습니다.
심의위 여당위원들, 법정제재 주장…제작자, 노조 보다 사측 분량 많아

KBS (시사기획 창) ‘2012 노동자의 삶’ 제작자들이 방통심의위에 출석해 MBC의 편향보도 주장에 대해 “정보량을 비교하면 사측 입장이 더 많았다”, “심의규정을 100% 준수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MBC 사측 인터뷰가 빠진 이유에 대해서도 “MBC 약속 불행이행 때문”이라며 “MBC가 반론권을 포기하고 나중에 문제제기한 것은 언론활동을 위축시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날 여당 추천 위원들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객관성·공정성 위반을 지적하며 재허가시 감점대상인 법정제재를 의견을 밝혀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권혁부 방송심의소위원장은 MBC노조와 같은 이유로 파업을 했던 KBS 기자들이 제작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애초 공정성을 기대할 수 없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 7월 10일 방영된 KBS '시사기획 창' 캡처

KBS (시사기획 창) 제작자, “심의규정 100% 준수했다”

2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위원장 권혁부)에 출석한 KBS 제작자들은 “MBC 사측이 취재·인터뷰에 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이 케이블에 나온 프로그램을 보고 사측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었고 내레이션을 통해 충분히 전달했다”고 ‘문제없음’을 주장했다.
실제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불법·정치파업이며 상습 파업의 고리를 끊겠다’, ‘노조가 사장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는 사측의 주장이 포함됐다. 노조 측의 정영하 위원장 인터뷰 시간보다 사측의 입장을 전달한 내레이션 분량이 더 많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KBS (시사기획 창) 제작자들은 “통상적으로 인터뷰를 거부하는 경우, 자료까지 찾아서 그들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특히, 김재철 사장 개인에 대한 비리 의혹은 일부러 프로그램에서 배제했으며 노조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가치 판단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른 언론사가 대상이었기 때문에 공정성이나 객관성 부분을 제작·기획 단계부터 신경 썼다”며 “심의규정을 100% 준수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MBC 측으로부터 제재 요청이 들어왔다고 들었을 때 당황했다”면서 “파업을 다루는 것 자체가 불편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MBC 입장이었다면 제재요청까지는 안 갔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당 추천 심의위원, “김재철 사장이 낙하산이라는 게 입증됐냐…균형성 잃어”

그러나 이날 여당 추천 심의위원들은 KBS (시사기획 창)에 대해 시종일관 “균형성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권혁부 위원장은 “KBS (시사기획 창) ‘2012 노동자의 삶’ 편과 관련해 쌍용자동차, 홍대파견근로자, 화물연대, 재능교육 학습지 등 노조입장만 대변하는 일방적인 프로그램이더라”며 기획의도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권혁부 위원장은 “MBC 파업은 공정방송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주된 이유인데 KBS도 같은 이유로 파업을 했다. 그런데 KBS 사례는 왜 뺐느냐”며 “또한 해당 편을 제작한 기자들도 KBS 파업에 참여했었다. 그들에게 공정성을 기대할 수 있었겠느냐”고 물었다.
권혁부 위원장은 “노조위원장 인터뷰 내용 중 ‘낙하산이 와서 방송을 완전히 망가뜨렸다’는 문구가 있는데, 김재철 사장이 낙하산이라는 입증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김재철 사장이 수갑을 찬 피켓을 들고 있는 노조원들의 피켓시위 화면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이를 여과 없이 전달한 방송사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KBS (시사기획 창) 제작자들은 “팀장과 부장, 국장까지 데스킹을 거쳤고 자체 심의실에서도 사전에 스크린을 했다”며 “파업에 참여했던 3명의 기자들이 만들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재철 사장의 수갑 그림 피켓 삽입과 관련해서도 “노조원들 모두 그 피켓을 들고 있었다”면서 “해당 그림에 포커스를 맞추거나 클로즈업된 영상을 쓰는 등 부각시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여당추천 엄광석 위원은 보도교양특별위원 9명 중 5명이 ‘문제있음’ 의견을 밝힌 것을 근거로 “균형성에서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MBC 측이 인터뷰를 거절한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하지 않았다면 취재를 더 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성희 위원도 “전체 프로그램 자체가 형식적 균형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KBS (시사기획 창) ‘2012 노동자의 삶’에 대해 정부여당 추천 권혁부 위원장과 엄광석 위원은 ‘주의’라는 법정제재를 요청, 박성희 위원은 행정제재인 ‘권고’를 주장했다.
반면, 야당추천 장낙인 위원은 “취재하는 과정에서 사측 입장을 취재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다른 자료들을 통해 사측 입장을 반영했다”며 ‘문제없음’ 의견을 밝혔다. 해당 안건은 방송심의소위에서 제재수위에 대한 위원들 간 입장이 갈리면서 전체회의에 회부됐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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