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31일 금요일

'접시 전쟁' 케이블TV 업계 勝…시청자 권익은 어디에?


이글은 노컷뉴스 2012-08-31일자 기사 ''접시 전쟁' 케이블TV 업계 勝…시청자 권익은 어디에?'를 퍼왔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와 케이블TV방송업계 간 '접시 안테나 없는 위성방송(DCS)'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청자 권익이 아닌 케이블TV업계의 손을 들어줘 '접시 전쟁'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방통위의 판단에 당사자인 KT스카이라이프 측은 방통위의 부당한 결정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이번 결정에 대해 법적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9일 KT스카이라이프의 DCS(Dish Convergence Solution) 서비스에 대해 방송 관련 법령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신규 가입자의 모집을 중단하는 시정 권고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KT스카이라이프에 기존 가입자(26일 기준 1만2,201명)를 가급적 빠른 시일 내 해지할 수 있도록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방통위 측의 판단에 당사자인 KT스카이라이프 측은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방통위와의 전면전을 펼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방통위가 유료방송시장의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장기간 혜택을 누리면서도 디지털 전환에는 소극적인 케이블 업계에만 유독 유리하고 편향적인 정책을 취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KT스카이라이프 측은 방통위가 DCS를 IPTV 서비스로 보고 IPTV 관련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적도 3만 6,000km 상공을 거쳐 가입자에게 전달되는 위성신호를 수신말단 최대 수킬로미터 구간에서 IP망을 이용해 전송한다고 해서 IPTV 서비스라고 둔갑시킨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얘기다.

이에 KT스카이라이프 측은 "이같은 판단을 적용한다면 케이블사업자가 IP망을 이용해 방송서비스를 제공 중인 CJ의 Tving(티빙), HCN의 에브리온TV, 가전사들의 스마트TV 등에 대해 방통위가 왜 IPTV로 규제하지 않고 오히려 그동안 묵인, 방관해 왔는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KT스카이라이프 측은 "우리는 관계 당국이 유독 위성방송의 OTS(Olleh TV Skylife)에 이어 DCS까지 계속 발목을 걸고 제재를 가하는지 이해할 수 없으며, 이는 형평성을 잃은 차별적 규제로서 매우 유감스런 일"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이번 '접시 전쟁'이 KT스카이라이프 측과 케이블TV협회 측의 첨예한 대립으로 인해 타협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2만명의 시청자와 시민단체들이 가세하며 시청자의 선택권과 편익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업자간 논란은 시청자 선택권이나 편익에 대한 고려보다는 DCS가 방송법과 전파법 등이 규정하고 있는 역무를 위반했으냐 안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애꿎은 시청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며 "방송과 관련해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시청자의 선택권과 편익에 대한 고려가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반 법률에 DCS를 규정하는 '법 조항이 있다, 없다'와 같은 상투적인 법 조항 해석으로 논란을 가중시키기 보다는, 시청자 선택권과 편익을 위해 이러한 서비스가 지금 필요한지 필요치 않은지를 논의하는 것이 보다 이치에 맞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결국 방통위 측은 시민단체와 시청자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유료방송시장의 절대강자인 케이블사업자의 논리를 그대로 수용하며 케이블업계의 이권에 손을 들어준 꼴이 됐다.

이에 KT스카이라이프 측은 방통위가 DCS 사수를 놓고 전면전을 펼치겠다는 선포를 하게 됐고, 방통위는 조정자로서의 역할이 아닌 갈등을 조장하는 역할자가 됐다.

KT스카이라이프 측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방통위가 혁신기술인 DCS의 확산을 가로막는 결정을 내린 어제의 결정은 소비자의 편익을 침해하고 방통위의 존립 목적에 역행한 부끄러운 날로 기억될 것"이라며 "닭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듯이 거대한 혁신의 물결은 막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우리 스카이라이프는 방통위가 고품질을 향유할 수 있는 고객의 권리와 음영지역 해소라는 책임을 외면하고 특정 사업자의 주장에 따라 현행법상 명확한 법적 규제 근거도 없이 소비자 선택에 맡겨져야 할 DCS를 막겠다는 것에 대해 놀라움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며 "스카이라이프는 과연 방통위원회가 기술 혁신을 통해 국가의 경쟁력을 개척할 의지가 있는 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KT스카이라이프 측은 "기술의 변화와 혁신을 거부한 방통위원들과 관계 공무원들의 판단 오류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 아울러 방통위의 부당하고 시장에 역행한 결정에 대해 스카이라이프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강력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방통위가 시청자들의 권익과 기술진보를 외면해오다가 이제서야 기술 발전에 대한 연구반을 구성, 운영하겠다고 한 것은 그 동안의 직무유기를 인정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KT스카이라이프가 선보인 DCS(Dish Convergence Solution) 서비스는 개별 접시 안테나 없이도 위성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기술이다. DCS를 신청한 가입자는 가정에 접시 모양의 안테나를 설치하지 않고도 위성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이는 KT전화국에서 위성신호를 수신한 뒤 이를 인터넷 프로토콜(IP) 신호로 변환해 인터넷 가입자에게 방송을 제공해 가능하다.

CBS 신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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