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2-08-06일자 기사 '‘새누리 공천은 곧 당선’ 부산, 총선 때마다 ‘돈공천’ 소문 파다'를 퍼왔습니다.
ㆍ돈 많은 시의원·브로커·친박 실세 합작 ‘공천 장사’
부산지역에서는 총선 때마다 돈을 내고 공천을 받았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옛 한나라당, 새누리당 후보로 공천만 받으면 사실상 당선되는 상황에서 ‘헌금 제공으로 공천장 따내기’는 피하기 어려운 유혹이었다는 것이다.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선거 끝에 ‘3억원을 줬다’거나 ‘5억원이 건네졌다’는 설이 파다했다.
부산지역에서는 재력 있는 시의원, 구청장들이 원내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돈 많은 정치 신인에게는 어김없이 브로커가 붙어 실세들에게로 다리를 놓았다는 얘기가 있었다. 실세들도 직접 돈 만지기는 꺼려 브로커 개입을 원했다고 한다.

돈공천 파문 사과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공천위원장이었던 정홍원 변호사가 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돈공천 사태와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역구 의원 중 17대 ㄱ의원, 18대 ㄴ, ㄷ의원 등이 시의원·구청장 출신으로, 지역에서 잘 알려진 재력가다. 이번에 논란이 된 현영희 의원도 재산이 100억원이 넘는다.
이렇게 공천받은 인물들은 임기 중 지역에서 비리설이 나돌거나 도덕성 문제가 불거져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경우가 많았다.
19대 총선에 공천신청한 한 인사는 “재력 있는 시의원이 원내에 손쉽게 진입하는 것은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라며 “새누리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다 보니까 브로커들이 껴 돈장난을 많이 쳤다. 하루 이틀된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브로커들은 오랫동안 지역 정가를 기웃거리면서 재력 있는 정치 신인 및 실세들과 친분 관계를 맺어왔다. 골프를 치거나 술을 마시는 게 다반사다. 특정 계파에 얽매이지도 않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선거 때 당선을 도와준 뒤 대가로 지역 내 이권에 개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평소 중앙당 주요 인물을 수년씩 챙겨주다가 그 인물이 주요 당직자가 되면 힘을 발휘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 브로커는 정치인 모씨를 3년간 스폰서해, 대신 보내준 화환과 조화만 600~700개가 넘을 것”이라며 “그러다 모씨가 핵심 당직자가 되니까 당내 자리를 하나 맡아서 이를 가지고 장사(브로커 일)를 했다”고 말했다. 지난 총선에서 공천 초기 활약했던 일부 브로커는 이미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력가 정치 신인들은 특정 계파만을 밀기보다는 복수로 ‘보험’(훗날에 대비해 미리 금품 등을 제공)을 들었다고 한다. 제보자 정동근씨가 현영희 의원 측이 조기문 전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을 통해 친박근혜(친박)계 현기환 전 의원과 홍준표 전 대표에게 각각 3억원과 2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현영희 의원이 공동대표이던 포럼부산비전은 4·11 공천 당시 ‘실세창구’로 통했다. 이 포럼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매년 창립행사 때마다 찾아온 거의 유일한 부산지역 모임이었다. 현기환 전 의원도 포럼부산비전을 통해 활동했다.
지역 정가에서 이 포럼을 주목하는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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