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12일 화요일

권재진 장관 ‘불법사찰 재수사 결과 발표’ 앞두고 외국출장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11일자 기사 '권재진 장관 ‘불법사찰 재수사 결과 발표’ 앞두고 외국출장'을 퍼왔습니다.

권재진 법무부 장관. 한겨레 자료 사진
한-미 ‘자동출입국’ 행사 참석
집중포화 안맞으려 출국 의혹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 11일 미국·브라질 순방을 9박11일 일정으로 떠났다. 공교롭게도 바로 이날, 검찰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사건 재수사 결과를 오는 13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12일 미국 워싱턴의 덜레스공항에서 ‘한-미 양국간 자동출입국 심사 프로그램’ 개막식 행사에 참석한다. 자동출입국 심사는 사전에 여권과 지문을 출입국본부에 등록하면 간편하게 수속을 마칠 수 있는 제도다. 법무부 관계자는 “권 장관이 미국 공항에서 자동입국 심사를 받는 첫 한국인”이라며 “자동입국 심사가 이뤄지면 한국인이 미국에 도착해서 장시간 대기하며 심사를 받는 불편을 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장관은 17일 브라질로 건너가 유엔환경계획 세계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고 법무부는 전했다. 권 장관은 오는 21일 귀국한다.
검찰은 지난 3월16일 민간인 사찰 사건 재수사를 시작해 3개월에 걸친 수사를 마치고 결과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런데 권 장관이 외국에 있을 때인 13일로 발표 날짜가 잡힌 것이다.
권 장관은 2009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2년 동안 청와대 민정수석 자리에 있으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보좌했다. “대통령의 참모가 법무·검찰의 수장이 되면 수사 중립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도 헌정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직행했다. 민정수석 재직 당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사건이 터졌고 증거인멸까지 이뤄졌다. 2010년 7월에 시작된 검찰의 1차 수사 당시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수사를 방해했고, 민정수석실 비서관들이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증언까지 나온 상태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민간인 사찰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려면 권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 검찰은 권 장관을 조사 대상에 올리지 않았다. 그리고 권 장관이 국외에 있을 때 수사 결과를 발표하게 돼 그를 배려한 모양새가 됐다. 검찰의 재수사 결과가 나오면 권 장관의 반응이나 거취 문제 등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지만, 국내에 없는 권 장관으로서는 여론의 관심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게 된 탓이다.

김태규 황춘화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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