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7일 토요일

KBS 운전노동자들, 임금협상 ‘극적 타결’


이글은 미디어스 2013-04-26일자 기사 'KBS 운전노동자들, 임금협상 ‘극적 타결’'을 퍼왔습니다.
25일 밤, ‘4.5% 인상’ 합의… “비정규직 자존심 회복이 가장 큰 성취”
임금 인상 5.4%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18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 KBS 차량 운전노동자들(전국언론노조 방송사 비정규지부 KBS 분회)이 39일 만인 25일 저녁 사측과 ‘4.5% 임금 인상’ 합의를 이뤄냈다.
전국언론노조 방송사 비정규지부 KBS 분회(분회장 이향복, 이하 KBS 분회)는 26일 4.5%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23일 사측의 교묘한 말 바꾸기로 파국을 맞았던 협상이 총파업 39일 만에 극적으로 타결된 것이다.
KBS 자회사인 KBS 비즈니스가 100% 출자해 만든 (주)방송차량서비스에 소속된 직원들인 KBS 분회는 지난달 18일부터 임금 인상 5.4% 등을 내걸고 총파업을 벌였다. 박은열 (주)방송차량서비스 사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23일 밤, 회사에서 2억 2천 5백만원을 지급하겠다는 합의문을 보내와 파업은 37일 만에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최종 합의 자리에 박은열 사장은 나타나지 않았고 지급하겠다던 돈도 임금 인상 반영분이 아닌 ‘일시적 격려금’으로 밝혀져 협상은 파국을 맞았다.

▲ 25일 언론노조가 KBS 분회의 교섭권을 회수, KBS와 직접교섭에 나선다는 기자회견을 벌였다. 기자회견 직후 KBS 분회의 한 조합원이 본관 내에 있던 박은열 사장을 발견, KBS 분회는 본관 진입을 시도했으나 청경에 막혔다. 사진은 본관 건물 앞에서 박은열 사장에게 나오라고 외치는 KBS 분회의 모습 ⓒ미디어스


김봉만 KBS 비즈니스 정책부장, 최정기 언론노조 조직부장, 이향복 KBS 분회장은 25일 오후 4시 40분 경 1차 교섭을 열었으나, 사측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정도에 그쳤다. KBS 분회는 25일 밤까지 최종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청했고 3인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 합의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밤 10시 30분 경, 노사 양측은 당초 일시 격려금 차원으로 2억 2천 5백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수정, 2013년 임금에 반영(2013년 1월 1일부터 임금 산정 시 자동 반영)해 임금을 올리는 데 합의했다. 전체 직원 300명 기준 1인당 약 75만원으로 월 환산 시 6만 2천원 가량이다. 이향복 KBS 분회장에 따르면 박은열 사장은 협상 테이블에 나타나지 않다가 별다른 언급 없이, 수정된 합의문에 서명만 했다.
합의문에는 언론노조 소속인 KBS 분회와 언론노조 소속이 아닌 2노조의 차별과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해 ‘회사는 공정한 인사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간 (주)방송차량서비스는 출장비가 많이 지급되는 지역 일감 등을 2노조에게 몰아주는 등 KBS 분회와 2노조의 일감 배분에 차등을 둔 바 있다.
이향복 KBS 분회장은 26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노조나 회사나 다 손해 본 것 같다. 누가 승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투쟁하면서 임금을 얻었다는 것보다, 자존심을 살렸다는 것이 가장 큰 성취”라고 밝혔다.
이향복 분회장은 “조합원들도 임금이 인상된 것보다 단결된 힘으로 싸워, 절반의 승리라도 ‘승리’했다는 데서 자신감을 얻었다고들 했다”며 “비정규직으로서 늘 억눌렸던 서러움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KBS 분회는 39일 간 이어진 총파업을 마치고 오늘(26일) 1시 경 여의도 부근에서 해단식을 갖는다. 해단식 이후 오늘 야간조부터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김수정 기자  |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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