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4-22일자 기사 '‘희망버스 취재’ 무죄 언론자유 영역 인정'을 퍼왔습니다.
2심 재판부 ‘1심 유죄’ 뒤집어
“불가피한 현행법 위반보다
취재원 자유 접근권 더 중요”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의 파업을 지지하는 ‘희망버스’ 행사를 취재하다 교통방해·건조물침입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시민·기자 2명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불법 시위’ 취재를 위해 불가피하게 현행법을 어겼더라도 언론의 자유 영역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뜻에서다.
2011년 6월 월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디자이너 이아무개(33)씨와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강아무개(42)씨는 1차 희망버스 시위대를 동행 취재했다. 6월11일 밤 시위대가 부산 영도구 봉래동 차로를 점거하고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담을 넘는 과정에서 이들은 시위대와 함께 도로를 걷고 담장을 넘었다. 이씨 등은 취재 내용을 각각 소속 매체에 삽화와 기사로 보도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같은해 12월23일 이들을 집시법 위반과 공동주거침입·교통방해 혐의로 벌금 2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이에 불복한 이씨 등은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지난해 11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1심 재판에서 집시법 위반 혐의는 무죄를, 공동주거침입과 교통방해 혐의는 유죄를 선고했다. 취재 목적으로 시위 현장에 있었던 점은 인정했지만, 차로를 걷고 허락 없이 조선소에 들어간 것은 취재 행위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이에 대해 언론계에선 취재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가 높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형사항소3부(재판장 장순욱)는 18일 이들의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언론은 정보원에게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취재한 정보를 자유롭게 공표할 자유를 가진다. 언론사의 기자는 법에 의하여 집회나 시위 현장에 출입하는 것을 보장받고 있으므로 피고인들이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함께 이동한 것은 시위 현장에 출입한 행위로서 상당한 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1심 법원이 불법이라고 본 차로 점거와 조선소 진입 또한 언론 자유의 영역에 포함된다고 본 것이다. 검찰은 ‘집회를 취재중인 기자라 해도 법을 위반했다면 실정법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기각됐다. 재판부는 “조선소의 평온을 유지해야 할 보호법익에 비해 보도의 자유를 위해 취재원에게 자유로이 접근할 수 있는 권리의 보호가 더 강하게 요청된다”며 무죄 판결의 이유를 설명했다.
변론을 맡은 이선경 변호사는 “검찰 주장대로라면 한국의 언론인들은 집회 취재 때마다 실정법에 따른 처벌을 감수하거나 이를 피하기 위해 취재 자체를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현 기자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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