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9일 토요일
“여권, 야권 전체를 종북주의로 낙인… 정권 실정을 덮어”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08일자 기사 '“여권, 야권 전체를 종북주의로 낙인… 정권 실정을 덮어”'를 퍼왔습니다.
ㆍ‘종북·민주주의 위기’ 토론회
연일 확산되는 이른바 ‘종북좌파’ 논란의 전말과 함께 진보진영의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와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는 8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종북좌파 담론과 마녀사냥으로 본 민주주의의 위기’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첫 발제자로 나선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는 “보수세력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 문제를 종북주의로 몰고 가는 것도 논리적 일관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경기동부연합의 성격을 주체사상을 중심으로 운동했던 집단이고, 종북주의 세력을 확대하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민주주의 원칙을 넘어서는 무리수를 범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국회의원) 제명 문제까지 터져 나오고 민주당까지 싸잡아 야권 전체가 종북주의라고 하는 것은 분명한 정치적 낙인이지만 여기에 대항하는 진보진영의 대응방식은 굉장히 허술하다”고 말했다.
한상희 건국대 교수는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언급한 ‘국가관’ 문제에 대해 “폭력적이고 권력적인 담론 행사”라고 밝혔다. 한 교수는 “일부 집단과 정파의 단편적인 행동들을 끄집어내서 자기들 마음대로 조합해 종북좌파란 딱지를 붙이고 그들을 정치영역에서 배제하려는 사람들의 국가관이 오히려 잘못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헌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국가관은 헌법에서 다 이야기하고 있다”며 “헌정질서를 지키고 국가를 폭력으로 전복하지 않겠다는 헌법 충성 의무만 다하면 되지 그 수준을 넘어서서 ‘어떠한 의사표시를 해라, 어떤 정당에 가입하지 마라’ 이런 구체적인 행동은 요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광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종북 논란은 지금 우리 사회가 북한에 대해서 말하고 표현하는 것의 현주소가 어디있는지 잘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올해 초 북한 트윗을 리트윗(RT)해 기소된 박정근씨의 사례를 들어 “박씨의 트위터에는 검찰이 기소한 ‘친북(親北)’ 멘션보다 ‘반북(反北)’ 멘션이 두 배가량 많았다”며 “맹목적인 반북도, 친북도 아닌 합리적 이성으로 북한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을 종북이라고 잡아들인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진영이 정치공세화하고 있는 종북좌파 담론에 ‘역공’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민웅 교수는 “종북좌파를 두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위협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를 최초로 파괴한 것이 이승만 전 대통령이고 그 다음 4·19혁명 정신을 파괴한 게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쿠데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와 여권이 종북주의 논란으로 모든 걸 덮으려 하는 건 결국 그들이 민생현안을 해결할 능력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상희 교수는 “전원책 변호사가 ‘김정일 개새끼’라고 말하지 못하면 종북이라고 했듯 아주 낮은 차원에서 이미지 조작을 하고 그걸 바탕으로 담론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천안함 사태 당사자들을 전부 다 승진시킨 그 국가관이 뭔지, 사유재산을 침해한 정수장학회의 국가관은 뭔지, 무력으로 국가를 전복시킨 하나회 출신 국회의장의 국가관은 뭔지를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진보진영의 책임 문제도 제기됐다. 진보적 지식인들이 민족담론을 지속적으로 해체해 오면서 북한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공백상태로 남겨뒀고 이 부분을 보수진영이 치고 들어왔다는 것이다.
김민웅 교수는 “진보진영의 지식인들이 민족문제와 분단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연평도 사태로 경험했듯 그런 문제가 한번 터지면 인권이고, 헌법의 자유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며 “일상에서 압도하는 것 같지 않지만 한번 터지면 압도돼 버리기에 이런 것들에 대한 치밀한 대응을 준비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정리하며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는 “종북주의 논란이 이후 국가보안법 대형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이명박 정부의 온갖 비리와 정치적인 악행을 종북좌파로 덮고 있는 대선정국에서 진보진영은 적극적인 대응논리를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화 기자 tingco@kyunghyang.com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