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3일 일요일

모내기하는 시민들, 밀집모자 쓰고 춤추는 박원순 시장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6-02일자 기사 '모내기하는 시민들, 밀집모자 쓰고 춤추는 박원순 시장'을 퍼왔습니다.
노들섬에 대규모 시민텃밭 일궈..."서울, 도시농업의 수도 되겠다"

ⓒ양지웅 기자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에서 서울시가 연 '도시농업 원년 선포, 노들텃밭 첫 모내기' 행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참가자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다.

여의도와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노들섬에 '초록물결'이 일고있다. 서울 한복판에 조성된 도시농업공원 '노들텃밭'으로 흙냄새를 찾는 시민들이 몰리고 있다. 오는 10월이면 이곳에서 노란 벼가 고개를 숙이고 도시봉두들이 땀 흘려 수확하는 풍경을 볼 수 있을 듯 하다.

서울시는 2일 오전 10시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 '노들텃밭'에서 '서울 도시농업 원년 선포식'을 열어 도시농업공원 조성을 축하했다. 텃밭 참여자 및 일반 시민 4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선포식과 함께 제7회 유기데이(6.2)를 기념한 전시 및 홍보, 판매, 모내기 체험행사 등 이벤트가 진행됐다.

박원순 시장, "흙을 밟고 농사짓는 일은 생명을 배우는 것"

ⓒ양지웅 기자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에서 서울시가 연 '도시농업 원년 선포, 노들텃밭 첫 모내기' 행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선포식 시작에 앞서 밀짚모자를 쓴 박원순 시장이 등장했다. 박 시장은 편한 셔츠와 바지를 입고 주황색 긴 장화를 신은 농부의 모습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박 시장의 등장에 시민들은 환호했고, 박 시장은 특유의 환한 미소로 흐뭇한 듯 주변을 둘러보며 단상에 올랐다.

박 시장은 "흙을 밟고 농사를 짓는 것은 생명을 배우는 일"이라며 "우리는 오랫동안 이런 것을 잊고 살았다"고 생각을 전했다. 이어 박 시장은 도시농업공원 조성에 대해 "도시 생활의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그로인한 우울증을 해소시키는 보람 있는 일이 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모내기는 박원순 시장도 '춤'추게 한다

ⓒ양지웅 기자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에서 서울시가 연 '도시농업 원년 선포, 노들텃밭 첫 모내기' 행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참가자들이 모내기를 하던 중 어께춤을 추고 있다.

20여분의 짧은 선포식을 마친 뒤 박 시장은 시민 50여명과 함께 모내기에 나섰다. 초등학생부터 70세 노인까지 다양한 세대의 시민들이 모내기를 함께 했다. 박 시장과 시민들은 못줄(모내기할 때에 사용하는 줄)에 있는 빨간 눈금에 맞춰 모를 심기 시작했다.

모를 심는 사람들 옆에는 풍물 공연이 한창이었다. 흥겨운 장구, 북, 꽹과리 소리에 박 시장은 몸을 들썩이며 '어깨춤'을 추기 시작했다. 모를 심거나 주변에 모여 지켜보던 시민들은 박시장의 춤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함께 흥겨워 했다.

모내기를 마친 박 시장은 "사람들의 행복은 단순히 물질적인 것으로만 채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도시농업을 통해 생명의 기운을 받게 되는 것은 시민들이 행복하게 되는 배경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심기가 즐거웠고 행복했다"며 소감을 전한 뒤 "도시농업에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고 서울이 도시농업의 수도가 될 수 있도록, 또 서울이 정말 행복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 일정을 위해 자리를 뜨는 박 시장에게 시민들이 몰려 악수와 사진 요청이 이어졌다. 이동시간이 지체됐지만 박 시장은 시민들의 요청에 일일이 응했다. 또 아이를 데리고 가족의 손을 잡고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가 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쑥쑥자라는 모습을 보니까 키운 보람을 느껴요"

ⓒ양지웅 기자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에서 서울시가 '도시농업 원년 선포, 노들텃밭 첫 모내기' 행사를 연 가운데 시민들이 텃밭에 물을 주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은 텃밭을 찾는다는 관악구 성현동에서 온 김민옥(36)씨는 이날 오전에도 두 아이를 데리고 텃밭을 찾았다. 김씨는 호미를 들고 땅을 반반하게 고르고 있었고, 아이들은 고사리손으로 물뿌리개를 쥔 채 텃밭에 심어놓은 상추에 물을 주기 바빳다.

