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6-19일자 기사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 적당히 하란 메시지 있었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이순혁 한겨레 기자, “최교일 지검장은 MB 정부와 한 운명, 형사부에 배당한 건 검찰 수뇌부 의지”
민간인 불법 사찰를 재수사한 검찰에 대한 조소와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을 낸 이순혁 기자는 “민주주의의 국체를 뒤흔든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형사부에 배당한 것 자체가 이미 ‘적당히 하라’는 검찰 수뇌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검찰이 이런 수사를 한 이유로) 인사가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 기자와의 일문일답.
-이번 검찰 재수사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예상한 결과다. 민간인 사찰 수사는 파고 들어가면 이명박 대통령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만약 새누리당이 패배했다면 다르게 진행됐을 것이라고 본다. 결과는 다르지 않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과정만큼은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의 핵심은 무엇이었다고 보나."1차 수사나 재수사나 형사부에 배당한 것 자체가 이미 검찰수뇌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검사가 벤츠를 받았다고 특임검사 수사가 이뤄지는데 민간인 사찰은 민주주의의 국체를 뒤흔든 사건이다. 그런데 이를 특별수사본부(특수부)가 아닌 형사부에 준 것 자체가 '적당히 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한겨레 이순혁 기자
-수뇌부가 사건을 어디에 배당하는 것이 중요한가."형사부는 경찰에서 사건을 송치 받아 마무리하는 것이 주 임무다. 반면 특수부는 검증된 선수들이 모여 그 사안만 전담한다. 언론사로 보면 심층취재팀이다. 특정 사건을 형사부에 맡기느냐, 특수부에 맡기느냐에 따라 수사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검찰이 비판 여론을 감수하면서까지 엉성한 결과를 내놓는 이유는 '승진'에 대한 욕심이라는 지적이 있다."인사가 결정적이다. 승진 혹은 승진할 자리에 가느냐가 중요한데 그 인사권이 대통령에게 있다. 현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은 이 정권 와서 1차장, 국장을 거친 이로 TK-고대 출신이다. 이번 정권 들어 제일 잘 나간 검사로 이 정권과 한 운명이나 마찬가지인데 이번 재수사에서 뭐를 얼마나 했겠나. 1차 수사를 지휘했던 검찰 수사라인도 다 영전했다. 당시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 신경식 1차장, 오정돈 형사1부장 다 인사에서 혜택을 입었다. 현 정부와 검찰은 '공(公)'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어 보인다."
-검찰이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검찰은 중앙 단일조직이면서 권한이 막강하다. 세부적인 사항까지 검찰총장이 다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상층부는 정치에 매우 민감하다. 정치검찰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검찰의 권력을 지자체별로든 어떤 방식으로든 나누어야 한다. 또한 검찰은 수사지휘권을 가지는데 효율적 수사뿐만 아니라 탈법적인 수사를 막는 역할을 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정권에 충실했던 검사들은 다음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도록 해야 한다.그래야 움찔한다."
-민간인사찰 수사와 관련해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조직과 개인을 분리해야 한다. 개개인은 조직의 뒤에 숨어서 잇속을 챙긴다. 언론은 그냥 뭉뚱그려 검찰을 비판하는데 검찰의 누가 잘못했는지, 실명을 드러내서 역사에 남겨야 한다. 또한 이번 민간인 사찰 재수사는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가 이끌어냈다. 민주주의의 국체를 위협하는 사안을 방관한 조중동과 같은 언론은 범죄를 저지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진보언론 역시 이번 사안을 다시 촉발한 것이 1인미디어라는 점에서 숙제를 안게 됐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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