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2-08-19일자 기사 '서울시 “수돗물 끓여 먹으라”…시민들 “이젠 정수기 물도 찜찜”'을 퍼왔습니다.
ㆍ한강 조류주의보 발령에 ‘수돗물 불안’ 확산
ㆍ시, 근본 대책 없이 “안전”… 1주일 새 생수 판매 급증
서울시는 “정수처리를 강화하고 있어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한강이 이렇게 녹색으로 변한 모습은 처음 본다”며 불안해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녹조가 더욱 빈번해질 것인 만큼, 정수처리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근본적인 녹조 대책 매뉴얼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서울시 “수돗물 안심해도 돼”, 시민들 “이젠 정수기도 못 믿겠다”

9일 남조류 때문에 녹색으로 변한 한강물이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취수장 취수구로 흘러가고 있다. | 홍도은 기자
서울시는 9일 조류주의보가 발령됨에 따라 조류발생 비상근무태세를 상황실체제에서 행정2부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본부체제로 격상하고 조류 측정, 정수처리 대책 등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조류주의보가 발령됐지만 상수도에서 정수처리를 충분히 하고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수돗물을 먹어도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현재 분말활성탄을 투입, 흙냄새를 유발하는 지오스민을 제거하고 있다. 정수과정을 거친 수돗물의 지오스민 농도는 환경부 권고기준 이하(20ppt)로 관리되고 있다. 서울시는 향후 20일분의 분말활성탄도 비축해놓은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아나톡신이나 마이크로시스틴 같은 맹독성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만약 검출된다 하더라도 정수과정에서 완전히 제거된다”고 말했다. 김병하 서울시 도시안전실장은 이날 “만약 남조류가 분말활성탄 처리용량을 넘어선다 하더라도 물을 끓이거나 차게 식히면 냄새가 휘발된다. 한강 수상레저 활동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제 “정수기 물도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첫아이를 임신 중인 주부 송모씨(30)는 “집에 있는 정수기로도 안심이 되지 않는다”며 “더워서 물 끓이기도 곤욕이지만, 아무래도 끓여 마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혜진씨(35)도 “경기도 일대에 사는 지인들이 냄새가 심해 수돗물로 양치질도 못하겠다고 하던데 서울도 곧 그렇게 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했다. 경기 구리시에 사는 주부 ㄱ씨(37)는 “녹조 때문인지 근처 마트에는 생수가 품절돼 멀리 있는 대형마트에서 겨우 생수를 구입해 먹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강 녹조 확산으로 ‘수돗물 불안’이 커지면서 생수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녹조 대책 문제없나

서울시는 “당분간 비소식이 없어 지금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점차 기온이 낮아질 것이라 조류주의보가 경보로 발전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취수장은 이미 조류경보 수준에 근접해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의보에서 경보로 격상될 경우 한강에서 잡은 어패류는 식용을 자제해야 한다.
한강 서울 구간에 조류주의보가 발령되자, 전문가들은 “정수처리에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이 기회에 녹조 대책 매뉴얼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조류특보 발령 기준 시점을 단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조류는 일주일 단위로도 개체수가 급속히 증가하는 등 번식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그 속도에 비해 현재의 발령 기준은 2주의 시차를 두기 때문에 너무 늦다. 주기를 단축해 빨리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조류특보는 매주 수요일 조사 시점 수치를 기준으로 2주 연속 기준치를 넘어야만 발령된다. 따라서 설령 다음주 초에 시민들의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조류경보 상황이 된다 하더라도, 앞으로 2주 동안은 계속 조류주의보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
특히 남조류는 북한강 상류인 춘천 의암호와 청평댐을 거치면서 악화된 상태로 한강에 유입되고 있어 정수처리시설을 강화한들 상류의 수질관리가 선행되지 않으면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민경석 경북대 교수는 “북한강 상류에서까지 녹조가 발생하는 것은 댐의 수량조절과 그에 따른 유속 저하와 깊은 관계가 있다”며 “그러나 댐의 수량은 현재 전력생산 측면에서만 관리되고 있을 뿐 댐과 하천 관리 시스템이 일원화되지 않아 녹조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유진·김여란·남지원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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