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5일 수요일

은행들, 소외계층에 ‘횡포’… 비정규직엔 대출 거부, 부유층엔 대물림 우대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15일자 기사 '은행들, 소외계층에 ‘횡포’… 비정규직엔 대출 거부, 부유층엔 대물림 우대'를 퍼왔습니다.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학력 차별은 물론 ‘비정규직’ ‘장애인’ 등 다양한 이유를 내세워 대출을 거부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대물림 서비스’ 등 적지 않은 돈을 써가며 부자 챙기기에 혈안인 금융사들이 가난한 사회적 약자를 다양한 형태로 차별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4일 “시중은행과 상호금융사에 대출 신청을 했다가 ‘비정규직’ ‘장애인’이란 이유로 거부된 사례는 올 들어서만 5건에 이른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진정인의 인권 문제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취재결과 해당 금융회사는 시중 대형은행 1곳, 외국계 은행 1곳, 상호신용금고 1곳 등으로 이들 금융회사는 진정이 접수되자, 곧바로 대출신청을 받아들였다.

금융회사들의 약자 차별은 인권위가 내놓은 인권상담사례집(2010~2011년)에서도 확인된다. 사례집을 보면, 진정인 ㄱ씨(50·여)는 ㄴ사에서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대출 상환기일 연장을 거부당했다. 64세인 직장인 ㄷ씨는 소득이 있음에도 불구,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은행대출이 안된다는 통지를 받았다. 중국 동포 출신인 직장여성 ㄹ씨는 한국인 남성과 결혼했지만 국제결혼을 한 지 2년밖에 안됐다는 이유로 대출이 안됐다. ㅁ씨는 파산면책자라는 이유로 청약저축 담보대출이 거부됐다.

국가인권위 관계자는 “그나마 인권위에 진정된 사례는 조사와 권고 과정을 통해 금융사에 대부분 수용되는 편”이라며 “그러나 대다수 사회적 약자들은 이런 구제절차를 몰라, 은행들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의 부유층 챙기기는 도를 넘는 수준이다. 고액자산가뿐 아니라 2세를 위한 ‘대물림 서비스’까지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하나금융연구소가 이날 내놓은 부유층 자녀를 위한 금융교육 프로그램 확대 보고서는 “부유층 자녀 마케팅을 종합적 서비스 패키지로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내에서도 인턴십, 기업 방문, 대학입시 상담, 커플매칭 등 부유층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마케팅 서비스가 확산되는 추세”라며 “가문자산관리라는 포괄적 서비스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고액 자산가 대학생 자녀를 초청해 ‘인생관리 컨설팅’을 시작했고, 신한은행·하나은행은 부자 2세끼리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서민금융만 강조하다가는 망가지기 때문에 영업이나 수익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은행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우량기업과의 거래가 필수적인 것처럼 개인들 역시 상속자산이나 예금이 많은 고객의 마케팅을 우선시해야 하는 게 영업적 측면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김희연·박재현 기자 egghee@kyun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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