김씨는 "수확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직접 키워서 먹는 것도 안심이 된다"며 도심 속 농업의 좋은점을 전했다. 또 "요즘 아이들은 상추가 어디서 어떻게 나는지도 모른다"며 "아이들이 직접 보고 키우고 수확해서 먹는 경험이 참 값진 것 같다"고 말을 보탰다.

텃밭에는 두 번째 와본다는 김씨의 딸 박규리(9) 학생은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니까 키운 보람을 느낀다"며 뿌듯한 듯 소감을 전했다. 이어 "처음에는 가기 싫어서 엄마에게 안 간다고 했는데 엄마가 가자고 해서 왔었다"며 "이제 토요일마다 엄마가 가자고 하면 또 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웅 기자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에서 서울시가 연 '도시농업 원년 선포, 노들텃밭 첫 모내기' 행사가 열린 가운데 아이가 텃밭에 물을 주고 있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텃밭을 찾은 용산구 효창동에서 온 최연주(38)씨도 텃밭을 가꾸게 돼 행복한 모습이었다. 최씨는 "서울 중심에서 시골에서나 해 볼 수 있는 것들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며 "아이들과 같이 경험해 볼 수 있는 활동이 많지 않은데 함께 체험하니까 더 좋은 것 같다"고 기뻐했다.

남편과 딸, 손자와 함께 텃밭을 찾은 용산구 이촌1동에서 온 경지호(70)씨는 텃밭가꾸기에 몰두하고 있었다. 경씨는 "밖에 나올 일이 없어 잘 안 나왔는데, 이렇게 일이 생겨 나오니까 정말 좋다"며 "잎사귀라도 하나 더 나면 그 자라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정말 기쁘다. 그 모습을 휴대폰으로 찍어서 가족들에게 보내주기도 한다"며 소박함에서 행복을 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또 그는 "서울시에서 빈터를 이렇게 텃밭으로 조성해 놓으니까 얼마나 좋냐"며 "도시에 살면서 이런 체험을 하기 힘든데 농부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굉장한 체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도시농업공원 사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도심 한가운데 농장이 있다는데...

ⓒ양지웅 기자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에서 서울시가 연 '도시농업 원년 선포, 노들텃밭 첫 모내기' 행사가 열린 가운데 텃밭에 시민들이 농사한 고추가 자라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4월 시민들의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2만2,554㎡규모의 제1호 도시농업공원 '노들텃밭'을 조성했다. 서울시는 노들텃밭을 농사면적만 1만㎡가 넘게 대규모로 조성한 뒤, 시민텃밭(6,000㎡)․공동체텃밭(2,300㎡)․맹꽁이논(1,000㎡)·토종밭(500㎡)·미나리꽝(300㎡) 등으로 구성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계획된 도시농업공원을 올해 초 많은 개인과 단체에서 분양을 신청했다. 우편과 온라인 신청 등을 거쳐 선정된 시민들은 '노들텃밭'에서 지난달 4일부터 농사를 짓고 있다. 현재 600가구의 시민들과 용산도시농업공원추진위원회, 서울한살림, 농사짓는 변호사모임 등 관련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노들텃밭은 화학비료, 농약, 비닐멀칭, 매점, 쓰레기통, 취사가 없는 6무(無)공원으로 운영된다. 또 자가거름 만들기, 전통농사법, 공동체 농사 3대 농사법을 지향한다. 노들텃밭은 대부분 텃밭으로만 조성한 기존 주말농장과는 달리 작물 재배는 물론 전시와 체험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최광빈 서울시 공원녹지국장은 "그동안 도시개발 과정을 거치며 서울에 남은 농경지는 930ha였지만 서울 도시농업 원년 선포를 계기로 도심 곳곳의 자투리 땅도 알뜰히 활용해 도시농업을 활성화할 것"이라며 "협동이 중심이 되는 농업이 활성화되면 이웃 간의 공동체 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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