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29일 수요일

구조조정 노사갈등 센사타, ‘노조 사냥꾼’ 채용 논란


이글은민중의소리 2012-08-28일자 기사 '구조조정 노사갈등 센사타, ‘노조 사냥꾼’ 채용 논란'을 퍼왔습니다.
임원 이모씨, 다국적 사업장 돌며 용역폭력 등 주도 ‘의혹’

공장 설비 해외 이전 등으로 노사 분규가 일고 있는 센사타테크놀로지스 코리아(이하 센사타)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하기 위해 '노조 사냥꾼을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노동자들이 회사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발해 노조를 결성하는 시점에 채용되면서 사측이 일방적으로 해고나 퇴직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센사타, '고용' 대책 없는 구조조정 강행

금속노조는 27일 센사타테크놀러지스 코리아가 중국공장으로 설비를 이전하면서 국내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며 "노조가 설립되자 노조파괴 전문가를 채용해 노조탄압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말하는 노조파괴 전문가는 지난 2008년 알리안츠 생명 파업 당시 인적지원실장을 지낸 이모씨로 지난 23일 센사타에 이사로 채용됐다.

센사타는 자동차, 전자제품의 센서, 제어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 2006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베인 캐피털'로 매각된 업체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 맥시코, 말레이시아 등지에 생산 공장이 있다.

지난해 매출 2,165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년간 흑자를 낸 센사타에서 노사가 대립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부터다. 사측이 충북 진천공장 설비 일부를 중국공장으로 옮기면서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사측은 올초부터 공장 설비를 중국으로 이전하고 진천공장을 자동차 구동장치 설비 생산 공장으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세웠는데 고용승계와 관련된 계획을 내놓지 않으면서 해고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었다.

고용불안을 느낀 200여 노동자들이 8월 초 노조를 결성, 센사타측의 설비 이전에 대응하자 회사측은 돌연 희망퇴직을 신청받는 한편 23일에는 노무관리 전문가인 이씨를 이사로 채용하면서 구조조정 강행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노조 파괴'전문가' 의혹 이씨는 누구?

이씨는 지난 2008년 독일계 다국적기업인 알리안츠 생명에서 인적지원실장으로 근무할 당시 노조 탄압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받은 인물이다.

그가 알리안츠 생명에 근무할 당시 사측은 노동자와 합의 없이 차등 성과급제를 도입하는 등 갈등을 유발했다. 결국 노동자들은 240여일간 농성을 벌이는 등 격한 투쟁을 벌였다.

이명박 정부들어 첫 번째 파업으로 기록된 이 싸움이 주목받은 것은 직장폐쇄, 용역투입, 노조 탈퇴 종용, 업무복귀 명령 후 미복귀자 징계 등 사측이 노조 무력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쳤다는 점 때문이다. 파업이 끝난 뒤에도 파업 참가자 등을 전보발령 내면서 일종의 '노조 파괴 프로그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알리안츠 생명노조 김선용 수석부위원장은 "당시 사측이 농성장을 침탈해 복구를 하려고 했는데, 회사가 고용한 용역들이 조합원을 무차별 폭행하면서 전치 8주의 중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며 "그 당시 노조를 탄압하고 부당노동행위를 일삼았던 인물이 바로 이씨"라고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씨는 협상을 하다가도 자기 의견이 수렴되지 않으면 자신의 머리를 박는 등 이상한 행동을 수없이 했다"며 "외국계 기업을 주로 다니면서 각종 악행을 저지른 사람"이라고 규탄했다.

센사타도 노동자 격한 투쟁 벌였던 '알리안츠 생명' 전철 밟나

이 때문에 곧 센사타에서도 알리안츠 생명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실제 이씨가 이사로 채용된 직후 회사측에서 용역을 투입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한때 공장안에서는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24일에는 미국에서 설비이전 팀 20여명이 공장으로 오면서 이전을 막으려는 노동자들과 30여분간 대치하는 일도 있었다.

30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의 중재로 노사 교섭이 진행되지만 희망퇴직을 진행하려는 사측과 전원 고용 승계를 원하는 노동자들의 의견이 좁혀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베인 캐피탈이 투자하고 관리하는 회사가 노조설립 과정에서 간부들을 해고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러 사법처리 된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희망퇴직 강행-노조 와해-설비 이전 완료' 순으로 구조조정이 강행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민주노총 대전충북지부 성세정 조직실장은 "현재 센사타 공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중 70% 정도가 명예퇴직 인원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센사타측에서 노조와 협상을 한다고 해놓고서 설비를 중국으로 이전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 실장은 "특히 베인 캐피탈에서 센사타와 관련해 중국, 말레이시아, 맥시코, 한국에 있는 노동자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센사타에서 노동자들에게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는데, 이씨를 내세워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을 끝까지 막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센사타측에 이사 채용 등과 관련해 수차례 질의를 했으나 28일 오후 2시 30분 현재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센사타 관계자는 "미국 본사에서 허용을 해야지 답변을 할 수 있으나, 지금까지 연락이 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혜규 기자 jhk@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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