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30일 화요일

삼성에 이런 용기? 배짱? 부릴 한국신문사 있을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29일자 기사 '삼성에 이런 용기? 배짱? 부릴 한국신문사 있을까?'를 퍼왔습니다.
뉴욕타임즈, 8개면 광고 받고 갤럭시S4 비평… “같은 패키지에 일부 기능만 추가”
삼성전자가 미국의 뉴욕타임즈에 8면짜리 펼침광고를 실어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26일자 뉴욕타임즈 13면부터 20면까지 8개면에 걸쳐 신제품 스마트폰 갤럭시S4 광고를 게재했다. 일부 국내 신문은 “뉴요커들이 많이 사용하는 애플의 아이폰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파격적인 분량의 광고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신문의 냉정한 제품 소개였다. 

뉴욕타임즈는 이에 앞서 24일 “갤럭시S4에서는 예전만큼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능을 찾아볼 수 없다”는 평가와 함께 “갤럭시S4는 그럴 듯하긴 하지만 뛰어나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갤럭시S4는 여전히 아름답고 강력한 안드로이드폰이지만 갤럭시S3를 조금 개선한 것일 뿐이라 애플이 번호를 붙이는 방식에 따르면 갤럭시S3S라고 하는 게 맞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갤럭시S4는 갤럭시S3와 같은 사이즈로 영화나 지도를 보기에는 좋지만 한 손에 쥐기에는 불편하다”는 이야기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가볍고 손에 쥐기에는 좋지만 유리 재질의 아이폰이나 금속 재질의 HTC만큼 고급스럽지 않다”는 지적도 눈길을 끈다. 이 신문은 “사무실의 아무도 당신이 가장 최신의 뛰어난 스마트폰을 샀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지적은 매우 흥미롭다. 애플이 처음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잃을 것이 없었기 때문에 과감하고 혁신적인 모험을 감행할 수 있었지만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적당히 안주하게 됐는데 삼성전자도 그런 전철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삼성은 안전하게 가고 있다(play it safe)”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같은 날 온라인 판 다른 기사에서 “갤럭시S4는 그럴 듯하긴 하지만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다”는 한 전문가의 말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이전 모델의 진화에 더해 일부 추가로 개선된 부분도 있지만 삼성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추가한 소프트웨어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삼성의 소프트웨어는 ‘허울뿐이고(gimmicky),’ 기존 안드로이드 앱을 베낀 티가 많이 나며, 작동 자체가 간헐적으로 될 때도 있다”는 평가를 인용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즈는 26일에도 삼성전자의 새 앱스토어, 삼성허브에 대해 혹평을 쏟아냈다. “삼성은 디바이스와 액세서리는 잘 팔지만 전자상거래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고 특히 소프트웨어 디자인에 취약하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이 신문의 이런 냉정한 비판은 국내 언론이 삼성전자가 미국 신문에 8면짜리 펼침 광고를 냈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과 대조적이다. 갤럭시S4 출시가 이틀 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 언론 보도는 천편일률적으로 찬사일색이다. 보도자료를 거의 그대로 인용해 내용도 거의 동일하다. 
이정환 기자 |blac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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