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2-06-11일자 기사 '방통위원장 "mVoIP 역무 규정", 이통사 편들기 '속내' 드러내'를 퍼왔습니다.
기존 망중립성 논의 무색… mVoIP "우리나라 본사 둘 IT 기업 없을 것"
지난 8일, 석제범 방송통신위원회 통신국장은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었다. 석제범 국장은 이날 브리핑에 대해 “보이스톡 서비스로 mVoIP(mobile Voice over Internet Protocol, 모바일 인터넷전화)에 대한 문의가 급증해 관련 배경 설명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방통위 브리핑은 ‘사업자 자율 맡기겠다’며, 즉 특별한 입장 없음을 다시 한 번 되풀이하는 자리로 언론의 비판만 받았다. 다만 이 자리에서 석제범 국장은 “mVoIP 역무 구분을 논의 중에 있다”며 “빠른 시간 내에 결정하겠다”고 말해 mVoIP를 전기통신사업법으로 규제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날 석연찮은 방통위 브리핑의 목적이 mVoIP의 역무업무를 규정해 전기통신사업법으로 규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 위한 자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8일 오전에 방통위 위원장과 방통위 위원간의 티타임(tea-time)이 있었다”면서 “mVoIP의 역무 규정은 이 자리에서 이계철 방통위원장이 실무진에게 요구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통위 관계자는 “역무 구분을 하는 것은 카카오 보이스톡 같은 mVoIP를 플랫폼 사업자로 규정하겠다는 뜻”이라며 “방통위원들 사이에 콘텐츠 제공 사업자를 플랫폼을 규정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이 이계철 위원장의 ‘mVoIP의 역무를 규정하겠다’는 의지는 mVoIP를 지금까지 일종의 콘텐츠 제공 업무로 보고 별도의 규제를 하지 않았던 것을 법으로 규제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콘텐츠 산업은 퇴폐적, 사행성 콘텐츠가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진흥 대상이다. 방통위가 카카오 보이스톡의 역무 구분을 하고 단순 콘텐츠 제공 사업이 아니라 ‘어떤 서비스’라고 규정하면 더 이상 진흥 대상이 아니라 규제대상이 된다. 방통위가 당초 설립목적과 다르게 방송통신진흥기금을 관리하면서 진흥업무에 일정부분 간여하고 있지만 방통위는 규제를 위한 기구이기 때문이다.
특히 mVoIP의 역무 업무을 규정하겠다는 것은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플랫폼 사업자로 규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기통신사업법은 유선·무선 통신사, 방송사 등 플랫폼 사업자를 규제하기 위한 법률이다. 결국 최근 출시된 카카오 보이스톡을 플랫폼 사업자로 보고 플랫폼 단위에서 규제하겠다는 의도이다.
이는 방통위가 mVoIP를 두고 콘텐츠 제공 사업자와 이동통신사간 망중립성 논쟁에서 확실하게 이동통신사의 편에 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mVoIP, 카카오 보이스톡을 제공하는 콘텐츠 사업자를 플랫폼 사업자로 규정하면 이동통신사의 망을 빌려 사용하는 이동통신재판매 사업(MVNO)와 다를 바 없어진다. 이 때문에 이통사와 mVoIP의 관계는 망을 빌려주고 대가를 받는 형식이 되고, 망을 빌려줄지 여부는 이통사의 자율에 맡겨지며 이통사가 망 사용 대가를 mVoIP에게 자유롭게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이번 방통위의 mVoIP의 역무규정은 결과적으로 mVoIP에 대한 이통사의 주장과 동일한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카카오 보이스톡 화면.
이 같은 방통위의 카카오 보이스톡에 대한 규제 움직임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망중립성 논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방통위는 이통사, 콘텐츠 사업자, 이용자 단체가 참여하는 망중립성 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자문 위원회는 지난해 ‘망중립성 가이드 라인’을 선언한 이후 관련 세부 규정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여기서 가장 참예한 이슈가 바로 mVoIP의 허용여부이다. 이용자와 콘텐츠 사업자는 차별 없는 망 이용을 원하며 이통사들은 트래픽 관리를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통위가 mVoIP를 플랫폼으로 규정하게 되면 이러한 망중립성 논의가 의미가 퇴색될 가능성이 크다. 망중립성 논의의 핵심 이슈인 mVoIP를 플랫폼으로 구분하면 망중립성 정책자문위원회에서 논의할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방통위가 중심돼 이통사, 콘텐스 사업자, 이용자 단체가 합의하고 선언한 망중립성 가이드 라인은 mVoIP에 대해 구체적인 적용 기준을 밝히지 않았지만 “인터넷 이용자가 합법적인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및 망에 위해가 되지 않는 기기 또는 장치를 자유롭게 이용할 권리를 갖는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최근까지 mVoIP가 이통사 트레픽을 얼마나 차지하는지, 이것이 망에 대한 직접적인 위해가 되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논의가 진행돼 왔다.
방통위의 mVoIP의 역무 규정 방침에 대해, 관련 업계 관계자는 “mVoIP를 플랫폼 사업자로 보면 포털도 플랫폼 사업자이며 요즘 인기 있는 디아블로2의 베틀넷도 플랫폼이어야 한다. 어처구니없는 접근 방근방식”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렇게 규제하면 가까운 일본이나 대만, 혹은 미국 실리콘벨리에 서버를 두고 구글처럼 운영하지 왜 애써 우리나라에서 비싼 망 비용을 들여가며 서비스를 하겠느냐”며 “망을 빌려서 콘텐츠 사업을 하라고 하면 굵직한 IT 기업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본사를 두고 사업할 사람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형래 기자 | media@mediaus.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