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30일 화요일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 이보다 나쁠 수는 없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3-04-28일자 기사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 이보다 나쁠 수는 없다!'를 퍼왔습니다.
[케이블방송 노동자의 오늘 ②]케이블방송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왜 노조를 결성했나
[편집자 주]케이블방송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씨앤앰에서 시작한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이 이제 티브로드까지 이어졌다. 이들 노동자들은 하루 10시간 노동은 기본이며, 토요일·일요일에도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점심시간도 없다. 그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들의 움직임, 케이블 업계에 어떤 파장을 낳을까. 는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조합 결성 관련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글 싣는 순서※
①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조결성 의미와 파장은?
②케이블방송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왜 노조를 결성했나
③티브로드 이시우 지부장을 만나다
④‘다단계 하도급’이 문제다
⑤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입자에게 드리는 편지

▲ ⓒ티브로드지부


결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듯이 최근 잇따라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있는 케이블방송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이유는 있는 법이다.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의 취업 경로 중 ‘지인의 소개’로 취업했다(64.6%)는 응답이 가장 많다. ‘열악한 노동환경’ 때문이라는 게 노조 측의 분석이다. 최근에는 이마저도 힘들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노동환경이 워낙 나빠진데다가 희망이 없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실제 한 설문조사에서도 ‘당장 일자리가 급해서’ 해당 직장을 선택했다는 이유가 50.0%로 나타났다. ‘출퇴근 거리가 가까워서’라는 응답도 18.8%나 됐다. 이 같은 응답에는 자기 개발이나 더 나은 삶에 대한 열망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이는 긴 경력에도 불구하고 짧은 근속년수로 나타났다. 케이블방송 협력업체 노동자의 경우, 업계 경력은 평균 5년 이상이지만 현재 다니는 회사 근무기간이 어느 정도인가를 물었을 때에는 ‘2년 이하’라는 응답의 전체의 45.4%로 나타났다. 자신의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 수가 없다.
이종탁 위원장은 최근 노동조합을 결성한 티브로드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여건과 관련해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들의 근로환경을)5분위로 하면 제일 밑이고 10분위로 하면 밑에서 2~3분위 정도”라면서 “고용노동부 2012년 근로자임금의 평균 월급이 299만원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티브로드 노동자의 월급 수준은 200만원에서 250만 원 정도로 평균의 60% 정도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왜 노조를 결성했을까. 이들이 실질적인 노동여건을 살펴봤다. 희망연대노동조합 의뢰로 산업노동정책연구소이 2012년 11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케이블방송 협력업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면접 조사 결과다.

▲ 케이블방송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수행하는 업무 수와 고용형태


수행 업무 3개 이상 56.3%…다단계 하도급 고용형태

케이블방송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하는 일은 ‘영업/마케팅’, ‘설치’, ‘A/S 및 철거’, ‘공사’, ‘고객관리·TM’ 등으로 나뉜다. 그러나 노동자들에게 이 같은 구분은 무의미하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수행하는 직무가 하나라는 응답은 27.1%에 불과했다. 반면, 수행하는 업무가 3개 이상이라는 응답은 56.3%(5개 이상도 17.4%) 였다.
케이블방송 협력업체 고용형태는 ‘정규직’이 38.9%, ‘기간제·계약직’ 12.5%, ‘파견·용역’ 9%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부분은 ‘근로계약이 없다’는 응답이 무려 35.4%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설치 업무의 경우 협력업체에서 사실상 고용하고 있지만 임금은 건당 수수료를 받는 형태가 많다. 개인 사업자 등록을 한 팀장 밑에서 일하거나 각각 노동자 개인이 사업자 등록을 하고 회사로부터 월 단위로 정산해 급여를 받는 형태가 그것이다. 전체 응답자의 49.3%가 이 같은 방식으로 급여를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다단계 하도급 방식의 일환으로 노조는  “사실상 고용 관계를 은폐하는 고용 형태”라고 지적했다.

▲ 케이블방송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1일 노동시간 및 주 근무일


월 휴가 일수 2.5일…일요일도 오후 6시 퇴근

케이블방송 협력업체 노동자의 1일 노동시간은 평균 9.9시간으로 나타났다. 또한 당직 근무일을 제외할 경우, 평균 5.9일 일하고 있었다. 사실상 주 6일 근무로, 토요일 출근을 “당연하다”고 생각할 만한 조사 결과다. 종합하면 주 58.4시간을 일하며 월 휴가 일수는 2.5일/월 근로일수는 27.5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장시간 노동이 가능한 이유는 ‘당직제도’에 있었다. 노동자들은 당직으로 인해 평일에는 2시간 30분(25.7%)에서 3시간(17.4%)까지 일을 더 했다. 주말에도 순번을 정해 월 평균 2.3회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말이라고 해서 일찍 퇴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들은 토요일에는 8~10시간 근무한다는 응답이 34.0%, 10~12시간 근무한다는 응답도 7.0%나 됐다. 일요일 근무 역시 9시 출근하고 퇴근시간은 오후 6시라는 응답이 66.0%였다.
법적으로 보장된 연장근로수당을 제대로 받는 비율은 25.7%에 불과했다. 평일 당직 수당이 “없다”는 응답은 27.8%였고, 토요일 당직 수당이 “없다”는 응답도 29.2%였다. 2만원, 3만원, 5만원으로 ‘일당’식으로 지급받기도 했다.
노동자에게 점심시간으로 대체되는 시간도 주어지지 않았다. 휴계·휴식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응답자 중 “식사시간이 정해져있다”는 응답은 12.5%에 불과했다.

▲ 케이블방송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질임금 및 업무비용 부담 수준


실 수령 월 급여는 평균 201.6만원…일자리 만족도 떨어져

케이블방송 협력업체 노동자의 평균 총액여액은 232.3만원으로 조사됐다. 월 급여가 151만원~200만원이라는 응답이 31.3%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제세공과금을 제외하면 실제 수령 월 급여액은 평균 201.6만 원 정도로 나타났다.
업무비용(유류비, 차량유지비, 통신기기 구입비, 통신비, 영업활동비)도 스스로 지불하도록 계약돼 있다. 노동자들이 한 달에 지불하는 업무 비용은 대략 36.7만원으로 나타났다. 31~50만 원 정도라는 응답이 13.9%로 가장 많았고, 51~70만원이라는 응답도 무려 11.1%로 조사됐다.
면접조사에 응한 노동자들은 “일을 하다 부상을 당해서 병원에 가면 직원을 걱정하기보다는 업무에 차질을 빚게 된다는 사실에 오히려 짜증을 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병원에 입원을 하거나 병가를 내면 하루 일당을 날려버린다”고 답했다.
케이블 협력업체 비정규직노동자의 일자리에 대한 만족도는 낮을 수밖에 없었다.
노동자들은 설문조사에서 ‘임금과 소득’에 대해 69.7%가 “불만족하다”(불만족 29.9%, 매우불만족 39.6%)고 응답했다. ‘고용 안정성’에 대해 75%가 “불만족하다”(불만족 27.1%, 매우불만족 47.9%), ‘근로시간’에 대해서도 79.2%가 “불만족하다”(불만족 36.8%, 매우불만족 42.4%)고 답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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